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무릇
수선화과의 꽃무릇은 가늘고 붉은 타원형 꽃잎의 고운 자태가 압권이다. 특히 산기슭이나 풀밭에서 무리지어 자라며, 고창 선운사,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등 사찰 주변이 대표 군락지이다.
▶ 선운사=봄에 붉은 동백꽃으로 유명한 고창 선운사는 가을이면 붉은 꽃무릇으로 장관을 이루는 국내 최고의 꽃무릇 감상지이다. 선홍빛 동백꽃은 초가을 절 주변을 수놓는 꽃무릇의 장관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입구 매표소 앞에서 드문드문 피어있는 꽃무릇은 매표소를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계곡변에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듯 붉게 피어있다. 극락교를 건너 도솔암 쪽으로 가다보면 길가에 꽃무릇이 지천으로 피어있어 보다 가까이서 꽃무릇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는 꽃 소식이 늦은 편이다. 선운사 측 관계자에 따르면 "9월초 현재 꽃구경에 적당하지 않지만 추석을 전후해 아름다운 자태를 선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가을 상사화는 짙푸른 주변 녹음과 붉은 잎이 극명하고도 싱그러운 색상대비를 이뤄 더 아름답다.
선운사가 자리한 선운산(355m)은 숲이 울창하고 기암괴석이 많은데, 특히 진흥굴, 도솔암, 용문굴, 낙조대 등 절경들을 품고 있다. 산세가 험하지 않아 누구나 가볍게 오르내릴 수 있는 편안한 트레킹 코스이다. 특히 고운 가을 단풍이 내려 앉으면 왕복 3시간 도솔암~용문굴~낙조대~도솔암 코스의 단풍길 산책이 암권이다.
인근 천마봉은 영광 칠산 앞바다와 곰소만이 한눈에 들어오는 낙조 포인트로 유명하다.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사 IC~선운사
▶ 전남 영광 불갑사= 꽃무릇 감상지로는 전남 영광을 빼놓을 수 없다. 군락지의 규모로는 함평 용천사와 고창 선운사에 못 미치지만 짙은 꽃색깔에 주변 경관 마저 아름다워 꽃 감상지로는 으뜸이다. 특히 작은 저수지를 따라 곱게 피어난 꽃무릇밭은 운치를 더한다.
불갑사 꽃무릇 감상지로는 부도밭과 대웅전 뒤편, 불갑저수지 등을 꼽을 수 있다. 불갑사 뒤편 산자락에는 광활한 꽃무릇 군락지가 조성돼 있다.
불갑사에서 꽃길을 따라 해불암 까지의 트레킹 코스는 꽃무릇 감상에 좋은 산책길이다. 불갑사에서 시작해 작은 저수지를 지나 동백골에서 구수재를 거쳐 연실봉에 오른 다음 해불암으로 내려와 동백골, 불갑사로 되돌아오는 코스로 초가을 산행에 제격이다.
불갑사는 중국의 동진에서 우리나라에 최초로 불교를 전파한 인도승 마라난타가 백제 침류왕 원년에 제일 처음 지은 도량으로 우리나라 불교의 효시가 되는 곳이다.
전남 영광은 다양한 불교 유적과 미식거리가 있는 등 연계 여정 아이템도 풍성하다. 굴비의 본고장 법성포를 찾으면 영광굴비의 진수를 맛볼 수 있고, 백수해안도로는 리아스식 해안을 굽이돌며 환상의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해넘이 감상 포인트이다.
올해 불갑사 꽃무릇은 추석 무렵 고운 자태를 선보일 것으로 보이며, 절정기인 19~21일 사이 상사화축제가 펼쳐진다.
▶ 전남 함평 용천사= 전남 함평군 해보면 광암리에 위치한 용천사는 고창 선운사, 영광 불갑사와 더불어 국내 3대 꽃무릇 군락지로 꼽히는 곳이다. 용천사는 600년(백제 무왕) 창건된 사찰로 대웅전 층계 아래에 있는 용천(龍泉)이라는 샘에서 절 이름이 유래했다
특히 용천사 주변의 46만평에 이르는 꽃무릇 군락지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절 부근의 숲과 계곡은 물론이고, 절로 들고 나는 왕복 2차선 도로 양편도 꽃무릇이 피어오른 꽃길이다. 때문에 일제히 꽃무릇이 피어오르면 주변은 온통 붉은 꽃사태가 펼쳐진다.
이곳의 꽃무릇은 대체로 백로(9월7일경) 무렵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해 9월20일 전후로 절정을 이루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올해는 개화시기가 일주일가량 늦어져 추석 무렵에야 특유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사찰 관계자의 설명. 19~21일 사이 상사화축제가 열린다.
용천사 꽃무릇 감상 포인트로는 절집 뒤편, 대숲 속을 꼽을 만 하다. 산허리를 가르기 때문에 힘들지도 않으며 10분이면 충분히 군락지를 만날 수 있다. 수십만 평 규모. 군데군데 굵은 대나무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꽃 색깔이 유독 선명하다. 꽃무릇 감상과 촬영은 이른 아침, 흐린 날에 색상이 더 잘 살아나 좋다.
연계 관광코스로 해보면 꽃무릇 공원은 꽃무릇과 야생화가 있는 자연 체험 공간으로, 아이들과 함께 찾아 농촌의 가을을 맛보기에 적당한 곳이다.
◆ 여행메모
▶ 가는 길
◇ 고창=서해안고속도로 고창IC~3거리 법성포 방면 우회전~15번 지방도~무장 방면 796번 지방도~무장읍내~공음 방향 4㎞~학원농장.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사 IC~선운사
◇ 영광=서해안고속도로 영광 IC~23번국도~영광읍(함평 방면)~불갑 삼거리(좌회전)~불갑사
◇ 함평〓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23번국도~불갑면~23번국도(함평 방면)~5㎞~백운리 삼거리(좌회전)~838번 지방도~5㎞~용천사
▶ 학원농장(063-564-9897)에는 황토방이 있어 숙박도 가능하다. 농장안 식당에서는 보리새싹비빔밥(6000원), 메밀국수(5000원), 메밀전(6000원), 메밀묵(8000원) 등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