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3.30 11:08
미군의 공습이 시작되면 언론에서 가장 먼저 언급하는 군용기가 하나 있다. 바로 B-2 폭격기이다. B-2 폭격기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폭격기로 유명하다. 스텔스 폭격기는 적 방공망을 몰래 뚫고 들어가 적의 중요 시설물에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폭격기를 말한다. 이러한 B-2 폭격기의 능력 때문에, B-2 폭격기는 항상 공습의 최일선에 나서게 된다. 그래서 미군에서는 B-2 폭격기를 날아가는 화살의 화살촉에 비유하기도 한다.
- ▲ (좌)1988년 10월 B-2 폭격기는 세상에 그 존재를 공개하였으며, 1989년 7월 최초 비행에 성공하였다.<사진출처 : 미 공군>(우)B-2 폭격기의 경우, 레이더 반사 단면적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작은 유리 구슬 하나 정도로 알려져 있다.<사진출처 : 미 공군>
1979년부터 시작된 B-2 폭격기의 개발
동서냉전이 고조되던 1979년 미공군은 운용중인 B-52 폭격기를 대체할 새로운 폭격기의 개발 사업을 시작한다. 선진기술폭격기(ATB: Advanced Technology Bomber)로 알려진 이 사업은, 록히드(현 록히드 마틴)사와 노스롭(현 노스롭 그루먼)사가 참여해 경쟁을 벌였다. 1981년 노스롭사가 제안한 기체가 B-2 스피릿 폭격기로 선정되었다. 1982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되었지만, 이 계획은 당시 존재 자체도 공개되지 않았을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되었다. 1988년 11월 B-2 폭격기는 세상에 그 존재를 공개하였으며, 1989년 7월 최초 비행에 성공하였다. 미공군은 132대의 B-2 폭격기를 구매할 예정이었지만,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국방예산이 대폭 감축되어 어쩔 수 없이 구매 수량을 축소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B-2 폭격기는 총 21대만 양산되었고, 2009년에는 사고로 1대를 잃어버리면서 현재는 20대를 미공군이 운용 중이다. 생산대수가 줄어 들면서 기체 가격도 급상승 했다. 알려진 B-2 폭격기의 대당 가격은 한화 2조원 이상이다. 공군이 운용중인 F-15K 전투기가 대당 한화 1100억원이상인 것을 감안한다면, B-2 폭격기 1대면 F-15K 전투기 20대를 살 수 있다.
- ▲ (좌)전익기인 B-2 폭격기는 전폭은 넓고 전장이 짧아 일반적인 폭격기 격납고에는 수용이 불가능하다.<사진출처 : 미 공군>(우)스텔스기는 피탐지성 즉 스텔스 성능을 지속적으로 유지 관리해 주어야 한다.<사진출처 : 미 공군>
B-2 폭격기의 놀라운 스텔스 성능
고도의 스텔스 기술이 사용된 B-2 폭격기의 스텔스 성능은 과연 어느 정도인가? 많은 사람들이 궁금히 여기고 있지만, 기밀사항이라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다만 알려진 바에 의하면 B-2 폭격기의 경우, 레이더 반사 단면적(RCS: Radar Cross Section)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작은 유리 구슬 하나 정도로 알려져 있다. 동급의 레이더 반사 단면적을 가진 다른 항공기로는 F-22 전투기가 있다. 참고로 F-117 전투기와 F-35 전투기는 골프공 보다 조금 크거나 작은 크기(0.001㎡)이다. 스텔스기가 아닌 일반적인 전투기는 1㎡가 넘는 경우도 흔하다. 이렇게 뛰어난 스텔스 성능을 가진 B-2 폭격기이지만, 스텔스 성능을 운용 유지하는 일이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군용기와 달리 스텔스기는 피탐지성 즉 스텔스 성능을 지속적으로 유지 관리해 주어야 한다. 특히 레이더 전파 흡수재인 RAM의 도색상태를 점검해야 하고, 온도 및 습도의 유지도 중요한 사항 중 하나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체에 RAM을 재도색 해야 한다. 또한 전익기인 B-2 폭격기는 전폭은 넓고 전장이 짧아 일반적인 폭격기 격납고에는 수용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B-2 폭격기는 에어컨 시설이 설치된 별도의 전용 격납고에서 운용하게 된다.
- ▲ B-2 폭격기 최초의 실전참가는 1999년 3월 나토의 유고 연방 공습작전인 코소보전이다.<사진출처 : 미 공군>
B-2 폭격기의 실전참가
B-2 폭격기 최초의 실전참가는 1999년 3월 나토의 유고 연방 공습작전인 코소보전이다. 이 작전에서 총 6대의 B-2 폭격기가 45회의 출격수를 기록하였다. B-2 폭격기는 유고 연방의 중요한 목표물에 656여 발의 갬(GAM: GPS-Aided Muntion)과 제이담등의 스마트 폭탄을 투하하였다. 이후 B-2 폭격기는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면서 시작된 대테러 전쟁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에도 참가했다. B-2 폭격기는 10월 7일 첫 공습을 시작으로 3일 동안 총 6회의 공습 임무를 수행했다. 개전 초기 적의 중요한 표적이 제거된 뒤에는, 알카에다와 탈레반 지도부의 뒤를 쫓아 이들을 제거하는 임무를 맡았다. 2003년 제2차 걸프전인 이라크 자유작전에서는 총 4기의 B-2 폭격기가 참가했고, 583여 발의 제이담이 공습에 사용되었다. 특히 미국이 가능성 있는 목표물(Target of Opportunity)이라고 부른, 사담 후세인과 그의 추종세력에 대한 공습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최근에는 대리비아 공습작전인 오딧세이의 새벽(Odyssey Dawn)에도 참가했다. 작전 첫날 3대의 B-2 폭격기는 45발의 제이담을 나눠 싣고, 지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8300Km를 날아 리비아에 공습을 감행했다. 공습 목표는 리비아에 위치한 가르다비야 민군겸용공항의 군사 시설물로, 미해군에서 발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함께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파괴했다. 이번 임무에 투입된 B-2 폭격기들은 25시간을 넘게 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4차례의 공중급유를 받았다.
- ▲ B-2 폭격기는 500파운드(약250Kg)의 제이담 80발을 투하 80개의 개별 목표를 파괴할 수도 있다.<사진출처 : 미 공군>
한 번에 80개의 목표물을 공격한다
B-2 폭격기는 재래식 공격능력과 핵 공격능력을 동시에 보유한 멀티롤(Multi-Role) 폭격기이다. 특히 재래식 공격능력은 전 세계의 어떤 군용기 보다 강력하다. B-2 폭격기는 최대 23t의 각종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B-2 폭격기 2대에 탑재된 스마트 폭탄은 일반 전투기의 72대에 해당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B-2 폭격기는 고도 12200m 상공에서 탑재된 APQ-181 컨포멀 레이더를 이용하여, 한번에 2000 파운드(약 907Kg)의 제이담 16발을 투하 16개의 개별 목표를 파괴할 수 있다. 이보다 작은 500파운드(약 250Kg)의 제이담 80발을 투하 80개의 개별 목표를 파괴할 수도 있다. 또한 무게만 약 14톤에 달하는 초대형 벙커 버스터 스마트 폭탄인 GBU-57 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도 운용할 수 있다. 2009년 6월 미공군이 도입을 결정한 이 폭탄은 일반적인 지표면에서는 지하 60m, 콘크리트 표면은 8m까지 관통할 수 있다. 지하에 있는 군사시설 파괴에 특히 효과적인 무기이다.
글 김대영 /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인텔엣지(주) 국방조사팀 팀장
http://www.cyworld.com/undercoverbrother
자료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