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스크랩] 오륙도 가는 길 / 여행에 대한 소고

鶴山 徐 仁 2007. 4. 10. 22:19
 원문출처 : 새처럼 바람처럼

    오륙도13.jpg 오륙도행 유람선
            부웅~~~~~ 오륙도행 배가 출발하자 선장이 간단한 소개를 한다. "아아~ 큼큼~ 손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 우리가 갈 오륙도는 부산항 입구에 솟은 작은 섬으로 밭섬, 굴섬, 송곳섬, 수리섬, 방패섬 다섯 개의 섬이나 그중 방패섬이 브이자 형안에 물이 들어오면 두 개로 나누어지고 물이 빠지면 1개의 섬이 되어 물이 들어오면 6개 섬, 나가면 5개 섬이 되어 오륙도라 캅니다. 가장 가까운 방패섬은 세찬 비바람을 방패처럼 막아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솔섬은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고 송곳섬은 송곳처럼 뾰족하게 생겨서 송곳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수리섬은 예전에 독수리가 갈매기를 포획하기 위해 모여들었다고 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굴섬은 가장 큰 섬으로 큰 굴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고 육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등대섬은 위가 평평해 밭섬이라 불리다가 등대가 세워진 뒤부터 등대섬으로 불립니다. 일명 등대섬이라 불리는 섬, 밭섬에는 1907년 세워진 등대가 22만 촉광으로 약 30㎞의 항로를 비춰주어, 부산항을 찾는 많은 배의 길잡이가 됩니다. 두루 살펴보시면서 아무쪼록 즐거운 여행 되시기 바랍니다." 오륙도2.jpg 멀리 광한대교가 보인다 선장의 안내 말이 끝나자 스피커에서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 우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목메어 불러봐도 대답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가고파 목이 메어 부르던 이 거리는 그리워서 헤매이던 긴긴 날의 꿈이었지 언제나 말이 없는 저 물결들도 부딪쳐 슬퍼하며 가는 길을 막았었지 돌아왔다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노랫말 때문인가 새우깡을 받아먹는 갈매기떼의 끼욱끼욱 소리도 목멘 소리로 들리고 뱃머리에 부딪히는 파도도 가는 길을 막는 것처럼 보인다. 오륙도16.jpg 오륙도3.jpg 오륙도4.jpg 오륙도5.jpg 오륙도7.jpg 오륙도6.jpg 오륙도11[1].jpg 밭섬(등대섬)
            오륙도 밭섬에 등대가 개설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인 1937년 11월이다. 1876년 부산항이 개항되고 부산의 관문인 오륙도 앞으로 배들이 드나들기 시작하자 항구를 오가는 선박들의 길잡이가 필요해 등대가 세워졌다. 이 등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국제 항구인 부산항을 드나 드는 각종 선박이 반드시 지나야 하기 때문에 오륙도와 더불어 부산항의 상징으로 통한다. 오륙도 등대는 당초 6.2m 높이로 건립됐다. 그러나 등대가 너무 낡아 보수가 필요해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1998년 12월 웅장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으며, 등탑 높이를 27.5m로 높이고 등대 내부에는 우리나라 주요 등대를 살펴볼 수 있는 사진 전시실을 갖췄으며 부산항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돼있다. 여기에 올라서면 활기찬 부산항의 모습과 아름다운 야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오륙도14.jpg 덧없는 시간 속에 삶은 흘러간다. 많은 시간을 일상적인 것들에 보내버리고 남다른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때로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하고 해야할 일이 많아 늘 시간에 쫓기는데 일상은 권태롭다. 삶에 매몰되어만 가는 듯할 때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어릴 적에는 마음대로 차를 타고 어딜 다닐 수 있다는 게 참 부러웠다. 차를 타고 멀리 갔다가 집을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건 대단한 능력이고 그럴 수 있을 때가 비로소 어른이 되는 시기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삶에는 세 가지 차원이 있다고 본다. 안주하느냐 방황하느냐 여행하느냐다 내면의 방황이 끝날 대 안주하거나 혹은 굳어지거나 진정한 삶의 여행이 시작된다. 방황을 끝내고 삶을 즐기며 산다면 삶은 여행이다. 여행은 숨가쁘게 달려만 가는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춰서서 숨고르기를 하는 것이다 잠시 낯선 곳의 공기와 풍경에 몰입함으로써 현실의 중압감을 떨쳐버리고 '자유'를 즐긴다. 여행의 끝이 아름답고 평안한 것만은 아니다. 돌아서면 그립다. 내 말을 들어주고 한없이 품어주었던 바다, 파도, 갈매기... 돌아서면 허전하다. 가슴에 더 큰 구멍이 생긴 것 같다. 인생의 덧없음과 허무를 잘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참혹하다 여행길이 짧든 길든 인생길을 냉정하게 환기시킨다. 다시 돌아온 나는 떠날 때의 내가 아니다 한 꺼풀 허물을 벗은 듯한 낯선 모습이다. 조금 더 성숙해지지 않았을까 오륙도16[1].jpg 오륙도10.jpg 항구에 묶여있는 배 앞에서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 앞에서 나는 생각한다 내가 제자리에 머물러 배를 기다리는 항구가 아닌 어디든 떠날 수 있는 배일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인가 뿌리가 아닌 이동할 수 있는 발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인가 속절없이 흘러만 가는 삶이 무의미하게 혹은 지루하게만 느껴진다면 당장 떠나시라! 큰일 안 일어난다. 며칠 그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새처럼 바람처럼/산하" 돌아와요 부산항에/조용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