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충북도청 직원인 A씨(51·5급)에 따르면 사무관 교육과정의 하나로 전국의 다른 동료와 함께 지난 5월 19일 금강산을 찾았다 북한 초병의 총기 위협을 받는 등 십년감수 했다는 것.
그가 식은땀을 흘려야 했던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관광 이틀째인 20일 오전 일찍 일어나 평소 습관대로 조깅을 하기로 하고 혼자 숙소인 금강산호텔을 나섰으나 20여 분 뒤인 오전 5시 30분께 초병 2명이 “멈춰,멈춰….”라는 소리와 함께 총을 들고 호루라기를 불며 달려와 제지를 했다는 것.
이들 병사는 이어 A씨를 초소 부근으로 데려가 별다른 말없이 세워놓았으며 30분 가량 지난 뒤 초소에 있던 다른 병사가 나와 “여기 오지말라.가라.”는 훈계와 함께 그를 보내주었다.
A씨는 “(이번 피격사건이 발생한 반대쪽에 위치한) 금강산호텔의 북측 안내원으로부터 펜스 안쪽으로는 괜찮다는 얘기를 듣고 온정각을 지나 달렸던 것”이라며 “억류된 뒤 처음 5∼10분은 별 걱정을 하지 않았으나 허허벌판에 나와 북한 병사들만 있어 10분 정도가 지나면서 공포감이 엄습해왔다.”고 회상했다.
오전 6시까지는 통행금지이고 도보로는 관광특구라 하더라도 일정 지역을 벗어나면 안된다는 사실을 나중에 전해 들었다고 A씨는 부연했다.
A씨는 “현대아산 관계자나 북측 안내원에게서 통행금지 시간 등에 대한 얘기는 사전에 전해듣지 못했다.”며 “이번 박왕자씨 피격 소식을 듣고 다시 한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인 중에서는 남측 관광객만 다니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북측의 과잉대응이 분명하다.”며 “이유야 어찌됐던 관광객 신변 보호를 제대로 하지 못한 현대아산도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