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농업 이야기 ① 생명농업(生命農業)이란 말은 일본의 후꾸오까 마사노부(福岡正信, 1914~ )옹이 주창하는 농사법이다. 마사노부는 일본 남부 시꼬꾸(四國)의 한 작은 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이다. 10여년 전 내가 그를 찾아뵈었을 때에는 아직 정정한 노인이었다. 그는 젊은 시절에는 식물병리학을 공부하고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25세에 폐렴에 걸려 사경을 헤매게 되었다. 죽음의 공포에 더하여 삶의 회의와 번민에 빠졌던 그는 밤마다 집 근처의 산길을 방황하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밤을 지새우며 산길을 방황하다가 새벽을 맞을 즈음에 그의 발소리에 놀라 하늘로 솟아오르는 해오라기의 외마디 소리를 듣는 순간 문득 생명의 경이로움을 깨닫게 되었다. 생명을 지닌 모든 것들의 신비함과 자신의 무상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 날의 깨달음에서 시작하여 ‘무(無)의 철학’을 발전시키며 고향에 정착하여 ‘자연농법’을 실천하였다. 그의 사상과 삶의 방식에 공감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그를 현대의 노자(老子)라 부르며 그를 따른다. 그는 농업 부분에 막사이사이(Magsaysay, Ramon) 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글에서 한 부분을 인용한다. “농업 분야의 과학자들과 기업가들은, 비록 땅이 자연적인 기운을 상실하고 황폐해졌다고 해도 석유 에너지와 물만 공급된다면 언제 어디서나 농작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그것이 현대농업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제 흙을 무척 불편한 대상으로 취급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들은 가장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다. ...자연으로부터 고립된 인간의 생활은 공허하다. 생명과 영혼의 원천이 모두 고갈되고, 오직 눈앞의 시간과 공간을 다투는 기괴한 문명 속에서 인간은 지치고 병들어 가고 있을 뿐이다. 이런 처사를 이제는 그냥 방관할 때가 아니다.”
마사노부 옹은 농사를 지을 때에 비료를 쓰지 않고, 농약을 뿌리지 않고, 잡초를 뽑지 않고 땅을 갈지 않는 이른바 4무농법(四無農法)을 실천한다. 그리고 그런 농법을 힘써 보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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