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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30대女 미혼율 43.5%… 전국 최고/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1. 7. 19. 09:23
사회
종합

서울 강남구, 30대女 미혼율 43.5%… 전국 최고

입력 : 2011.07.18 03:06 / 수정 : 2011.07.18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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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30대女 4년제 대졸 55%, 전문직 가진 고소득자 많아 남성들 "부담스럽다"며 꺼려
30대 후반 미혼여성 25만명 한해 2만6000여명만 결혼… 1인 가구, 日수준으로 늘 듯

서울의 30대 여성 미혼율이 30%대로 올라섰다. 또 서울에서도 강남구는 30대 여성 미혼율이 43.5%로 치솟았다. 강남의 30대 여성 두명 중 한명이 결혼하지 않은 셈이다. 2005년 32.8%에서 껑충 뛴 것이다.

본지가 17일 통계청의 2010 인구센서스를 분석한 결과, 30대 여성의 미혼율은 강남구 외에 관악구(38.8%), 종로구(37.6%), 용산구(36.3%) 등도 높았다.

강남의 고학력·고소득 여성들

서울의 명문대를 나와 홍보대행사 이사로 있는 이모(34·강남구 대치동)씨는 독신주의자가 아니다. 하지만 너무 바쁜 데다, 맘에 드는 배우자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주변에 얘기한다. 그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이씨는)학벌도 좋고 직위도 높고 기가 너무 세보여 결혼하기는 부담스러워한다"는 말이다.

그는 "쓸쓸한 노후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굳이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결혼할 필요가 있느냐"며 "지금은 내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얘기였다.

대학강사인 이모(33·강남구 압구정동)씨는 맞선을 보러 간 자리에서 남자들이 '나이'때문에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까지 다녀오느라 서른을 넘긴 그는 주변에서 집안도 괜찮고 외모도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맞선에 나가 "이렇게 완벽한데 아직까지 결혼하지 않으신 게 이해가 안 됩니다"라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강남구는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30대 여성이 30대 남성보다 많은 지역이다. 고학력·고소득자들이 많으며 30대 여성 4만8183명 중 4년제 대졸자가 55%나 된다. 전문직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강남 미혼율이 높은 것은 고학력·고소득자들이 많아 자기보다 더 좋은 조건의 남자를 찾기 힘든 데다 부모에 얹혀사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미혼율, 왜 높아지나

30대 남성의 미혼율은 2000년 19.3%에서 작년에 37.9%로 뛰었다. 30대 남성의 미혼자 수도 80만명에서 148만명으로 10년새 1.5배가량 늘었다. 30대 여성의 미혼율은 같은 기간 7.5%에서 20.4%로 올랐다.

미혼율이 높아진 이유는 우선 우리 사회의 학력 수준이 높아진 반면 취업난이 심해져 전반적으로 결혼 연령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2000년 남자 29.3세에서 작년에 31.8세, 여성은 같은 기간 26.5세에서 28.9세로 높아졌다. 여성들의 대학진학률도 80% 이상으로 높아졌다. 작년 통계청 조사에서 15세 이상 미혼여성 46.3%가 "결혼은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고 답변했다.

30~40대의 미혼율이 높아지면서 지자체와 민간업체들이 주선하는 단체 미팅 행사도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주최로 열린 미팅행사.
'예비 1인 가구' 급증

작년에 30대 후반 여성 미혼자가 25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8명 중의 한명꼴이다. 이들이 결혼하기란 쉽지 않다. 30대 후반에 결혼하는 경우가 한해 2만6000여건에 불과해 이들이 40대가 될 때까지 앞으로 5년간 많아야 13만여명 정도만 결혼하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미혼자가 쌓이다 보면 현재 24%인 1인가구 비율이 일본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도쿄의 1인가구 비율은 42.5%이다.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은 "1인가구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데도 어쩔 수 없이 혼자 살게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사회안전망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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