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아내의 첫 나들이

鶴山 徐 仁 2010. 1. 9. 04:24

 


아내의 첫 나들이


병상의 아내가 오늘 집으로 첫 나들이를 시도하는 날이다.
멀리 미국에서 온 며느리와 특히 귀여운 손녀를
병원에서 맞아서 지내기 싫은 눈치라 
걱정은 되지만 강행군을 결심했다.

걱정이 돼서 그런지 어젯밤 병원에서 돌아온 뒤부터
선잠을 자고, 통 깊은 잠을 이룰 수가 없어서
이렇게 걱정스런 심정을 그려보면서
아내 맞을 준비를 생각한다.

몇 달 전만 해도 정상적 활동을 하는데 문제가 없었는데
갑짜기 쓰러져 병상에서 지내고 있는 터이니
얼마나 답답하고 힘이 덜 것인가는

충분히 헤아릴 수가 있다.

때 맞춰 몰아친 한파가 어제 오후부터는 많이 풀려서
그나마 나들이에 무척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그렇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에
많이 염려스러운게 사실이다.

그러나 귀여운 꼬맹이 손녀와 하룻밤이라도 함께 하며
시름을 떨치는 것도 위험부담을 느끼는 만큼이나
아내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 때문에

 아내 말대로 따르기로 하였다.

 이제 경인년 새해를 맞은지도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으니 
점점 차도가 있어 봄이 오면 함께 나들이 하며
기운을 차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힘들지만 희망을 가지고 지낸다.

오늘부터 이틀 간만이라 해도 모처럼 가족이 한데 모여서 

귀엽고 이쁜 소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져서
그동안 병원생활에서 쌓였을 스트레스들를

잠시라도 풀 수 있었으면 한다.

아무 일 없이 출발에서 다시 병원으로 돌아갈 시간까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터인데

이것저것 생각해야할 것들이 많은데
경험이 없어서 좀 걱정스럽다.

예쁜 손녀와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 지낼 수 있게 되면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지는데
아무튼 가족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좋은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새벽에 깨어서 생각해 보니, 아내와 결혼일을 앞두고도
이렇게 신경이 쓰이고,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을 까
이미 40년 전 그때의 기억은 지워져버려
이젠 그때를 회상할 수조차 없다.

 

그때 그렇게 예쁘고, 건강하던 아내가 이렇게 되고보니

정녕 흐르는 세월따라 다가오는 한계를 느끼며
다시 남은 인생을 어떻게 보내야 할 까를 
곰곰히 하나하나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