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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 리들리 스콧감독이 연출한 전쟁 블록버스터 ‘블랙호크다운’은 1993년 동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벌어진 시가전을 그린 영화다. 무적을 자랑하던 전투헬기 블랙호크(UH-60) 2대가 소말리아 민병대에 의해 격추당하는 ‘충격적인’상황이 실감나게 그려졌다. 블랙호크는 다목적 전술 공수작전 수행용 헬기. 헬파이어 유도미사일을 비롯, 무장을 갖춘 ‘암드 블랙호크’로 진화했다. 우리나라에도 145대가 현역 운용 중이다.
1984년 생산된 아파치(AH-64)는 미군의 현역 주력 헬기. 탱크잡이에 능하다. 레이저 유도 헬파이어 미사일 16기를 갖추고 있으며 주·야간 전천후 기동이 가능하다. 19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 탱크 278대를 파괴했고, 2003년 이라크전의 선봉이었다. 유사시 휴전선을 넘어오는 북한 탱크를 괴멸시키고, 해안 상륙을 시도하는 공기부양정을 저지하는 데 적합하다. 미사일 조준 발사 후 회피기동이 특징이다.
국방부는 주한미군에 배치됐던 아파치 1개 대대(24대)가 지난해 철수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아파치 36대를 2014년까지 도입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한국형 공격헬기(KAH) 자체개발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것이다. 병력수송이 주임무인 기동헬기를 개발한 뒤 2010년부터 국산 공격헬기를 개발키로 하고 2006년부터 1조 2613억원이 투입됐다. 시제기의 동체를 조립 중인데 90% 이상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한다.
대당 149억원에 245대를 생산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 해외수출 전망도 밝다. 미국측이 제시한 아파치의 대당 판매가격은 137억원이지만 사업비 등 부수비용을 포함하면 대당 300억원 정도가 먹힌다. 1조원의 예산이 여기에 투입되고 나면 한국형 공격헬기 사업은 반쪽이 나거나 공중에 뜰 수밖에 없다.
국방부는 반발여론이 빗발치자 구매계획을 재검토 중이지만 아파치를 선호하는 육군의 반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헬기수명을 보통 30년으로 본다. 아파치가 도입되는 2013년이면 30살이 된다. 국산 공격용 헬기개발을 접어두고 수명이 다된 중고헬기를 도입하는 건 납득이 안된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2009-06-26 31면 |
鶴山 ;
국가안보를 최일선에서 책임져야 하는 국방부의 고민은 누구못지 않게 이해한다.
3년 여의 세월을 국방부에서 헬기사업관리단장으로서 실무책임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결코, 강건너 불구경하는 식의 일반적인 상식에서의 접근을 하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기자가 쓴 위의 기사에서 구지 헬기의 수명을 내세워서 아파치를 도입하는 문제를 희석시키는데는 동의 할 수가 없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지상의 기동장비와 항공기 간에는 개념상으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할 것이다.
한 가지 이해를 돕기 위해 사례를 들어본다면, 현재도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다수의 다른 국가들에서도 현역에서 운영 중에 있는 다목적 헬기인 UH-1 기종의 경우는 60년대에 실역에서 운용되기 시작한 기중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군에서 요구하는 ROC(요구성능)에 적합성 여부와 전력의 공백을 가져오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들도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의 혈세로 장비되어지는 군의 장비문제는 생산성과는 무관 하면서도 예산의 투자가 막대하다는 점을 고려 할 때 정말 다각도로 심도있게 그리고 진정으로 애국적인 견지에서 심사숙고 한 후에 결정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