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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싱크탱크] (16) 美 전략국제문제연구소

鶴山 徐 仁 2006. 12. 17. 16:21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중립적인’연구소다. 공화당과 민주당, 보수와 진보가 편을 갈라 싸우는 워싱턴에서 이념적,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싱크탱크는 매우 드물다. 국제경제정책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싱크탱크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17개 주요 싱크탱크 가운데 중립적이고 비당파적인 연구소는 CSIS와 국제경제연구소(IIE)뿐인 것으로 평가됐다.

CSIS는 냉전이 절정기로 치닫던 1962년 데이비드 애브셔와 알레이 버크에 의해 설립됐다. 한국전 참전용사인 애브셔는 나토 대사를 지냈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 외교담당 특별보좌관을 지냈다. 버크는 6년간 해군작전사령관을 지낸 경력의 소유자로 당파성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당시 CSIS의 설립 목적은 단순하고 분명했다. 냉전의 시기에 어떻게 국가를 생존시키고 국민을 번영시키느냐를 연구하자는 것. 분명한 방향성을 갖고 출발했기 때문에 CSIS는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에 미국 내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안보 분야의 싱크탱크로 성장할 수 있었다.

CSIS의 연구 결과는 정부의 정책에 드물지 않게 반영된다. 지난해에도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장관은 CSIS가 헤리티지 재단과 함께 만든 국토안보부 조직 개편 보고서의 많은 부분을 채택했다.

현재 CSIS 이사회 의장은 샘 넌 전 상원 군사위원장이 맡고 있다. 이사회에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보좌관, 월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조지프 나이 국방부 차관보 등 국제안보 분야에서 이름을 날린 쟁쟁한 인물이 포진해 있다.CSIS의 현 소장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국방부 부장관을 지낸 존 햄리 박사다.

CSIS는 지난 40여년 동안 성장하면서 에너지와 바이오테크놀로지, 노령화, 에이즈, 국제경제 등 다양한 분야로 연구의 범위를 확대해 왔다. 그러나 여전히 중점을 두는 연구 분야는 국방 및 안보 정책, 국제 안보, 지역 안보 등이다.CSIS는 지역 연구가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 중동, 남아시아를 연구하는 프로그램이 있고 일본, 러시아, 터키는 별도 프로그램에서 다룬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맡고 있는 일본 연구 프로그램 ‘재팬 체어’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이 소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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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SIS 조직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는 한반도 전문가들이 많다. 다른 싱크탱크들과 마찬가지로 한반도만을 전담하는 연구원은 없고 중국과 일본 등 다른 국가나 아시아, 국제안보 전문가들이 한반도 관련 연구를 병행한다.

북한이 핵 실험을 실시한 직후인 지난 10월11일 CSIS가 발빠르게 주최한 북한 관련 언론 브리핑에는 마이클 그린 선임고문, 커트 캠벨 부소장, 데렉 미첼 선임연구원, 존 울프스탈 선임연구원 등이 연구소를 대표하는 한반도 전문가로 나섰다.

그린 선임고문은 지난해 말까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으로서 한국 문제를 다뤘다. 한반도 관련 정책을 직접 다뤘기 때문에 미 언론이 북한 핵 문제 등과 관련해 그린 고문의 코멘트를 자주 인용하고 있다. 또 최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반도 관련 세미나에 주제발표자나 토론자로 자주 참석한다. 그린 고문은 도쿄대에서 수학했고, 일본에서 기자와 컨설턴트로 활동했으며, 일본 의회에서도 5년 동안 전문위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일본통이다. 그린 고문은 박사학위를 받은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국제학을 강의한 바 있으며, 현재도 조지타운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로 분류되는 캠벨 부소장도 한국 문제에 대해 자주 언급한다.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와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국장을 지낸 캠벨 부소장은 국제테러, 비확산, 미사일 방어 등을 다루면서 북한 문제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지난 2월 한·미경제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미 관계를 “파문 때문에 공개적인 이혼을 원치않는 왕과 왕비”라고 비유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첼 선임연구원도 난징 대학에서 중국어를 공부한 중국통이다. 미첼 연구원은 CSIS의 국제안보프로그램에서 진행되는 모든 아시아 관련 연구를 책임지고 있다. 연구 가운데는 ‘미 의회의 한국에 대한 태도’라는 주제가 포함돼 있다. 미첼 연구원은 지난 2004년 ‘전략과 감정:미국과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의 시각’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연세대와 공동으로 발간한 이 보고서는 한국 사회의 변화가 한·미동맹에 미친 영향을 집중 분석했다. 미첼 연구원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특별 보좌관을 지냈고,1998년에는 국방부 동아시아정책보고서의 주요 저자로 참가했다.

울프스탈 연구원은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전문가이다. 미국의 핵 비확산정책과 옛 소련의 핵 정책 등을 토대로 이란과 북한의 핵 문제를 연구한다. 울프스탈 연구원은 에너지부에서 5년간 근무했으며, 그 당시 북한 영변의 핵 시설을 시찰한 경험이 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전임자인 제임스 켈리 차관보도 CSIS의 선임고문을 맡고 있으나 대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 당시 국무부 비확산 담당 차관보였던 로버트 아인혼 선임고문도 한국과 북한 문제 모두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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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롤라 맥기퍼트 부소장 “특정정당 캠페인 참여 금지 소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캐롤라 맥기퍼트 부소장은 연구소 운영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CSIS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첫째는 미국내에서 몇 안되는 비당파적, 중도적 싱크탱크라는 것이다. 중립적이기 때문에 민주·공화당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면서 양쪽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번째는 우수한 연구진이다. 다양한 경력과 전문지식을 가진 연구원들이 실용적인 정책의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비당파성이나 중도성은 어떻게 유지하나.

-CSIS는 냉전시대 국가의 안보를 연구하기 위해 탄생했다. 탄생 목적 자체가 초당파적이다. 구성원 전체가 정치적 균형 유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연구할 이슈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토론이 이뤄지도록 노력한다. 소수당, 소수의 목소리와의 관계도 중시한다.

▶최근 워싱턴에서는 당파성 강한 싱크탱크들의 입김이 세다.CSIS가 중립을 지키기 때문에 오히려 경쟁에서 뒤진다는 평가도 있다.

-정치적 경쟁은 정책 수립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정치적 경쟁이 반드시 당과 당의 경쟁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아이디어 경쟁이다.CSIS의 중도성은 정치적 양극화를 초월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한다.

▶선거 때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한 적이 한번도 없나.

-연구원들은 CSIS라는 이름표를 달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정치 캠페인에 참여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막지 않는다. 연구원들이 정책 보고서에서 자신의 시각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다. 이들의 지적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

▶정부 돈도 받나.

-연구비는 여러 경로를 통해서 온다. 각종 재단이나 기업, 개인 기부금이 대부분이다. 정부에서도 대가를 지불하고 연구를 의뢰한다.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받을 때도 연구와 관련한 어떤 조건이나 제재를 받지 않는다.

▶연구원 선발 기준은.

-전문성과 분석력, 보고서 작성 능력이 중요하다. 연구 지원비 모금 능력도 필요하다. 정부에서 일한 경력이 연구활동에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충원의 필요조건은 아니다.

▶미국에 우수한 싱크탱크가 많은 이유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견고한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싱크탱크가 많은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정착돼 있다. 미 정부와 싱크탱크간의 긴밀하면서도 적절한 관계 유지도 긍정적 작용을 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싱크탱크 역할도 바뀔까.

-갈수록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또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들에 직면한다. 정부가 모든 문제들을 감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싱크탱크의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제화 시대를 맞아 외국 정부 등과도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로서 자국의 이익과 타국의 이익을 어떻게 조화시키는가.

-미국 연구소이므로 자국 정책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상대국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이는 미국 정책을 효과적으로 마련할 수 없다. 따라서 상대국 입장과 이익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바탕으로 미국 정책과 이익을 생각한다.

맥기퍼트 부소장은 백악관과 통상부, 무역대표부(USTR)에서 북아메리카 자유무역지대(NAFTA), 신흥시장 분석,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진출 협상 등을 담당한 바 있다. 현재 CSIS에서는 중국 경제와 대중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dawn@seoul.co.kr

기사일자 : 2006-12-12    14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