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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브릿지 대주주 이상준 스토리

鶴山 徐 仁 2005. 10. 27. 10:24
노동운동가에서 '기업 사냥꾼'으로 변신
서울공대 출신… “정치적 민주화는 과잉” 노동운동 그만둬
“IMF직후 해외자본의 기업싹쓸이 공부하다 돈버는 길 보여”
5년전 10억으로 시작… 1900억 자본금의 그룹으로 성장시켜
최흡기자 pot@chosun.com
홍원상 기자 wshong@chosun.com
입력 : 2005.10.26 18:46 20' / 수정 : 2005.10.27 06:55 08'


▲ 이상준 사장은 “브릿지 증권에서 정년제도를 없애겠다”고 했다. 월급이 적더라도, 더 많은 사람을 더 오래 고용하겠다는 것이 노동운동가이자 신용불량자 출신의 그가 제시하는 새로운 노사모델 중 하나다. 이덕훈기자 leed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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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신용불량자, 브릿지증권
IMF쇼크가 몰아친 1997년, 이상준(47)씨의 건물철거 회사는 결국 부도가 났다. 부동산 시행사, 인테리어사, 식자재 납품업에 이은 7번째 실패였다. 1993년 이후 6번 창업하고, 폐업하면서도 어떻게든 부도만은 피했지만, 7번째에 완전히 망했다. 집은 경매 처분당했고, 그는 신용불량자가 됐다.

그리고 8년이 흐른 지난 6월, 증권가에서 의미 있는 사건이 일어났다. 영국계 펀드가 회사자산을 다 뽑아가 청산 위기에 처했던 브릿지증권이 새 주인을 찾은 것이다. 회사를 살려보겠다던 브릿지증권 노조가 직접 오너를 찾아내 회사를 맡겼다. 새 주인은 ‘골든브릿지’. 7번 망했던 이상준씨의 회사였다.

“진짜 마지막이라 결심하고 2000년에 친지 50명에게서 10억원을 긁어모아 ‘골든브릿지’를 세웠습니다. 구조조정 회사(부실채권·기업을 인수해 정상화시킨 뒤 되파는 기업)였죠. 당시 외국계가 구조조정 시장을 휩쓸던 때였는데 우리라고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10억원이 밑천이 되어 1901억원의 자본금에다 5개 계열사를 거느린 신흥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이 사장 역시 신용불량자에서 금융가의 신예세력으로 급부상했다. 벌써부터 ‘제2의 박현주’(미래에셋그룹 회장)를 점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성장 속도가 무섭다.

이 사장은 세칭 ‘운동권’ 출신이다. 서울대 공대 시절 노동운동을 시작했고, 위장취업을 하면서 노동판을 맴돌아 졸업하는 데 18년이 걸렸다. 취업해서 의식화교육을 하기 위해 금형공 자격증까지 땄다. 전태일 노동자료연구소 정보화팀장, 보험노조연맹 홍보부장 등을 지내고 수배생활도 겪었다.


1993년 노조연맹 선거에서 지지하던 후보가 낙선한 뒤 그는 “정치적 민주화는 이제 ‘과잉’”이라고 선언하며 운동을 그만둘 것을 결심한다. 그리고 시장(市場)을 배우겠다고 나선다.

“노동운동이 시간이 지날수록 보수반동화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본주의의 가장 기초적 제도인 ‘시장’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인생의 방향을 정반대로 튼 것이다. 처음 시작한 것은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야채를 납품하는 사업.

“그때 많은 것을 배웠어요. 새벽 시장에서 2~3시간도 못 자고 일하는 상인들을 보면서, 또 제가 직접 그렇게 일해 보면서 ‘시장이란 게 이렇게 힘든 것이구나’하고 느끼게 됐지요.” 하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하는 족족 망하는, 7번의 참담한 실패였다.

“부도를 낸 뒤 국회의원(김영선 한나라당 최고위원) 보좌관으로 들어갔어요. 기업 구조조정을 열심히 연구했죠. IMF 직후 해외 자본들이 한국의 우량기업들 쓸어가는 과정을 관찰하고 연구했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는 금융 문외한이었지만, 보좌관으로서 국회 질문 자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외국자본의 문제점을 찾아내야 했고, 이 잡듯이 자료를 뒤지는 과정에서 ‘돈 버는 길’이 보였다고 한다.

“론스타 같은 외국자본이 하는 것을 보니 돈이 손에 잡힐 듯했어요. 물론, 엄청난 공부가 필요했습니다.” 8번째 마지막 승부에 나선 그는 ‘블루오션(경쟁이 적은 새로운 시장)’ 전략을 사용했다. 남들이 꺼리는 시장에 뛰어들어 승부를 본 것이다.

처음에는 론스타 등 해외자본으로부터 담보 붙은 부실채권을 사들여 돈을 벌었고, 휴스틸·삼익악기·프로칩스 등 법정관리 기업들의 구조조정 및 매각 자문에 나섰다. 그 이후에는 금융업에 진출하기 위해 ‘쌍용 캐피탈’을 인수, 1년 만에 정상화시켰다.

“우리는 ‘게릴라’입니다. 발 빠르게 신규시장을 찾아내 선점하지요. 우리가 먼저 들어가 돈을 벌면 곧바로 대형기관이 쫓아와 같은 일을 시작합니다. 그럼 저희는 바로 다른 분야로 옮겨요. 원래 ‘정규군’이 들어오면 우리 같은 게릴라는 퇴각하는 법이거든요.”

노동운동가이던 그가, 자본주의의 최첨단인 ‘기업 사냥꾼’으로 변신한 셈이다. 물론 그는 노동자의 입장을 잊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전 말만 많은 평론가는 싫습니다. 브릿지증권을 통해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결과로 제시해 보이겠습니다.” 그는 브릿지증권에서 노조도 지분을 갖고 경영에 참가하도록 할 계획이다. 돈만 빼가려는 주주, 노사 양쪽 눈치를 보면서 무풍(無風)지대를 즐기는 경영인, 자기 입장만 주장하는 노조가 서로 상대방 역할이 돼 힘을 합치자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절대 인원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겁니다. 단, 철저한 성과급을 시행할 것입니다.”

그는 현재 그룹 지주회사인 골든브릿지의 대주주이면서 브릿지증권 사장을 맡고 있다. 그의 꿈은 골든브릿지를 세계적인 토종 IB(투자은행)로 키워내는 것.

구조조정 시장에서의 혁혁한 실적과 달리, 금융인으로서 그의 능력이 완전히 검증된 것은 아니다. 일부에선 아직 그를 ‘틈새 시장의 게릴라’ 정도로 보고 있다. 이제 증권사를 인수해 ‘정규군’이 된 그가 어떤 실력을 보일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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