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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적으로 좌우의 끝에 서있는 두 사람이 고교 동기동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구(사회학) 동국대 교수는 친북 발언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를 받고 있고,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극우 보수인사로 인식돼 있다.
두 사람은 부산고 18회 동기생으로 1962년 입학한 뒤 3년 후 함께 졸업했다. 나이도 1945년생으로 같다. 부산고와 동기생들에 따르면 이 두 사람은 3년간 같은 반인 적은 없었다. 친분도 없다.
조 전 대표는 강 교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킨 뒤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여러 글에서 ‘강정구 같은 삼류 교수’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사람’ 등의 표현으로 강 교수를 비난하고 구속을 주장했다.
그는 13일 올린 ‘검찰총장이 장관 지시 거부해야 할 이유’라는 글에서 “강정구 씨는 2001년 평양에 가서 ‘만경대 정신을 이어받자’는 글을 써서 이미 한 번 구속되었던 사람이다. 이번은 재범에 해당하고 개전의 정이 없다. 그를 사회에 풀어놓는 것은 반역의 자유를 주자는 이야기와 같다”고 주장했다.
17일에 올린 ‘노 정권의 적과 동지 구분법’이란 글에서도 이렇게 썼다.
“노무현 정권이 무슨 설명을 해도 강정구를 불구속하도록 검찰을 압박하는 진짜 이유는 강정구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김일성 김정일 정권 편을 들기 때문이다. 이것이 정권적 차원의 강정구 비호의 참된 이유인 것이다. 즉 이 정권은 강정구가 대한민국을 공격한 공을 높게 평가하고 그것 때문에 그를 감싸는 것이다.”
강 교수가 조 전 대표에 대해 언급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동기회 총무를 맡고 있는 우후곤(禹厚坤·60) 씨는 “강 교수는 졸업한 뒤 동기들과 연락이 닿질 않아 잘 모른다”며 “요즘 언론에 나오고 하니까 동기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들 동기생은 마침 22, 23일 1박 2일 일정으로 졸업 40주년을 기념하는 ‘홈커밍데이’ 행사를 서울과 부산의 중간 지점인 전북 무주군에서 가졌다.
두 사람에게도 초청장을 보냈으나 둘 다 참석하지 않았다.
523명의 졸업생 중 340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 강 교수 얘기는 민감한 사안이라 아무도 꺼내지 않았고 “나이 육십에 뭐 미련이 있겠는가. 나라 걱정이 가장 큰일 아니겠느냐”는 분위기였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조 전 대표는 “바빠서 동기모임에 못 갔다”며 “강 교수는 학교 다닐 때나 그 이후에도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얼굴도 모르겠더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사적인 동기동창 관계는 그 사람과의 사이에 특별한 의미가 없다”며 “국가의 기본 성격, 기본 노선 등을 논하는 이념 문제에 이런 동기동창 문제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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