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언서판(身言書判)이란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조건
즉 용모, 언변, 문필, 판단을 가리킨다.
사람은
첫째. 인물이 잘나야 하고, 둘째. 말을 잘 해야 하며, 셋째. 글과 글씨를 잘 써야 하고, 넷째. 판단을 잘 해야 한다는 뜻으로서, 이 네 가지 조건을 구비한다면 처세해 나가는데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첫째.신(身)은 외형적으로 인물이 잘난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건강한 심신의 구비를 전제로 하고 있다. 아무리 사람의 인물이 출중하더라도 심신의 건강을 상실할 때 그 사람의 재능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영국의 존 로크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은 인생 최대의 행복"이라고 했으며, 영국의 베이컨도 "건강한 육체는 정신의 사랑방이며, 병든 육체는 그 감옥이다" 라고 갈파했다. 따라서 우리는 행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평상시 건강관리를 잘 해서 병들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둘째 언(言) 은 때와 장소와 대상에 알맞게, 자기의 의사를 조리있게 전달하는 화술이다. 맹자를 비롯한 중국의 제자백가들은 말을 잘 했기 때문에 명성을 얻었고 후세에 이름을 남겼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입을 지키기를 병(甁)과 같이 하라"는 금언은 입은 재앙과 근심의 문이니, 말조심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중국성언에 "자기가 입에 올린 말이면 그 말에 충실하고 믿음이 있어야 한다. 열성과 진실로써 약속한 일을 행동에 옮겨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언행일치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고 있다.
셋째 서(書) 는 글과 글씨를 쓰는 문필력을 가리킨다. 책을 많이 읽어서 무형의 자산인 지식을 축적하고 소화해서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표현할 수 있는 문장력을 기르고 서자심화(書者心畵) 즉 글씨는 마음의 그림이다 라는 말을 되새겨 글씨의 한 획 한 획을 바른 자세로 정성을 들여 쓰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독서의 생활로 마음의 양식을 쌓고 교양을 넓혀 나가야 할 것이며, 글씨를 쓸 때는 수도자(修道者)의 자세로 바른 글씨를 쓰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넷째 판(判) 은 사람이 공사생활(公私生活)에서 직면하는 일이나 문제를 슬기롭게 처리하기 위해서 행동방향을 결정하는 판단력을 가리킨다. 판단을 할 때는 선입견, 경솔성, 편견성, 사리사욕을 지양하고 도덕성, 합리성, 객관성, 효율성 등을 고려하여 공명정대하게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이나 문제 해결의 성패를 좌우하는 판단을 할 때는 미시적 안목을 지양하고, 거시적 안목에서 최대공약수를 추출할 수 있도록 결단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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