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프로축구 1부리그 AS모나코로 이적한 박주영(23)의 오른발을 떠난 볼이 몸을 던진 FC로리앙 골키퍼를 뚫고 네트를 출렁이자 홈 팬들은 일제히 환호를 내질렀다.
박주영이 프랑스 무대 첫 공식 경기에서 나온 자신의 데뷔골이었다. 지난달 31일 모나코 입단 절차를 밟기 위해 출국한 지 2주 만의 득점이다.
모나코가 로리앙과 0-0으로 공방을 벌이다 역습에 나선 전반 26분.
박주영은 최전방 공격수로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찬스를 엿보고 있었고 로리앙은 미드필더와 수비수 모두 전방에 넓게 포진해 있었다.
박주영은 팀 동료인 장-자크 고소가 모나코 진영에서 로리앙의 패스를 가로채자 재빨리 움직였다.
고소는 박주영이 전력 질주하는 것을 보고 지체 없이 오른발로 길게 찼다. 수비수 뒤로 공간을 보고 침투하는 공격의 정석 그대로를 적용한 것이다.
공을 바라보며 달리던 박주영은 오른 허벅지로 절묘하게 트래핑을 한 뒤 군더더기 없는 드리블로 다섯 발짝 정도 더 치고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역습에 로리앙의 오프사이드 트랩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당황한 로리앙 수비수 세 명이 바로 뒤로 돌아서 박주영을 쫓기 시작했다.
하지만 빠르게 문전으로 쇄도한 박주영과는 거리가 있어 끝까지 그를 제지하지 못했다.
결국 로리앙 골키퍼와 1대1 상황까지 이끌어낸 박주영은 그 골키퍼가 각도를 좁히기 위해 앞쪽으로 나와 있는 것을 본 뒤 침착하게 아크 정면에서 오른 발로 강하게 볼을 찍었다.
공은 상대 골문 오른쪽을 향해 떠났고 로리앙 골키퍼 파비앙 아우다르는 본능적으로 몸을 던졌다.
그러나 이미 볼은 그물 오른쪽 아래를 세차게 흔든 뒤였다.
박주영은 골을 확인한 뒤 오른 손을 번쩍 치켜 올렸고 바로 이어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의 골 세리머니도 펼쳤다.
박주영의 르 샹피오나(프랑스 1부리그) 데뷔골을 이렇게 만들어졌다.
기세가 오른 박주영은 후반 26분에는 니마니의 팀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해 데뷔골 기쁨을 배가시키기도 했다.
몬테카를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