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 며칠 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올 해에도 여느 해처럼 즐거운 성탄절, Merry Chrismas라고들 한다. 그러나 모든 이들에게 즐겁고 기쁜 성탄절이기만 할까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성탄절을 맞아 가장 즐거워하는 곳들은 술집이고 모텔, 호텔들이다. 성탄절 즈음에는 손님들이 밀어닥치는 호경기를 맞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정작 아기 예수가 그들을 위하여 왔노라고 성경에 이르신 가난한 사람들, 그늘진 곳에서 숨을 죽이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메리 크리스마스, 즐거운 성탄절이 되지를 못한다. 그들은 슬픈 성탄절을 맞는다. 성탄절을 축하하는 캐럴송을 들으며 그들은 한숨을 쉰다. 남들이 모두 기뻐하는 성탄절에 그들은 도저히 기뻐할 수 없는 현실로 인하여 탄식하며 안으로 눈물을 삼킨다. 거리마다, 교회마다 화려하게 꾸민 성탄절 장식을 보며 그들은 일터를 잃은 처지를 슬퍼하고 병들어 시들어 가는 자신을 슬퍼한다.
지난주에 우리 두레교회에서는 구리시 지역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가 연탄 7천장을 배달하고 쌀, 라면 등을 전했다. 필자도 선물을 전달하는 일꾼들 틈에 섞여 극빈가정들을 방문하였다. 그들의 즐거운 성탄절이 되지를 못하는 사정을 몸으로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성탄절 한 때에 반짝 나누는 선물이 아니라 평소에 그들과 아픔을 나눌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겠거니 하는 생각이다.
우리 두레교회 교인들 중에도 입원하여 있는 아내의 입원비 마련 탓으로 슬픈 성탄절을 맞고 있는 가정이 있다. 직장을 잃고 길거리를 왠 종일 헤매고 다니는 가장도 있다. 그들과 함께 즐거운 성탄절을 누릴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를 고민한다. 그래서 즐거운 성탄절의 뒷 그늘에 가려져 있는 슬픈 성탄절을 생각하고 그들에게도 즐거운 성탄절을 나눌 수 있는 교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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