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1909~2005)는 경영학의 대부(代父, Godfather) 격인 학자이다. 그는 95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저술활동을 멈추지 않고 계속하여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출간하였다. 그가 나이들어 가면서 그런 저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젊은 날에 본 한 편의 오페라 덕분이었다. 그가 사회 초년생이던 때에 고향인 오스트리아를 떠나 독일 함부르그에서 면제품 수출회사의 견습사원으로 있었을 때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은 오페라를 꼭 관람하는 습성이 있었다.
하루는 19세기의 위대한 작곡가 베르디(Verdi, 1813~1901)의 ‘팔스타프(Falstaff)’를 관람케 되었다. 그는 그 오페라에 완전히 매료 되었다. 집으로 돌아와 그 곡에 대한 자료를 찾아본 드러커는 심히 놀랐다. 그토록 휼륭한 오페라를 만든 사람이 80세의 노인이었던 점에서 놀란 것이다. 그는 베르디의 인터뷰 기사도 읽었다.
“19세기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로 이미 인정받고 있는데, 왜 굳이 힘든 오페라 작곡을 계속하는가?”
이 질문에 베르디가 답하였다.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 동안 완벽을 추구하여 왔다. 그러나 늘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러기에 내게는 한 번 더 도전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드러커는 그날 이후로 베르디의 이 말을 삶의 길잡이로 삼았다. 나이를 먹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정진하리라고 굳게 다짐하였다. 그래서 95살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 계속 연구하고 계속 집필하였다. 80이 넘는 나이에도 자신이 하는 일에 완벽을 추구하였던 베르디처럼 그 역시 언제나 앞으로 나올 책이 보다 나은 책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그 희망을 이루며 살았다. 쉬 늙어버리는 조노증(早老症) 증세가 심한 우리 한국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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