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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 중국 방문

鶴山 徐 仁 2006. 1. 13. 16:29

"김정일 광저우 도착" 홍콩 TV 보도

중국 경제 개발 중심지 광둥성 일대 특구 시찰
 
 
중국을 극비 방문 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2일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 도착했다고 홍콩 TV-B가 보도했다. TV-B는 "김 위원장이 이날 오후 4시쯤 주장(珠江)강 강변도로를 통해 수행원들과 함께 바이톈어(白天鵝) 호텔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5성급인 이 호텔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등 외국 정상들이 묵었던 곳이다. 광저우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와 300m 거리에 있다.

중국 공안(경찰)당국은 김 위원장이 도착하기 두 시간 전부터 호텔 주변에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호텔 안팎엔 정.사복 경찰 100여 명을 배치해 주변도로를 통제했다. 또 기존 투숙객들에게는 비표를 발급해 출입할 때마다 신분을 확인하는 등 보안검사를 했다. 이 호텔의 한 직원은 "12일부터 닷새 동안은 신규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텔 내 음식점과 커피숍에도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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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베이징(北京)의 한 정통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상하이(上海)와 함께 중국 경제의 양대 축인 광저우를 중심으로 광둥성 일대 경제특구들을 시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광저우 방문을 이미 마치고 12일 늦게 주장강 하류에 자리한 주하이(珠海) 경제특구로 떠났다고 전했다. 주하이는 마카오 특별행정구와 이웃한 곳으로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돼 고속성장을 거듭 중인 곳이다. 이 소식통은 이 같은 김 위원장의 행보를 볼 때 주하이에 이어 또 다른 경제특구인 선전(深?)을 방문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을 통해 북한의 경제개혁과 대외개방을 가다듬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광저우.베이징=최형규.유광종 특파원
<chcky@joongang.co.kr>  
  2006.01.13 04:55 입력 / 2006.01.13 06:52 수정

 

김정일 위원장 광저우에 왜 갔나

'중국식 개방 배우기' 빨라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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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식 개혁.개방 학습 행보가 한층 빨라지는 모습이다.

12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중국의 대외개방 실험장인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를 방문했다. 2000년 들어 이제까지 네 차례 중국을 방문하는 동안 가장 남쪽 지역까지 내려간 셈이다. 열차편으로 홍콩에서 두 시간가량 떨어진 광저우는 중국에서 가장 먼저 개방에 착수해, 가장 자본주의적이라는 말을 듣는 도시다.

멀리 떨어져 있는 중국 중앙 정부의 정책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나름대로 정책을 펴 '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엔 대책이 있다(上有政策 下有對策)'라는 말을 유행시킨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광둥성에는 홍콩과 이웃한 경제특구 선전(深?)과 마카오에 인접한 경제특구 주하이(珠海)가 있다. 선전에는 과거 중국 개혁.개방을 총지휘했던 연구소가 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도 평소 이곳을 꼭 한번 들르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 왔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행보는 중국의 최남단 경제특구인 선전에까지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혁.개방 초기인 1979년 31만 명의 인구였던 선전은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 경제발전의 혈로(血路)를 뚫으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84년 경제특구로 지정됐다. 이후 2004년까지 무려 연평균 28%의 초고속 성장을 구가하며 이젠 인구 600만 명이 넘는 도시로 성장했다.

특히 도시 인구의 평균 연령이 30세 이하로 젊음과 활력이 넘친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광저우에 이어 주하이.선전 방문 등에 나설 경우 향후 북한에는 커다란 개혁 태풍이 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01년 중국 최대 경제 도시인 상하이(上海)를 방문한 뒤 "천지가 개벽했다"는 감탄사와 함께, 수행한 경제 관료들에게 "북한은 그동안 뭐 했는가. 북한도 이처럼 발전시킬 수 있느냐"고 다그친 적이 있다. 북한은 이에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취했으며 그해 9월엔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다할 효과를 보지는 못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중국의 최남단 지역까지 방문한 것은 바로 이처럼 지지부진한 북한 개혁에 충격을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귀국 이후 북한에서는 대담한 개방 조치가 나올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남부 지역 시찰은 지난해 10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이 국가 주도로 시장경제의 문을 더 넓히면 더 많은 지원을 해줄 수 있다"고 언급한 이후 이뤄진 것이어서 향후 북한의 '중국 따라 배우기' 행보가 더 가속화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최대 무역.투자 파트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중국의 도움을 받아 국경 지역의 개방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광저우.베이징=최형규.유광종 특파원<kjyoo@joongang.co.kr>  
  2006.01.13 05:11 입력 / 2006.01.13 06:52 수정

 

 

 

 

김정일 '제2의 개혁' 준비하나

 

방문지 中남부 사회주의 개혁.개방현장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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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내 이동 경로와 행적이 일부 확인되면서 그의 방중 목적의 그림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북한과 중국 당국이 공식 확인을 하지 않아 현재로선 김 위원장의 방중은 베일 속에 가려져 있지만 원로급 인사를 대거 동행하고 있고 방문지가 중국 남부의 사회주의 변화 현장에 집중되고 있는 게 그 특징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내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9일 밤 전용열차 편으로 평양을 출발한 김 위원장 일행은 단둥(丹東)과 선양(瀋陽)을 거쳐 남부 도시인 상하이(上海)와 광저우(廣州), 선전(深천<土+川>)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北京)은 귀로에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우선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 위원장이 교착상태의 북핵 6자회담 협의를 위해 베이징을 먼저 찾을 것이라는 관측을 깨고 남부 도시로 향한 점이다.

김 위원장은 2001년 1월에도 전용열차 편으로 군.관.정계 인사를 대거 이끌고 15일 평양을 출발, 16일 상하이에 도착해 19일까지 머물다가 20일 베이징에서 장쩌민(江澤民) 주석을 만난 뒤 귀국한 바 있다. 이른 바 '천지개벽' 행보다.

그런 다음 북한의 움직임이 눈길을 끌었다.

같은 달 북한 당국은 '신사고'라는 새로운 개념을 강조했고 그 이듬해 7월1일 물가.임금.환율 인상과 배급제 폐지, 경영자율권 확대라는 맹아적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2003년 3월 김 위원장의 지시로 시장이 공식적으로 인정되면서 시장 개설이 급증, 통일부 집계에 따르면 작년 9월 현재 종합시장만도 95곳에 달하며 매대(판매점)와 식당, 편의점 등도 급증 추세에 있다.

2004년 1월에는 집단농장 영농원칙을 깬 가족단위 영농제가 도입되고 개인경작 허용면적도 종전의 30∼50평에서 400평까지 확대되는 등 사적 경제활동 영역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있다.

대외 개방과 무역 확대를 위한 관료들의 해외경제연수도 2000년 158명에서 2001년 186명, 2002년 227명, 2003년 237명, 2004년 220명으로 증가했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외국기업의 북한내 단독기업 설립이 허용됐고 투자보장협정 체결국이 근래 들어 증가하고 있으며 대북 투자를 위한 법률자문을 하는 컨설팅 회사도 2004년 영국, 싱가포르에 이어 작년에 이탈리아와의 합작사가 가세했다.

이로 미뤄 현재 북한 내에서 적어도 경제와 관련해 '변화'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태에 들어가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주목할 점은 북한 내에서 경제제도의 변화보다는 주민들의 의식변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이는 변화를 가속화하는 바탕이면서 구조적으로 북한 당국의 과거 회귀를 제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에 이은 제2의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한 사전작업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7.1조치가 물가.임금 등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됐다면, 제2의 개혁은 여기서 더 나아가 산업현장에도 시장경제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재정.금융, 산업재 유통 등에 포커스가 맞춰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변화가 순조롭지 않아 보이는 면도 감지된다.

지난 해 10월 북한 내에서 배급제 정상화 움직임이 보였는 가 하면 모니터링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국제기구의 인도적 지원마저 거부하면서 급기야 세계식량계획(WFP)은 올해부터 식량지원을 불가피하게 중단한 게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흐름은 나름대로 북한 내에 체제 고수를 위한 강경파 또는 보수파의 입김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기본적으로 북한 사회가 김 위원장의 일인통치로 작동되기는 하지만 때로는 기조가 다른 목소리나 움직임도 나온다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군부 원로를 포함해 체제 안보 지향의 고위급들이 걸림돌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 수행인사들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현재로선 그 구체적인 명단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12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고(故) 김일성 주석의 삼촌으로 항일운동 인사인 김형권(金亨權) 사망 70주기 중앙추모회에 불참한 고위급 가운데 상당수가 동행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들이 거론한 행사 참석자 명단에 원로 격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계응태.한성룡 당비서, 전병호 당비서 겸 국방위원, 조명록 군 총정치국장 겸 국방위 제1부위원장, 김영춘 총참모장 겸 국방위원,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겸 국방위원 등이 빠져 있다.

북한문제 정통한 한 전문가는 "강경파와 보수파를 중국 내의 자본주의 경제현장에 데리고 가 학습을 시킴으로써 변화의 동력을 얻으려는 노림수가 엿보인다"고 전했다.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확인을 하지 않고 있지만 남부도시를 시찰하는 게 사실이라면 적어도 개혁, 개방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북한의 개혁과 개방은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국제금융기구들의 차관 지원을 전제로 하고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북핵해결 구도에도 청신호로 작용할 공산이 커 보인다.

전병호 국방위원과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김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점은 주목해 볼 만하다.

강 부상이 북핵 문제의 외교적인 실무사령탑이라면 전 국방위원은 북한 핵개발과 관련, 초기부터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 온 당 전문가로 핵문제와 관련, 김 위원장이 방중 기간에 중국과의 협의에서 필요하다면 모종의 '결단'도 가능하도록 조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볼 때 현재로선 달러 위조와 마약 밀매 등의 불법행위 공방으로 북미 양국간 날선 대립이 수개월째 지속되면서 제5차 2단계 6자회담의 조기 개최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져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반전'의 조짐도 여러 곳에서 보이고 있다.

우선 한중 양국이 장기 교착 상태의 북핵 6자회담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창의적 의견교환'을 통한 해법 모색에 나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현재의 상황을 살펴보면 마카오 소재 방코 델타 아시아(BDA) 사건을 포함한 북 한의 위폐와 마약 밀매 등의 불법행위 주장과 그에 따른 대북 금융제재 공방을 넘어 9.19 공동성명의 이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로 이끄는 게 창의적 의견교환의 핵심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

보다 구체적으로 북한이 BDA 사건에 대한 중국 당국의 조사 결과를 수긍하면서 적절한 후속조치를 취하고 미국은 이에 동의하며 중국이 BDA 동결 조치를 해제함으로써 차기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시킨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12일 한국인간개발연구원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에서 북한의 위폐문제에 대해 "북한의 불법활동은 개별기업 또는 북한당국을 통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은 주목할 만 하다.

미국이 불법행위의 주체를 당국이 아닌 개별기업일 수도 있다고 받아들인다면 북한은 관련자 처벌과 재발방지를 약속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국가 신인도 추락을 막을 수 있는 절충점이 찾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BDA 사건과 관련 북미 양측의 '체면'을 살리는 선에서 6자회담을 재개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 북핵 6자회담 속개를 위한 외교적인 노력이 집중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이미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한.중.일 순방을 마쳤고 이달 19일 워싱턴에서 한미 장관급 전략대화, 그리고 이달 중 로버트 졸릭 미 국무부 부장관과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부 상무 부부장간의 고위급 대화, 4월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의 방미 등의 외교 행보가 예정돼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이 '강공'이 아닌 개혁과 개방을 전제로 우선 위조 달러, 마약 밀매 등의 불법행위에서부터 유연한 선택을 하고 미국이 호응한다면 북핵 해결 구도는 교착을 벗어나 '9.19 공동성명'의 이행방안 논의를 위한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언제까지가 될 지 모르는 김 위원장의 방중에 눈길이 쏠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2006.01.13 13:05 입력 / 2006.01.13 14:42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