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2.23 10:11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는 현존 최고 성능의 공격헬기로 알려지고 있다. <출처: 미 보잉사>
지난 11월 3일 미 애리조나 주 메사(Mesa)에 미 보잉사 공장, 방위사업청, 육군 및 업체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 육군이 도입할 AH-64E 아파치 가디언(Apache Guardian) 공격헬기의 출고식이 열렸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아파치 가디언은 공대지 및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하고 최신의 사격통제 및 각종 생존장비 등을 장착하여, 주·야간 전천후 작전이 가능한 현존 최고 성능의 공격헬기로 알려지고 있다.
- ▲ (좌)아파치 공격헬기는 파나마침공 당시 240여 시간의 작전기간 중 특히 야간작전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출처: 미 육군>
(우)걸프전 기간을 통틀어 아파치 공격헬기는 이라크 군을 상대로 12:1의 전투효율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미 국방부>
걸프전에서 진가를 발휘하다
아파치 공격헬기는 지난 1989년 12월 미국의 파나마침공을 시작으로 전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파나마침공 당시 240여 시간의 작전기간 중 특히 야간에 발군의 성능을 발휘했다. 당시 침공 작전을 지휘했던 미 육군의 장군은 야간에 6km이상 떨어진 건물의 창문을 식별해 헬파이어(Hellfire)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며 아파치 공격헬기의 성능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후 1991년 벌어진 걸프전에서는 다국적군의 공습에 앞서 미 육군의 아파치 공격헬기와 미 공군의 특수전 헬기인 MH-53 페이브로우(Pave Low)가 한 팀을 이루어, 이라크 군의 핵심 방공시설을 파괴하면서 개전의 서막을 알렸다. 이후 벌어진 100시간 지상전에는 270여대의 아파치 공격헬기가 전장에 투입되어, 270여대의 이라크 군 전차를 파괴했으며 이밖에 장갑차와 각종 군용차량도 아파치 공격헬기의 먹잇감이 되었다. 걸프전 기간을 통틀어 아파치 공격헬기는 이라크 군을 상대로 12:1의 전투효율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 이라크 전 당시 이라크 군의 대공화기에 맞아 추락한 아파치 공격헬기 <출처: 미 육군>
2003년 이라크전에서 벌어진 아파치 다운
걸프전 당시 무적의 신화를 기록했던 아파치 공격헬기였지만,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에서는 이라크 군의 치밀한 함정에 빠져 30대의 아파치 공격헬기가 이라크 군의 대공화기에 피탄되고 이 가운데 1대는 적지에 추락하는 참사를 겪기도 했다. 당시 이라크 카르발라(Karbala)에 위치한 이라크 군의 정예사단인 메디나사단의 기갑 및 포병전력을 파괴하기 위해, 미 육군 제11공격헬기연대 소속의 아파치 공격헬기 30대가 야음을 틈타 적진 깊숙이 침투하였다. 이들 헬기들은 최신형 아파치 공격헬기인 AH-64D 아파치 롱보우(Apache Longbow) 공격헬기였다. 하지만 이라크 군은 이들 헬기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고, 목표지역 상공에 도착한 아파치 공격헬기들은 이라크 군의 정교한 대공포화에 걸려 별 성과 없이 퇴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른 아파치 공격헬기 부대의 경우 2003년 이라크 전 기간 동안 이라크 군의 전차 80여대와 장갑차 140여대 그리고 250여문의 각종 화포를 파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 ▲ (좌)롱보우 레이더는 주야간 및 기상에 상관없이 1,000개 이상의 지상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16개 주요 표적을 선별해 조종사에게 알려준다.
(우)AH-64D 아파치 롱보우 후기형에는 성능이 향상된 M-TADS/PNVS를 장착하여 최대 8km 이상 떨어진 목표물도 식별할 수 있게 되었다. <출처: 미 록히드마틴사>
30여 년간 꾸준히 진화한 공격헬기
지난 1983년부터 생산된 아파치 공격헬기는 2,000여대 이상이 생산되어, 미국을 포함하여 10여 개 국가의 군에서 주력 공격헬기로 운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꾸준한 성능개량을 통해 지금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1997년부터 미 육군에 인도된 AH-64D 아파치 롱보우의 경우 롱보우 레이더를 장착해 아파치 공격헬기의 능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아파치 공격헬기의 로터위에 장착되는 롱보우 레이더는 주야간 및 기상에 상관없이 1,000개 이상의 지상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16개 주요 표적을 선별해 조종사에게 알려준다. 여기에 파이어 앤 포겟(Fire-and-forget) 즉 발사 후 망각능력을 가진 롱보우 헬파이어 미사일을 장착하면 최대 16대의 적 전차를 순식간에 파괴할 수 있다. 또한 AH-64D 아파치 롱보우 후기형에는 기존의 TADS/PNVS(Target Acquisition and Designation Sights, Pilot Night Vision System)보다 2배 이상 성능이 향상된 M-TADS/PNVS를 장착하여, 최대 8km 이상 떨어진 목표물도 식별할 수 있게 되었다.
- ▲ 영국군의 아파치 공격헬기는 지난 2011년 리비아 공습작전 당시 영국해군의 강습양륙함에서 이륙해 리비아 군의 군사시설을 공습하기도 했다. <출처: 영국 국방부>
다재다능한 공격헬기
지난 2012년 등장한 아파치 기디언 공격헬기는 AH-64D 아파치 롱보우를 기반으로 전장상황인식능력을 극대화시켰다. 특히 무인기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심지어 직접 조종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게 될 예정이다. 또한 신형엔진과 복합재 회전익을 채용해 헬기의 기동성을 높이는 동시에 소음을 대폭 감소시켰다. 아파치 공격헬기는 적 전차를 잡기 위해 개발된 공격헬기였지만 이후 세월을 거치면서 다목적 공격헬기로 진화해갔다. 특히 이스라엘의 경우 팔레스타인과 하마스의 고위인사를 제거하는데 아파치 공격헬기를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지상에서만 운용되던 아파치 공격헬기는 이제 바다에서도 작전을 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아파치 공격헬기는 유사시 해상으로 침투하는 북한의 공기부양정을 격퇴하는 임무를 맡고 있으며, 영국군의 아파치 공격헬기는 지난 2011년 리비아 공습작전 당시 영국해군의 강습 양륙함에서 이륙해 리비아 군의 군사시설을 공습하기도 했다.
- ▲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36대가 육군에 도입될 예정이다. <출처: 방위사업청>
20여 년 만에 우리 군에 도입되는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우리 군은 지난 1990년대 초부터 아파치 공격헬기를 도입하기 위해 AH-X 즉 대형공격헬기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예산과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다가, 2012년 1월 12일 AH-X 사업설명회가 개최되면서 다시 시작되었다. 이후 2013년 4월 제66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대형공격헬기 사업 기종으로 아파치 가디언을 선정,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36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군은 경쟁 기종보다 성능과 운용적합성에서 뛰어난 아파치 가디언을 선정했다. 도입되는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는 500MD 등 현재 운용 중인 공격헬기의 노후화에 따른 전력 공백을 메우게 돼 우리 군의 전투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원
최대이륙중량 10.1톤 / 최대순항속도 261km/h (145노트) / 무장 유도탄 공대지 최대 16기, 공대공 4기 / 로켓 70mm 최대 76발 / 기관포 30mm 최대 1,200발 <출처: 방위사업청>
글 김대영 | 군사평론가
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0여 년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국방관련 언론분야에 종사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겸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군발전자문위원 및 방위사업청 반 부패 혁신추진단 민간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