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사설] 촌지를 보는 교직사회의 이중성(서울신문)

鶴山 徐 仁 2007. 5. 11. 09:14

 

한국교총이 엊그제 발표한 ‘교육 현안에 대한 교원 인식 조사’ 결과는 현직교사들이 촌지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분명히 보여 준다.‘스승의 날 등에 학부모가 촌지를 건네려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89.4%가 ‘거절’ 또는 ‘조속히 돌려 준다.’라고 답했다. 경우에 따라 받아도 된다는 응답은 4.7%에 불과했다. 또 촌지를 받은 교원에 대한 처리를 묻는 설문에는 ‘징계’ 47.3%,‘교단 퇴출’ 11%,‘상관 없음’ 4.4% 순으로 응답했으며 ‘무응답’과 ‘모르겠음’도 37.3%나 나왔다.

이같은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서 교직사회가 아직도 촌지 문제에 관해 이중적인 기준을 갖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본인은 촌지를 거부하겠다는 교사가 90% 가까이 되면서도, 막상 처벌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40%를 넘는 교사들이 답변을 거부하거나 상관 없다고 대답한 것은 어딘가 아귀가 맞지 않는다. 촌지를 안 받겠다는 교사의 절반 가량이 촌지 수수 행위를 처벌하는 데 반감을 가진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오는 15일은 제26회 스승의 날이다. 이날 전국의 초·중·고 가운데 47%가 수업을 하지 않는다. 지난해 휴업률 66%보다는 상당히 줄어들긴 했지만, 교사들에게도, 학부모들에게도 여전히 부끄럽고 부담스러운 현상이다. 교육현장에서 촌지가 오가는 것을 뿌리 뽑는 일은 결국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결될 문제이다. 학생·학부모가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고 이에 교사는 긍지와 보람을 더욱 키우는, 그런 스승의 날이 머잖아 오기를 기대한다.

기사일자 : 2007-05-11    31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