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아시아 중동圈

[스크랩] [성당] Hagia Sophia, Istanbul (Turkey)

鶴山 徐 仁 2006. 2. 4. 15:51

Hagia Sophia, Istanbul

 

 

 

분홍색 유도화 꽃길로 단장한 아야 소피아

 

졸지에 블루모스크의 건축자재로 사용된 히포드롬 경기장 돌멩이들의 신세를 불쌍하게

여기던 것도 잠시, 블루모스크 바로 옆에 위치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일컫는

걸작이라는 성소피아성당에서는 이보다 더한 비극적인 흔적을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데 안타까운 슬픔을 느끼게 된다.

블루모스크를 빠져나와 성소피아성당으로 가는 길에는 그 슬픔의 전주곡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화려한 핑크색 유도화가 흐드러지게 핀 꽃길이 여행객들의 혼을 빼놓는다.

유도화 향기에 취해 정신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신성한 지혜의 교회(the Church of

Holy Wisdom)'라고 불리는 '아야소피아(Ayasofya)'의 웅장한 붉은 색 건물 앞에 와

있다.

 

 


성소피아성당의 본명은 '아야소피아 박물관(Ayasofya Museum)'이다.

터키의 초대 대통령 케말 파샤가 1934년 10월 이곳을 비잔틴문명과 이슬람문명의

공존을 위해 일체의 종교행위를 금지한 국립박물관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최초의 아야소피아는 서기 360년 콘스탄티누스 대제에 의해 작은 규모로 지어졌으나,

404년 인데 주교가 추방된 것에 반발하여 일어난 폭동으로 발생한 화재로 소실된 것을

11년 뒤인 415년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복원했지만, 532년 유스타니아누스 황제 때

일어난 '니카의 반란'으로 인해 또 다시 소실되는 수난을 겪게 된다.

니카의 반란은 유스티니아누스가 총애한 이집트 무희 출신의 왕비 데오도라 때문에

생긴 반란인데, 당시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히포드롬에서 농성하는 반란군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성소피아성당이 또 다시 파괴되었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그 잔해 위에 황제의 권위와 교회의 영광에 걸맞는 새로운 성당을

세우기로 결정하고 건축가 안테미우스와 수학자 이시도르를 투입, 5년만인 537년에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이 거대한 성당의 축조를 완료했다.

그 당시 기술로 5년 남짓 기간 동안 어떻게 이처럼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 수 있었을까?

현재 성당 중앙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는 복원작업에 소요되고 있는 기간이 정작 세우는

데 걸렸던 시간 5년보다 더 걸리고 있는 사실을 볼 때 분명 현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아야소피아성당의 외부 정원과 사원에 쓰러져 있는 그리스 양식의 둥근 기둥들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아테네와 에페소스에서 운반해 온 것으로 그 당시 화려했던

소피아 사원의 자취를 말해주고 있었다.

 

 

 

 

벽화, 회칠 속에 가려졌다 제 모습을 찾다

 

성소피아성당 안을 들어가면 바로 중앙에 웅장한 규모의 황제의 문이 눈에 들어온다.

거기에 사용된 나무가 일설에는 노아의 방주를 뜯은 목재라는데 그 말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정교한 코린트식 원형기둥과 함께 문 위에 창문으로 햇살이 스며들면 더욱 찬란하게

미소짓는 예수의 얼굴 모자이크가 여행객의 눈길을 빼앗는다.

 

 

 

9세기에 만들어졌다는 이 모자이크의 가운데는 예수가, 왼쪽 원 안에는 성모 마리아가,

오른쪽 원 안에는 대천사 가브리엘이 있고, 앞에는 비잔틴 제국의 황제였던 레오 6세가

무릎을 꿇고 있다.

그렇지만 성소피아성당의 뛰어난 건축기술을 나타내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동서 77m,

남북 71.7m로 중앙에는 높이 54m에 지름이 33m나 되는 거대한 돔 지붕이다.

 

 

 

 

보통 성소피아사원의 영향을 받았다는 이슬람 모스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돔 지붕에는

돔을 지탱하는 4개의 기둥이 존재하지만 이곳 성소피아사원의 엄청난 돔을 지탱하는

기둥 같은 것은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다.

그러니 돔 지붕 아래의 거대한 공간이 마치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신비스럽게 보인다.

그 돔 아래 그리스도를 품에 안은 마리아 상이 정숙하고 인자하게 묘사되어 있는 벽화가

돔 천장에 뚫린 창문에서 새어나오는 빛을 만나면 마치 하늘에서 강림한 성모 마리아와

예수를 함께 친견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환상적이다.

 

 

 

 

이밖에도 성소피아성당의 백미는 살아서 숨쉬는 듯 부드러운 색감의 수 많은 인물벽화

들이다.

특히 그리스도를 중앙에, 성모마리아를 왼쪽에, 그리고 오른쪽에 세례자 요한을 묘사한

작품은 아야소피아의 벽화 중에서 백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벽화의 수난은 비잔틴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이 1453년 오스만투르크에 의해

정복되면서 이 소피아대성당을 그들의 모스크로 바꿔놓은 데서부터 시작되었다.

모스크의 상징인 첨탑(미나렛) 4개를 세우고 성당 내부에 메카를 향해 절을 할 수 있도록

메카의 방향을 가리키는 미흐랍과 계단 양식의 설교대 민바르를 설치한, 또 내부장식에는

우상숭배를 금한다는 의미에서 일체의 인물상이나 동물상을 그리지 않는 그들로선 성당

곳곳의 인물벽화야말로 눈에 가시였을 것이다.

 

 

 

결국 화려한 성소피아성당의 벽화들은 그들의 회칠에 의해 그 아름다움이 가리워져

버렸고, 웅장한 돔의 벽면에는 알라와 그 계승자인 술탄의 위대함을 나타내는 거대한

이슬람어 글씨 현판이 내걸리게 되었다.

그러나 회칠을 한다고 해서 그 아름다움이 어디 갈 것인가?

회칠을 벗겨내고 복원공사를 한 벽화들은 비록 일부 훼손된 흔적은 있지만 아직도

그 영롱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지진이 나면 무조건 아야 소피아로 도망가라"

 

이밖에도 성소피아성당의 우수한 점은 수차례의 대지진 때도 쉽게 무너지지 않은 우수한

내진구조라 할 수 있다.

지난 1999년 터키 대지진 때도 주변의 건물들이 무너져도 성소피아성당만은 안전했기에

"지진이 나면 무조건 아야소피아 속으로 도망가라"는 우스개가 회자될 정도였다고 한다.

 

 

 

지진 하니까 갑자기 이런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얼마 전 미국 카트리나 재난시 우리나라 정부가 3천만 달러의 지원금을 신속하게

내놓아 4번째의 지원규모였다는 뉴스를 보면서 왠지 모를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지난 1999년 터키 대지진 당시 우리나라 정부의 공식지원금은 7만 달러로,

최대빈국이라는 방글라데시의 10만 달러보다 적은 금액이어서 경제규모에 비해

원조가 인색한 나라로 눈총받던 우리나라가 솔직히 터키보다 도움이 그리 절실하지

않은 미국에 이제까지와는 사뭇 다른 태도로 3천만 달러라는 거금을 지원했다는 의미는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제까지 국제적으로 저지른 인색함을 반성한 끝에 나온 산물이라면 환영할 일이지만

그러한 신속함이 웬일인지 순수하게 생각되지 않은 이유는 나만의 노파심 때문일까?

아무리 살아남기 위해 그때 그때 환경과 정세에 따라 변해야 하는 것이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이치라고 말하지만 그 도가 지나치면 그것은 지혜가 아니라 수준 낮은 꾀에 불과할

뿐이다.

변화는 필요하지만 자기 중심을 가진 변화여야 한다는 점에서 다시 성소피아성당이

거쳐온 고난의 역사를 떠올려 본다.

굴절된 고난의 역사와 지진 속에서도 한점 흐트러지지 않은 채 의연하게 그 자리를

지켜온 성소피아 사원의 상징인 돔의 무게가 더욱 더 웅장해보이는 것도 바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한결같음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회칠을 하고 구조를 바꿔도 변하지 않는 성소피아성당만의 존재감 내지는 개성,

그 한결같음이야말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교회인 성소피아성당이 굳건하게 살아 남아

있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오마이뉴스 김정은 기자]

[ http://news.media.daum.net/snews/culture/leisure/200509/13/ohmynews/v10162764.html ]

 

 

 

 

 

 

 

 


 
출처 : 블로그 > impressionistically | 글쓴이 : Impressed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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