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승용차로 봄에 달릴 만한 비포장도로

鶴山 徐 仁 2007. 4. 21. 20:52

4월의 드라이브는 차창 안으로 봄 아지랑이와 꽃향기를 들인다. 특히 산천 구석구석의 비포장도로는 생동적인 봄 풍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아스팔트 도로 위보다 운전하는 맛도 한층 좋다.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뿐 아니라 일반 승용차도 소화할 수 있는 무난한 길이라면 가족을 태우고 달려볼 만하다.

#충북 충주댐호반길

충주 호반에 들어선 비포장도로다. 충주시에서 충주댐 쪽으로 방향을 잡고, 한국코타관광단지 앞을 지나면 비포장도로가 시작된다. 드문드문 시골집이 들어서 있을 뿐 번잡스러운 향락시설이 없다. 호젓하게 호수를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마주 오는 차량이 거의 없을 만큼 한적하다. 4륜 구동차는 호반 바로 아래까지 이어지는 샛길을 따라 물에 접근할 수 있다. 부산리, 황석리를 지나면 더욱 넓은 비포장도로가 펼쳐진다. 멀리 보이는 청풍문화단지 전경이 호수 풍경과 잘 어우러진다. 일반 승용차도 큰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다. 월악산에서 단양으로 가는 36번 국도, 청풍문화단지 주변 역시 드라이브 코스로 적당하다.

◇청량산청량사


#경기 화성시 제부도

섬을 두르는 일주도로 5.1㎞ 중 3분의 1 정도가 울퉁불퉁한 비포장 구간이다. 푸른 바다의 호위를 받으며 달리는 드라이브가 운치 있다. 일주는 차로 넉넉하게 20분 정도 걸린다. 중간에 차를 세워두고 산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풍경의 절정은 매바위. 바다에 떠 있는 세 개의 기암이 눈길을 끈다. 섬 안의 일주로뿐 아니라 뭍에서 제부도로 연결된 도로도 명물이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약 2.2㎞의 시멘트 길은 썰물 때만 드러난다. 길 양쪽에 펼쳐진 개펄엔 게, 조개 등 갯가 생물이 꿈틀댄다. 제부도는 낙조로 유명하다. 하루 묵을 요량이면 바다에 녹아드는 태양을 놓치지 말자.

◇경북 봉화 신라리


#경북 봉화 신라리

오지마을이지만 포장 도로가 간간이 있어 어렵지 않은 코스다. 주변에 신라재, 관창리, 관창천 등 삼국시대 흔적이 남아 있다. 백두대간의 웅장한 산세가 창밖으로 펼쳐진다. 안동시에서 도산서원을 지나는 국도를 따라 태자 2리 쪽으로 진입한다. 좁은 비포장도로를 따라 작은 고개를 넘으면 새로운 풍경이 반긴다. 어렴풋이 보이는 소백산의 자태와 고랭지 채소밭이 풍미를 더한다. 임도를 따라 오르면 향적사가 나온다. 고즈넉한 사찰과 발 아래 굽어보이는 청량산이 장관을 이룬다. 시선을 더 멀리 두면, 경북의 지붕 일월산도 눈에 들어온다. 내려오는 길은 낙동강에 닿아 있으며 아담한 강변길이 이어진다.

◇강원 대관령삼양목장



#강원 대관령 삼양목장

낮고 완만한 구릉에 난 길이라 평탄하다. 일반 승용차로도 접근이 용이하다.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 이름이 난 이래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됐다. 군데군데 촬영 장소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서서히 차를 몰면서 야생화 군락지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목장에 있는 동해 전망대에선 강릉과 동해바다까지 아련하게 보인다. 사진촬영의 명소로도 널리 알려졌다. 시야가 탁 트인 초지가 고원 아래로 펼쳐지는 풍광도 빼어나다.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한 뒤 횡계 나들목으로 빠져나온다. 횡계 2교, 구영동고속도로를 지나면 대관령 목장으로 이어지는 비포장도로가 나타난다.

◇경기 가평 오뚜기령



#경기 가평 오뚜기령

오뚜기령은 포천군 일동면과 가평군 북면을 잇는 368번 지방도로 끝에 있다. 정상으로 향하는 비포장도로는 일동 쪽길과 북면 논남리 쪽길이 있다. 험로에 익숙지 않다면 일동 쪽으로 진입하는 편이 한결 수월하다. 오뚜기령은 거칠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는 오를 수 없다. 4륜 구동차조차 힘겹게 통과하는 구간이 제법 있다. 그 대신 가평의 계곡길을 가로지르며 산속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전에 버스가 다니던 길로 곳곳에 도로표지판과 돌로 쌓은 가드레일이 아직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