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는 짙은 안개에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첨단공법을 적용, 4년4개월만에 공사를 마쳤다. 국내 교량 건설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넘어 세계 토목 전문가들의 칭찬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토목 기술의 희망을 심어준 현장이다. 삼성물산건설부문 인천대교 현장소장 김화수 상무는 “첨단공법 개발과 공사 노하우를 충분히 쌓아 아무리 어려운 토목공사라도 거뜬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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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판 설치에는 철도공사에 적용하던 FSLM공법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바다 한가운데서 상판을 들어올려야 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3000t급 바지선에 상판을 실어 바퀴가 250개 달린 차로 운반한 뒤 제 자리에 앉히는 공법을 적용했다. 이 공법은 현재 특허 출원 중이다. 상판 지탱력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에 엄지손가락 굵기의 강선을 심었다. 상판에 가로·세로로 강선을 넣은 것은 세계 최초로 시도됐다.
트레이드 마크가 될 사장교 주탑(238.5m) 건설에는 삼성건설이 아랍에미리트연합 버즈두바이에 적용한 ‘층당 3일 공법’을 그대로 썼다. 콘크리트를 타설할 때 쓰는 거푸집을 1개층 공사가 끝나면 저절로 다음층으로 올라가게 하는 공법이다.
이 공법을 적용하면 거푸집을 뜯어 다시 설치하지 않아도 돼 30분 만에 거푸집을 설치하는 효과를 얻는다.
바닷속에 기초 말뚝을 박는 공사 또한 난공사였다. 조수간만의 차가 최고 9.5m, 조류 속도는 1.68m/s에 이르는 데다 안개도 심해 물때를 맞춰 공사를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하지만 다른 현장과 달리 물막이 공사를 하지 않고 곧바로 지름 3m의 대형강철관 24개를 바다에 심었다. 여기에 콘크리트를 부으면 바닷물이 저절로 흘러나오는 공법을 개발했다. 인천항을 드나드는 선박 운항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공기도 단축하는 효과를 얻었다. 강철관은 갯벌층을 지나 지하 60m까지 박혀 있다. 말뚝의 지지력은 세계 최고기록인 2만 9000t을 견뎌낸다.
인천대교 개통으로 인천공항~송도신도시 운행 시간은 20분으로 단축된다. 통행료는 승용차 기준으로 편도 5500원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