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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박무익 한국갤럽회장의 충격 고백 "문재인 진 이유는"

鶴山 徐 仁 2012. 12. 24. 16:31

 

여론조사 달인 충격 고백 "문재인 진 이유는"


박무익 한국갤럽회장 18대 대선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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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 박무익 한국갤럽조사연구소 회장의 첫인상은 소탈하고 넉넉해 보였다. 18대 대통령선거가 끝난 다음날인 20일 서울 사직동 한국갤럽 사옥에서 박 회장을 만나 이번 대선의 특징과 박근혜 당선인이 승리하게 된 嶽� 등에 대해 들어봤다. 선거와 여론조사에 대해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모습은 푸근했던 첫인상과는 달리 예리하고 분석적이었다. 박 회장은 이에 앞서 대선을 일주일 앞둔 지난 11일 매경 이코노미스트클럽 비공개 강연에서 이번 대선은 박 당선인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강연에서 박 회장은 "문재인 후보가 한 번은 하늘을 배신할 정도로 대선판을 뒤흔들 큰 베팅을 하지 않으면 이기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게 된 요인은.

▶우선 박근혜라는 인물을 꼽을 수 있다. 박 당선인은 안정적이고 신뢰할 만한 이미지를 가졌다. 많은 유권자들은 박 당선인이 그동안 걸어왔던 삶의 궤적이나 경험을 신뢰했다. 과거 퍼스트 레이디로서 활동한 것이나 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구한 정치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박 당선인이 `원칙`을 강조하고 끝까지 이를 지킨 것도 호평을 받았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지금 중장년층을 가장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최적의 후보를 낸 셈이다.

-또 다른 승리 요인을 꼽는다면.

▶보수표의 총결집이다. 역대 대선에서 이번처럼 보수 진영이 뭉친 적이 없었다. 선거과정이 안철수 전 후보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휘둘렸고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가 TV토론회에 나와서 점잖치 못한 언행을 한 것도 50ㆍ60대에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50대 이상이 "저것은 아니야"라고 생각해 대거 투표장으로 향했다.

-대선 기간 중 "여당 후보는 상대편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가면 된다"는 얘기를 종종 하셨다.

▶박 당선인은 자신을 제대로 부각시켜서 대통령이 될 만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면 그걸로 충분했다. 여당 후보로서 그 점에 초점을 맞춘 캠페인을 전개하면 된다고 봤다. 문재인 후보건, 안철수 후보건 (상대편을)상관하지 말고, 신경 쓸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안철수 전 후보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 대선은 안 전 후보가 이끈 선거판이었다. 그러나 그가 단일화 국면에서 갑작스러운 사퇴를 포함해 예상과 다른 행동을 했다. 이로 인해 순수했던 그의 이미지에 금이 갔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안 전 후보에게 과도하게 관심이 쏠렸고 비정상적인 선거판이 형성됐다. 이는 반대로 50대 이상 세대를 뭉치게 했으며 이들의 투표율을 크게 높였다.

-안 전 후보가 나왔다면 박 당선인에게 위협이 됐을까.

▶박-문-안 3자 지지율 대결에서 안철수 후보는 한번도 박근혜 당선인을 앞지른 적이 없었다. 박 당선인이 고정적으로 40% 이상을 확보한 반면, 안 후보는 25% 안팎의 수준이었다. 안 후보의 지지층은 상당 부분 문 후보의 지지층과 겹쳤다.

-문재인 후보가 패배한 가장 큰 이유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브랜드가 없었다. 스스로 서지 못했다. 계속해서 안철수 전 후보를 바라보면서 도와 달라고 요청한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줬다. 특히 선거 막판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고 베팅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문 후보를 10년 전의 노무현 대선 후보와 비교한다면.

▶정책이나 공약, 연설을 잘하는지는 그다지 중요치 않다. 유권자들은 그 사람이 인격적으로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가, 신뢰할 만한 사람인가로 평가한다. 자신만의 색깔을 갖추고 이를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10년 전 노무현 후보에게는 이런 특성이 있었다. 정몽준 전 대표가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자고 했을 때, 자신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위험을 무릅쓰고)베팅을 했다.

-문 후보는 안 전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그걸 못했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단일화 과정에서 아쉬웠던 것이 문 후보가 안 후보 측 제안을 받았어야 했다. 여론조사를 앞두고 적합도, 본선 경쟁력 등의 (조건)얘기를 한 것은 잘못됐다. 문 후보가 한 번은 하늘을 배반했어야 했다. 즉 대선 레이스 도중에 판을 흔들 대형 이슈를 만들어냈어야 했다.

-인구 구성의 변화도 문 후보에게 불리했다고 생각된다.

▶세대별 인구 구성을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10년 전에는 20ㆍ30대가 1690만명, 50대 이상 1024만명에 달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20ㆍ30대가 1549만명으로 줄어든 데 반해 50대 이상은 무려 1621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596만명이나 늘어난 50대 이상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는 박 당선인이 인구분포상 유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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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대선 캠페인을 평가한다면.

▶줄곧 정권교체와 단일화를 얘기했지만 스스로 국가비전을 제시하는 측면이 부족했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로 정권이 교체됐을 때 달라질 국가의 미래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자신의 것이 아니고 남의 것(정권교체, 단일화)에 대해서만 얘기함으로써 유권자의 20%를 놓고 벌인 새누리당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세 차례의 후보 간 TV토론이 있었다. 토론을 잘한 후보의 지지율이 얼마나 뛰었나.

▶나는 예전부터 TV토론을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TV토론은 지지율에 영향을 안 주는 걸로 나타난다.

-이번 대선에서 나타난 사회적 현상이나 시대정신은.

▶5년 전인 이명박 대통령 당선 때보다 빈부의 격차가 커졌다. 우리 사회에 못사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지지율 예측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한명숙 후보를 7~8%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결과적으로 1%포인트 차이로 오 후보가 당선됐다. 그 이유는 무상급식 등의 선거 메시지가 서울 강남에서도 먹혀들 정도로 저소득층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후보는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처음에는 그리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으나 예상외로 효과적인 이슈가 됐다.

-소득격차가 생긴 배경이나 원인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지지 않았나.

▶그렇다. 과거에는 나의 가난은 나와 내 가족의 문제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지금은 나의 가난이 한국사회의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부자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서 사회복지를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로 인해 상대적인 빈곤감이 커졌을 수도 있는데.

▶내가 사는 평창동, 효자동 인근 작은 가게들만 보더라도 그 가게 문을 닫는 순간 실업자로 전락한다는 두려움이 자영업자에게는 있다. 그에 반해 대기업들은 과도한 이익을 챙기며 저 혼자만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유세기간 중 박 당선인은 많은 공약을 했다. 이를 제대로 지킬 수 있을까.

▶퍼주기식 공약을 너무 많이 했다. 솔직히 당선인이 이를 어떻게 지켜 나갈 수 있을지 우려된다. 예를 들어 박 당선인이 연간 경제성장률을 4%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 경제성장에 대한 이 같은 청사진이 없는 만큼 어디서 재원을 확보해서 어떻게 복지를 대폭 늘리는 공약을 이행할지가 걱정이다.

-안철수 전 후보의 향후 정치적 행보를 어떻게 예상하나.

▶그건 알 수 없다. 나는 (정치)바람을 일으키는 사람이 아니다. 여론은 계속 변한다. 여론조사는 (여론의)온도를 측정하는 온도계이자, 그 변화의 순간을 스냅사진으로 찍어서 기록할 뿐이다. 그의 행보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박 당선인에게 바람이나 주문이 있다면.

▶국민을 행복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이미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국민이 보다 더 잘살도록 해주길 바란다.

-화제를 여론조사로 돌려보자. 여론조사를 통해 위험을 줄이거나 가능성을 타진한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지인 중에 모 백화점의 회장을 맡고 있던 분이 있는데 20년 전, 선거 출마를 고심하며 우리 연구소에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그가 당선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출마하지 말 것을 권유했다. 그분은 이 결과를 흔쾌히 받아들였으며 명예를 지킬 수 있었다.

-여론조사의 핵심은 뭔가.

랜덤 샘플링(Random samplingㆍ무작위 표본추출)이다. 랜덤은 로또의 당첨번호를 맞히듯 무작위다. 우리 회사는 4억원을 들여서 휴대폰 RDD(Random Digit Dialing) 방식의 전화시스템을 구축했다.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숫자를 랜덤하게 돌려서 전화를 걸게 된다. 무작위 표본추출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조사는 모두 엉터리다.

-한 나라의 여론을 파악하기 위한 최소한의 표본 수는.

▶무작위 표본추출 개념을 적용하면 전체 미국인 중에서 1000명 정도만 조사해도 여론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1935년에 만들어져 하나의 공식처럼 굳어졌는데 랜덤(무작위)하게 1000명만 뽑으면 ±3% 오차로 미국 여론을 알 수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전체 국민이란 모집단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해 표본을 뽑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물론이다. 가령 전국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다고 가정하자. 전국에서 서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4%라면 1000명 중 240명은 서울에서 뽑아야 한다. 이처럼 무작위 표본추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를, 어떻게 뽑아서 조사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실시한 상당수 여론조사가 달랐다. 왜 그런가.

▶한국의 많은 여론조사 기관은 영세하다. 직원이 15명 안팎에 불과한 곳도 있는데 이런 규모로는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 수 없다.

-조사방식에 문제점은 없나.

▶ARS(자동응답시스템) 방식의 여론조사는 랜덤 샘플링 원칙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 ARS 조사는 조사원이 직접 집으로 전화를 걸어 인터뷰하는 것이 아니라 응답자가 미리 녹음된 음성질문을 듣고 전화기의 번호를 눌러 답하는 방식이다. 이때 100명 중 95명이 전화를 끊어버린다. 이런 방식으로는 전화를 끊어버린 95명의 생각은 알 수 없다.

-신뢰성이 낮은데도 아직도 ARS 조사가 이뤄지는 이유는.

▶시스템만 도입하면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여론조사의 흉내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여론조사의 전제와 절차를 무시하더라도 어쨌든 숫자는 얻어진다. 그러나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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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의 전화 여론조사는 어떤가.

▶한국갤럽은 이름이 널리 알려져서 조사원이 전화를 걸면 질문에 답하는 비율이 30% 이상 된다. 결과적으로 인구 비례에 가중치를 두고 맞춘다. 그런 만큼 여론조사 때는 조사기관의 지명도가 매우 중요하다.

-선거기간 중 이뤄진 여론조사는 기관마다 차이가 났다. 한국갤럽은 어떠했나.

▶한국갤럽이 선거기간 중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단 한 번도 박 당선인이 1위를 놓친 적이 없었다. 법에 의해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 선거일 하루 전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도 박 당선인 51.5%, 문 후보 47.8%로 나타났다.

-좋은 조사기관과 나쁜 조사기관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

▶조사대상, 표본추출방법, 자료수집 방법 등을 포괄하는 조사설계를 제대로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조사설계 단계에서 얼마나 적합하고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하는지, 또 얼마나 원칙대로 조사를 수행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가끔 조사의 중립성을 지키지 않고 의뢰자가 요구하는 대로 조사해주는 한심한 일들이 일어나는데 안타깝다.

■ 美 조지갤럽 회장 직접 만나, 갤럽명칭 한국내 사용권 따내

1943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경북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서울대 경영학과 석사를 마치고 국내 모 대기업에 입사해 광고 관련 일을 맡았다. 당시에는 광고회사가 없었는데 그곳에서 광고 카피라이터로 유명세를 탔다.

그 후 여론에 관한 체계적인 조사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32세 때인 1974년 국내 최초의 여론조사회사인 KSP를 세웠다. 그는 여론조사의 창시자인 미국의 조지 갤럽 회장을 직접 찾아가 갤럽(Gallup)이란 브랜드를 쓰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1978년 갤럽인터내셔널의 멤버가 되면서부터 회사명이 `갤럽`을 넣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로 바뀌었다. 그는 지난 38년간 여론조사라는 한 우물을 팠다.

그런 만큼 한국 리서치업계에서는 대부(代父)로 통한다. 국내 여론조사의 선구자인 그는 낙관론자다. 인생철학이자 경영철학이 "오늘보다 내일이 잘될 것이다"이다.

[김대영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 출처 : 매일경제 >

 

 

출처 : 경대사대 부중고1215회 동기회
글쓴이 : 여정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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