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라크로와(Delacroix, Eugene (1798-1863))의 <앵무새와 여인>, <흰 스타킹의 여인> 입니다.
Eugene Delacroix. Woman with a Parrot. 1827 여러분도 잘 아시듯이 들라크로와는 18세기 말에서 19세기에 걸쳐 전유럽을 풍미한 예술적 경향인 낭만주의의 대표적 화가입니다. 1만 여점 이상이나 되는 그의 작품 들 중에 이번 주 작품으로 뽑은 것은 두편의 누드화입니다. 들라크로와의 위대한 대작들처럼 웅장하고 장엄한 분위기는 전혀 없는 소품들이기는 하지만, 신고전주의와는 대별되는 들라크로와 회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이지 않나 싶습니다. 형태와 색채 모두 중요한 회화의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전의 고전주의회화가 정밀한 데생을 바탕으로 한 형태에 치중했다면 들라크로와는 색채를 이용한 표현의 새장을 열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두 작품 다 색채에 의해 그려진 누드라고 할 수 있겠죠. 우선 위에 보이는 <앵무새와 여인>은 화면 전체에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실감이 차있습니다. 극명하게 파고든 사실적 모델링이 없지만, 화면 가득한 부드러움속에 여인의 육체가 나른하면서도 평화롭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특히 채색에 있어서 붉은 천이 강한 구실을 하면서 나체를 따뜻하게 감싸고, 이 따뜻한 적색계에 대해서 배경의 차가운 청색계가 대조되어 있습니다. 그의 색채 개혁가로서의 배색 처리를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고전파가 인체를 윤곽선 속에 집어 넣으려 했던 것과 비하면 표현의 해방을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다음은 위에 보이는 <흰 스타킹의 여인>이라는 작품으로 이 작품 역시 색채의 보색 대비가 뛰어난 작품입니다. 대각선상에 길게 뻗친 나체의 가슴부분에 광선이 부서지고, 흰 시트를 반사하는 무릎 부분은 차라리 윤곽이 없습니다. 배경의 붉은 커튼과 아래쪽의 암록색이 자아내는 보색 대비의 색채 효과속에, 앞으로 뻗은 두 다리의 스타킹의 흰색이 좋은 악센트를 주고 있습니다. 들라크로와의 색채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일기의 한 구절입니다.
The Sleepers 1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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