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갑갑하게 살다보면 커다란 변화를 놓치기 십상이다. 그렇지 않다면 나라가 망하고 민족이 멸하는 역사의 浮沈(부침)은 없었을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1816년 근대 민족국가 체제 시작 이래 2000년까지 있었던 나라(207개국) 중 32%(66개국)가 사라져 버렸다. 그 중 75%(50개국)는 전쟁 등 폭력으로 멸망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조선이 그렇게 망했고 대한제국이 망했고 또 광복을 맞았다. 인간이란 한 치 앞을 보지 못하는 셈이다.
국가의 쇠락은 弱子(약자)의 고통을 키운다. 아이들은 죽음에 몰리고 여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국경을 넘어야 한다. 소련 붕괴 이후 모스크바에서 잘 나가던 발레리나들은 한국의 신도시 밤무대를 전전하며 춤 춰야 했다. 일제시대 종군위안부 역시 나라가 망한 뒤 겪었던 바로 몇 년 전 치욕이다.
90년대 중후반 북한이 위기로 치닫자 식량을 구하기 위해 동족 처녀들이 짐승처럼 대륙으로 팔려가기 시작했다. 설움의 피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중국에서 그녀들은 이쩌(一豬), 알쩌(二豬), 싼쩌(三猪), ‘돼지’로 불린다! 지금 한국인들은 중국에 가 발 마사지를 받으며 호강을 누린다. 그러나 언제 한국인이 중국인의 발 마사지를 하며 눈물을 흘릴지 모른다. 그것이 국가이고 냉혹한 현실이다.
2012년 12월 대선을 한 달 여 앞둔 한국은 역사의 기로에 서 있다.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이벤트에 가려진 氷山(빙산)의 몸통은 의외로 거대한 것이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보통사람 육안으론 가늠도 어렵다. 그러나 눈을 비벼 직시하면 명확한 갈림길이 드러난다. 한쪽은 북한동족의 해방과 구원을 목표로 세워진 대한민국 1948년 체제이고 다른 한쪽은 이를 타파해 국가보안법 폐지와 연방제통일로 가는 새로운 2013년 체제의 탄생이다. 앞의 길은 휘청대는 북한체제를 정리해 자유통일로 가는 길이고 뒤의 길은 얼마간 시간이 걸릴지 몰라도 남북한 민족의 공멸로 치닫는 길이다.
12월 대선은 건국 이래 가장 중요한 선거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이른바 역사의 變曲點(변곡점)이다. 이 거대한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迷惑(미혹)의 연막은 한국인의 마음속 자리한 미움·증오·시기·질투·분노의 찌꺼기다. 흔하게 부딪치는 이 땅 청년들의 핏발서린 눈빛이다. 한국이 국가보안법 폐지와 연방제통일이라는 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가게 된다면 그 심층의 動因(동인)은 결국 감사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했던 우리 자신의 어두움 때문일 것이다. 2012년 등장한 안철수라는 정치괴짜 역시 이 흑암을 먹고 사는 불가사리일 뿐이다.
나라가, 아니 거창한 조국과 민족을 말하기 전에 우리와 후손이 더 자유롭고 더 안전하고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은 그래서 감사와 용서와 사랑에 있다. 질곡의 역사를 거치며 주고받은 상처들을 부모세대와 자식세대가 서로 감사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새로운 세대’가 나와야 한다. 그때 자유통일을 통한 일류국가 건설은 자연스러운 국가적 비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증오에 휩싸인 백성은 이성적 설득이 어렵고 결국 재앙을 자초해 자멸해 버린다.
2012년 12월 대선은 最善(최선)도, 次善(차선)도 아닌 最惡(최악)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최악을 막아 낸 이후에 해야 될 시대적 사명은 감사와 용서와 사랑의 ‘새로운 세대’를 키우는 것이다. 자유통일의 비전을 품은 민족중흥의 세대가 만주와 시베리아를 신나게 내달릴 2018년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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