법무부가 30일 발표한 ‘체류 외국인 생활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이민자 10명 가운데 8명은 한국 국적을 취득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과 베트남 출신의 결혼이민자는 대부분(94%) 한국 국적을 취득할 생각이지만, 일본인은 40.3%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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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취득자 10명 가운데 6명(63.7%)은 한국 생활에 만족하며 평균 만족도는 7점이었다. 그래서 58.9%가 주위 사람들에게 한국 국적 취득을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외국인에게 차별적인가.’라는 물음에 66.9%가 공감한다고 밝혔다. 차별요인으로 출신국가(51.0%), 언어(23.7%), 직업(11.6%), 피부색(10.4%) 등을 꼽았다. 이들은 다른 문화를 존중·인정하는 국민의식 전환(37.7%)과 한국어 교육 및 상담(26.4%)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이중국적자들은 한국에 체류할 때도 미국 여권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이나 캐나다 국적이 있는 304명 가운데 80.6%가 한국에서도 외국 여권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특히 13.2%(외국 태생)가 국적법에 따라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면 한국 국적을 포기하겠다고 답해 외국 국적을 포기하겠다는 응답(10.9%)보다 다소 높았다. 국적을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76.0%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으나 부모가 국제결혼해 이중국적자(응답자 210명)가 된 경우에는 11.0%가 한국 국적을, 47.6%가 외국 국적을 포기하겠다고 밝혀 차이를 보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출생에 따른 이중국적자는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 국적자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설문조사는 법무부가 여론조사 업체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올 5∼6월 재한외국인 3547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95% 신뢰수준에서 오차 범위는 ±3.06%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