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유행·마트 삼가라" 재테크 고수들의 돈 되는 '수다' 둘이 버니 팍팍 쓰고 남 말 좇아 투자하고 편하다고 시장 대신 마트 가면 재테크와 멀어집니다 이경은 기자
둘이 버니까 두 배로 모으겠다고? 모르시는 말씀.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매달 이맘때쯤 되면 쏟아지는 카드 청구서들을 볼 때마다 푹푹 한숨짓는 맞벌이 부부들이 적지 않다. 혼자 버는 외벌이 가정에 비해 소득이 많다 보니, 지출할 때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여유롭게 지출하다 보니 많이 벌고도 가난하게 사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돈 정보가 모여 있는 금융권의 맞벌이 부부들은 과연 어떻게 재테크를 하고 있을까? 결혼한 지 2년 만에 내집 마련에 성공해서 재테크 고수(高手)로 불리는 박명자(36·외환은행 대리), 심경원(29·굿모닝신한증권 주임), 김혜진(29·롯데카드 사원)씨에게 경험담과 조언을 들어봤다. ◆최대 관심은 집테크 ―아이 없을 때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혼하자마자 집 사려고 주말마다 남편이랑 서울 시내를 샅샅이 뒤졌다. 지난달 당산동에 99㎡대 아파트를 6000만원이나 깎아 4억3000만원에 샀다. 돈 없다고 불쌍한 척했는데 집주인이 마음이 동했는지 깎아줬다. 부동산은 딱 한 곳하고만 집중 거래해서 음료수도 사다 주며 신뢰를 쌓았는데, 집값 깎을 때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지금 마포에서 사는데 아이(4살) 교육 문제를 생각해 강남 쪽으로 이사하려 한다. 마포는 교통도 편하고 살긴 좋지만 교육 여건이 썩 좋지 않은 것 같다. 근데 강남 쪽은 최근 분양된 반포자이 아파트도 그렇고, 가격이 너무 비싸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아도 3억~4억원은 대출받아야 99㎡대 집을 살 수 있으니 망설여진다. 아이가 어려서 당장 급한 게 아니라 일단 관망 중이다. ―서울보다 넓고 환경 좋은 곳에서 살고 싶어서 2년 전에 남양주 초입에 105㎡대 집을 샀다. 기대도 안 했는데 집 사고 나서 집값이 1억 이상 올랐다. 대출받아서 집 사는 걸 겁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은행 빚을 지고 집을 사면 긴장감이 생겨 돈을 더 빨리 모을 수 있다.
―나중에 현금으로 20억은 있어야 자식한테 구박당하지 않을 것 같다. 향후 15년간 돈을 번다고 가정하면, 연 15% 복리 기준으로 매달 300만원씩 저금해야 20억을 만들 수 있다. ―96년 입사할 때만 해도 '사람이 재산'이라고 술 마시며 인맥 쌓기 위해 돈을 쓰자는 분위기였는데, IMF 외환위기 이후 취업연령은 늦어지고 퇴직은 빨라지다 보니 사람들이 긴장해서 돈 모으기에 관심을 많이 갖는 것 같다. 사실 나중에 아이가 공부를 잘해서 유학 보내달라고 할 때, 돈 없어서 못 보내주게 되면 너무 속상할 것 같다. ―맞벌이는 시간에 쫓기다 보니 장기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 자녀 교육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결혼 후가 아니라 결혼 전부터 체계적으로 계획을 짜서 실천해야 한다. ―똑같은 월급 받고 일해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10년 뒤 모습은 달라진다. 재테크는 '정보'와 '선택'이 관건인데 정보는 본인이 관심이 없으면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피곤하다는 핑계로 소홀히 하기 쉽지만, 눈과 귀는 늘 열어놓고 살아야 한다. ◆시행착오도 때론 약(藥)이 된답니다 ―지난해 펀드와 주식 등에 투자해 20~30% 정도 수익률을 올렸다. 올해 집 살 계획을 세워놔서 한꺼번에 팔진 않고, 조금씩 분할 매도했다. 내집 마련이나 결혼 자금 등 돈을 써야 할 일이 있다면 주가가 반등할 때마다 쪼개서 파는 것이 정답이다.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어렵다면, 매달 일정액을 적립식 형태로 랩(Wrap·종합자산관리계좌)에 넣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 돌반지를 몽땅 팔아서 작년 9월에 중국펀드에 가입했는데 아뿔싸, 끝물이었다. 사무실에서 중국펀드 하나 없으면 완전 왕따당하는 분위기여서 무작정 들었는데 너무 후회된다. 올 초엔 석유화학 업종이 좋다는 얕은 정보만 믿고 투자했는데, 내가 사고 나서 정말 단 한 번도 오르지 않더라. 다시는 남들 말만 믿고 투자하지 않겠다. ◆노마트(No-Mart)족 될래요 ―할인마트 가는 횟수를 한 달에 한 번꼴로 줄였다. 마트 가면 '1+1 상품' 등 미끼 상품이 많은데 썩는 게 아니면 사게 되니까 불필요한 지출이 늘어나게 된다. 자동차 기름값도 아깝다. 가격은 약간 비싸도 동네 수퍼에서 당분간 장을 볼 생각이다. ―요즘 마트 가서 장 보면 기본 10만원은 나온다. 1~2주일치를 한꺼번에 사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아파트 단지 내 알뜰장터를 이용하면 채소나 과일 같은 건 엄청 싸게 살 수 있는데, 퇴근하고 가 보면 전부 문 닫고 없으니 안타깝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6/18/2008061801576.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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