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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방화 막은 고교생 3명>

鶴山 徐 仁 2005. 11. 19. 17:12
대구=연합뉴스)19일 오후 발생한 대구지하철 방화미수사건은용감한 고교생 3명이 없었으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건이었다.

19일 오후 대구시내에서 영화감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영남공고 3학년 김형석(19.화공과.수성구 시지동). 최고영(19.화공과.수성구 범물동).주세별(19.섬유과.수성구 만촌동)군 등 3명은 지하철을 탄 뒤 이상한 차림새의 30대 남자가 바로앞칸에서 자기들이 타고 있는 칸으로 들어오는 것을 목격했다.

비교적 추운 날씨에도 코르덴바지에 티셔츠만 입어 그냥 보기에도 정상적이 아니었던 이 30대 남자는 김군 등이 타고 있던 칸에서 소화기를 꺼내 낸 뒤 다시 앞칸으로 옮겨갔다.

이상한 30대 남자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던 고교생 3명은 "설마 저 아저씨가 무슨 사고야 치겠느냐"고 생각했지만, 30대 남자는 김군 등이 타고 있던 객차의 옆 칸에서 살충제로 보이는 스프레이를 분사해 불을 붙이며 "다 죽여버리겠다"고 외쳤다.

객차에 타고 있던 다른 승객들은 다른 칸으로 옮겨 타거나 내릴 준비만 했을 뿐,이 남자의 행동을 말리거나 중단시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참사를 떠올린 김군과 친구들은 신속하게 행동했다.

이들은 단숨에 이 남자가 타고 있던 칸으로 뛰어가 그에게서 인화성 물질이 든스프레이와 라이터를 빼앗은 뒤 팔을 꺾는 격투를 벌여 제압했다. 그러자 승객들은다시 김군 등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이들의 용감한 행동을 칭찬했다.

고교를 졸업한 뒤 호텔리어가 되기를 원하는 김군은 "사상 최악의 지하철 참사가 있었던 대구지하철에서 용감한 행동을 했다고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칭찬을 해아직은 얼떨떨하다"며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것을 함께 막아주었던 친구들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군의 친구 최고영군은 졸업을 앞두고 경북 구미에 있는 핸드포 케이스 제조업체에 취업이 된 상태이며, 주세별군은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김군 등이 붙잡은 이 남자를 조사해 방화미수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용감한 행동을 한 김군 등에 대해서는 포상할 방침이다.

이강일 [leeki@yna.co.kr] 2005/11/19 15:2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