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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8월까지 연간 누적 순매수도 5조 4752억원으로 가장 많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순매수액 22조원의 4분의1을 차지한다. 이어 룩셈부르크 2조 8866억원, 사우디아라비아 1조 8252억원, 아일랜드 1조 3141억원, 케이만아일랜드 1조 2529억원 등의 순이다.
이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에 의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빌려 다른 나라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기준금리를 연 0~0.25%로 낮추면서 달러화 가치가 떨어졌고, 그 결과 달러 자금이 고수익 투자처를 찾아 미국 밖으로 빠져나와 국내 증시 등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계 자금은 장기성 투자자금으로 분류되는 만큼 증시 안정성을 높이는데는 긍정적이다. 또 국내 증시는 오는 21일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 편입을 앞두고 있다. FTSE 선진지수는 유럽계 자금이 투자 기준으로 활용하는 만큼 국내로 유입되는 해외 자금의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 매수세와 기업이익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변종만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지금도 (국내 증시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정상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매수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단기 급등 이후다. 거시경제 지표가 4·4분기에 둔화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증시가 실물보다 너무 앞서 오른 만큼 거품이 낄 수 있다. 달러화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오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그동안 풀었던 자금을 거둬들이면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가 3분기 고점을 찍을 것으로 봤는데 이번 달이 그 시점”이라면서 “큰 폭의 조정을 겪지는 않겠지만, 현 지수대에서 신규 매수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경계했다. 홍융기 삼성투신운용 퀀트전략팀장은 “국내 증시의 견고성과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국내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