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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외교 새 지평 열 ‘반기문 유엔총장’ (서울신문)

鶴山 徐 仁 2006. 10. 7. 14:25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탄생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국제외교의 사령탑, 세계 평화의 파수꾼을 우리 한국이 배출하는 순간에 다다른 것이다. 이달 중순까지 유엔 안보리 선출과 총회 인준이라는 공식 선출 절차가 남아 있으나 대세는 굳어진 듯하다. 유엔 안보리 15개 회원국이 그동안 4차례 예비투표에서 보여준 압도적 지지에 비춰 이변이 없는 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선출은 확실하다고 하겠다.

어제 새벽 외신을 통해 날아든 유엔 안보리 4차 예비투표 결과는 4800만 국민 모두를 가슴 벅차게 하기에 충분했다.250㎞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이 총부리를 겨눈, 지구촌 유일의 냉전체제인 분단 한국에서 유엔총장이 나오리라고는 누구도 쉬이 예상치 못한 일인 것이다.‘반기문 유엔총장’이 현실로 다가선 것은 무엇보다 지난 수십년 피와 땀으로 이룩한 경제성장과 민주화, 그리고 이에 걸맞은 외교력의 신장 덕분이라 할 만하다.

차기 유엔총장을 아시아가 맡을 차례인 데다 국제적 역학구도상 중견국이 총장을 맡아온 관례 등 외교환경적 요인도 물론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남북화해 등 동북아 평화를 향한 우리의 의지와 외교 노력이 없었다면 국제적 지지는 요원했을 것이다. 반기문 유엔총장 내정자의 풍부한 외교경륜도 한몫 했음은 물론이다. 동북아 요충지인 한반도를 특정국가의 영향권에 두지 않으려는 주변 강국들의 세력균형 전략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 중 하나다.

유엔의 손짓은 새삼 우리에게 한 차원 높은 외교를 주문한다. 반 내정자가 앞으로 한국이 아니라 세계를 위해 일해야 하듯, 이제 우리도 글로벌 시대에 부응할 국제적 안목과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유엔총장의 조국으로서 지구촌 곳곳을 살피는 전방위 외교도 필요하다. 동북아 평화의 균형추 역할 또한 중요하다. 반기문 유엔총장 선출을 위해 남은 기간 정부의 세심한 외교 노력을 거듭 당부한다.

기사일자 : 2006-10-04    31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