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ree Opinion

'여름철 꼴불견 노출패션'

鶴山 徐 仁 2007. 6. 28. 22:22
그남자-그여자가 꼽은 '여름철 꼴불견 노출패션'


노출의 계절, 여름이다.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무더위 탓인지 과감한 노출 패션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올여름은 미니원피스와 민소매에 가까운 티셔츠가 유행하면서 여느 해보다 노출 수위가 높다. 얼마 전 한 인터넷패션몰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여성들의 민망한 노출 패션'이 여름철 꼴불견 패션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노출 패션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자들의 노출에도 여자들은 할 말이 많다. 남녀를 불문하고 노출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향한 따가운 시선 역시 늘어나고 있다. 당사자는 '개성의 표현'이라고 목놓아 외치지만 보는 이에겐 그저 '민폐'에 지나지 않는 끔찍한(?) 노출패션을 유형별로 정리했다.


▶ 미니스커트 입고 하이킥! 하이킥!

서울 A여대 곽아름씨(21)는 학교 계단을 오르기가 무섭다.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앞서 가는 여학생의 미니스커트 속을 본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캠퍼스 곳곳의 계단, 구름다리 등을 지날 때 각별히 신경쓰지 않으면 뒤따르는 사람들에게 속옷 색깔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십상이다.

반면 음흉한 남학생들 사이에선 그런 장소가 '명당'이 되기도 한다. 커피 한잔을 핑계로 계단이나 구름다리 언저리에서 시간을 때우는 남학생을 종종 볼 수 있다.

B대 김동섭씨(24)는 '미니스커트야 보여주려고 입는 것 아닌가? 가방으로 다리를 가리고 다니는 게 더 우습다'고 말했다.

남자의 시선은 뜨겁지만 같은 여자의 시선은 따갑기 짝이 없다.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는 당신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 '야, (허벅지는) 이승엽이다!'

누구나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나' 입으면 꼭 탈이 난다.

자신의 장점은 최대한 부각시키고, 단점은 최소한으로 커버하는 게 바람직한 패션 마인드다.

하지만 상식을 깨뜨리면서까지 '무조건 노출'을 감행하는 여성들이 있다. 오직 자기만족 밖에 모르는 노출녀들이다. 하이힐의 굽이 부러질 듯 불안해보이는 굵은 종아리는 그나마 낫다. 걸음을 걷기 힘들정도로 스커트 폭에 딱 맞는 허벅지는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한다. '착한 몸매'가 아니면 어떤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착한 패션'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멋지다.


▶ '어머, 어느새 털이 이만큼 자랐네?'

C대 조준규씨(22)는 며칠 전 지하철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출근길 만원 지하철이 갑자기 정차하는 바람에 균형을 잃은 조씨는 손잡이를 잡은 채 옆에 서있던 여성의 겨드랑이에 얼굴을 부딪히고 말았다. 조씨는 '얼굴이 닿는 순간 따끔했다. 샤프심처럼 삐죽삐죽 튀어나온 게 뭔가 했더니 겨드랑이털이었다'며 난감해했다.

민소매 옷을 입기 전 겨드랑이 제모는 필수과정이다. 그러나 이를 생략하고 과감하게 노출하는 여성들 역시 꼴불견 타이틀을 면하기 힘들다.

아무리 비싼 옷을 입어도 깔끔한 인상을 줄 수 없다. 팔과 다리, 겨드랑이 등은 주기적인 제모 관리가 필요하다.


▶ 설마 그건 비가 입었던 민소매 티셔츠?'

날씨가 더워지면서 여자들만 민소매 티셔츠를 입는 게 아니다.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남자들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들 역시 타인, 특히 여성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끼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

정미선씨는 '가수 비가 콘서트 할 때나 입을 법한 민소매 티셔츠를 친구가 입고 온 것을 봤는데 정말 할 말을 잃었다. 비쩍 마른 친구였는데 비의 근육질 몸매와 순간적으로 오버랩 되면서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몸매가 뒷받침되지 않는데 과감한 패션을 시도한다면 결국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식'일 뿐이다.


▶'반바지에 무릎 높이 스포츠 양말, 조기축구회 선수 같네.'

30~40대 아저씨의 반바지 패션은 오히려 눈에 익다.

하지만 '남자 대학생이 반바지를 입은 모습은 왠지 모르게 어색하다'는 여자들이 많다.

여기에 한 가지만 덧붙이면 그야말로 최악의 코디가 된다. 다름아닌 흰색 스포츠양말이다. D여대 민모씨는 '반바지 입은 남학생이 스포츠양말을 무릎까지 끌어올린 모습을 보면 정말 조기축구회 아저씨 같다'고 말했다. 대개 남학생들은 옷에만 신경쓸 뿐 양말이나 신발 등은 되는대로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플러스 α'는 안 되더라도 '감점요인'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너도 털 관리 좀 하지 그러니?'

여자들의 제모가 에티켓이라면 남자들의 제모는 센스다.

민소매 차림의 남자가 팔을 들었올렸을 때 보이는 겨드랑이 털이나 반바지를 입었을 때 드러나는 다리털은 별로 아름답지 못하다.

제모에 있어서 유독 남자에게만 관대한 사회 분위기에 여자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E대 이모씨(22)는 '겨드랑이, 다리털은 말할 것도 없고 턱수염도 제대로 깎지 않는 남자들도 많은데 왜 여자들만 제모에 신경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제모를 목적으로 피부과를 찾는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한 가닥 위안거리가 되기도 한다.

스포츠조선
김은화(가톨릭대)
박지영(숙명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