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특파원 칼럼] 중국의 '又大又强(유다유창)'

鶴山 徐 仁 2008. 1. 15. 20:42

송의달 홍콩 특파원

 

 

요즘 중국 산업계에선 인수합병(M&A)을 통한 '덩치 불리기' 작업이 한창이다. 분야도 항공·통신·철강·자동차 등 21세기 유망 업종을 망라한다. 지난달 27일 베이징(北京)의 국가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상하이자동차(上海汽車·SAIC) 그룹과 난징(南京)자동차의 합병식이 대표적이다.

중국 최대 토종 자동차 회사인 SAIC는 21억 위안(약 2억8500만 달러)을 투입, 난징자동차의 완성차와 부품 생산부문을 인수해 연간 200만 대 규모 대형 자동차 회사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미국 GM, 독일 폴크스바겐과 협업 관계에 있는 SAIC는 우리나라의 쌍용자동차까지 사들인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떠오르는 '실력자'다.

중국 언론들은 이 행사를 '상난(上南) 연합의 항공모함 출범'이라며 "23년 중국 자동차 역사상 최대 규모이자 지역을 초월한 국유기업 간 인수합병"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들어 SAIC는 난징차의 생산설비 개선을 위해 85억 위안(12억 달러)을 투자키로 결정했다.

보잉과 에어버스가 양분하고 있는 세계 대형 여객기 제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출사표'도 던져졌다. 중국 국방과학기술공업위원회가 지난 7일 민간용 항공기와 군용 항공기 제조를 각각 맡고 있는 중국항공공업 제1그룹(AVICⅠ)과 제2그룹(AVICⅡ)을 올 3월 전인대 개막 전까지 하나로 합쳐 '중국판(版) 보잉' 같은 대형 기업을 만들기로 확정한 것이다.

23만명의 종업원과 연구원만 4만5000명을 두고 있는 AVICⅠ은 지난달 21일 중국 최초로 100% 자체 기술로 만든 90인승 중형 여객기 샹펑(翔鳳·ARJ21)을 선보여 "중국 기술발전사의 또 다른 전설을 세웠다"(신화통신)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10년까지 탑승객 150명, 적재화물 100t이 넘는 대형 여객기의 독자 설계·개발을 완료키로 했다.

통신 시장에서도 중국 2대 유선통신 업체인 차이나 유니콤을 해체하고 차이나 모바일과 차이나 넷콤, 차이나 텔레콤 등 3대(大) 통신사 체제로 재편 방침이 정해졌다. 200개가 넘는 회사들이 난립 중인 철강업계의 경우, 바오강(寶鋼)·서우두(首都) 강철 등 4대 메이커가 전체 생산량의 70%를 책임지도록 한다는 정부 구상에 따라 물밑 합병 작업이 무르익고 있다.

한 전문가는 "160여 개의 국영 기업을 80개 안팎으로 합치는 이른바 '유다유창(又大又强·더 크고 더 강하게)'이 중국 대기업 정책의 새로운 핵심 화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되는 것은 이런 대형화 프로젝트가 독자 기술 개발과 산업 집중화 효과를 겸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最强)의 수퍼 기업 탄생을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이미 자주창신(自主創新) 전략으로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 최대 연구개발(R&D) 단지'로의 변신에 시동을 걸었다. 3세대 이동통신·홈네트워크·동영상압축·고속철도 같은 분야에서는 자국 기술을 세계 표준으로 만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올해 개혁·개방 30주년을 맞는 중국이 고부가가치·선진국형(型) 대기업들을 집중 육성하는 방식으로 경쟁력 강화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머지않아 불어 닥칠 '중국발(發) 쇼크' 대응 차원에서라도 우리 산업계와 정부의 대분발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고 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1/14/200801140114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