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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가 방한(訪韓) 가방에 챙긴 것들

鶴山 徐 仁 2009. 2. 1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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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가 방한(訪韓) 가방에 챙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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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연말 상원의원 존 케리와 힐러리 클린턴이 차기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됐을 때

  • 미국의 한 칼럼니스트는 힐러리가 더 적임자라고 했다.

  • 케리는 미국에서 '같이 차를 마시고 싶지 않은 상원의원' 10명을 뽑으면

  • 반드시 그 안에 들어갈 성격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했다.

  • 반면 힐러리는 어디에 떨어뜨려 놓아도 오래전에 잠깐 스쳐간 사람을 알아보고

  • 어떤 주제로든 열띤 토론을 벌일 수 있는 놀라운 붙임성과 다양한 화제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 더 낫다는 것이다.

    힐러리는 중동 평화협상 같은 어려운 일을 시작하면 6개월 정도는 집에 가지 않고 버틸 수 있을 정도로

  • 끈질긴 근성을 갖고 있다. 조직 장악력도 뛰어나서

  • 파월 전 국무장관이 체니 부통령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던 것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 더더욱 국무장관에 적격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힐러리의 국제적인 인기였다.

  •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될 뻔했던 거물인 데다, 퍼스트레이디와 상원의원을 지내는 동안

  • 80개국 이상을 방문하며 주목받았다. 부시 대통령 시절 손상된 미국의 인기를 복원하는 데

  • 이보다 더 효과적인 인물도 없는 것이다.

    그 힐러리 국무장관이 19~20일 방한한다. 이명박 대통령과는 오찬이 예정돼 있고 여성계 인사들과의

  • 만남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미 국무장관의 첫 해외 나들이는 전통적으로 유럽이나 중동이었다.

  • 그런데 힐러리는 아시아를 택했다.

    오바마는 힐러리의 여행 보따리에 어떤 의제를 담아주었을까.

  • 공식적으론 국제 금융위기와 기후변화 등이 안건이다.

  • 그러나 2007년 오바마가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즈(Foreign Affairs)'에 기고한 글을 보면,

  • 아시아에 대한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오바마는 아시아에 "더 효과적인 틀을 만들겠다"고 했다.

  • 양자 합의나 가끔씩 하는 정상회담, 북핵 6자회담 같은 임시기구를 넘어서,

  • 필리핀의 테러에서 인도네시아의 조류 인플루엔자까지도 다 다룰 수 있는 포괄적인 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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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첫 방한에 힐러리가 이렇게 구체적인 안건을 들고 오지는 않을 것이다.

  • 그보다는 '오바마 취임 후 달라진 미국과 함께 일하고 싶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 목표일 수 있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도 이미 이달 초 유럽으로 날아가

  • "미국 외교가 새로운 시작버튼을 누를 때가 됐다"는 오바마의 메시지를 전해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 바이든은 오랜 우방인 유럽국가들에 "미국은 파트너들에게 더 많은 참여를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오바마와 바이든, 힐러리가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합의와 협력이다.

  •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에 질려 미국에 냉담해진 국제사회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 우선과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의 강력한 지도력을 추구한다는 점에선 부시와 다를 바 없지만,

  • 오바마는 제도와 틀과 국제기구 등을 통해서 지도력을 행사하겠다고 다짐한다.

    뼛속 깊이 정치인인 힐러리는 외교에서도 '정치감각'을 중시한다. 동맹을 강화하고,

  • 적대세력과 대화하고, 반드시 적은 아니어도 미국에 도전하는 세력들을 제대로 관리해

  •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하려면 외교에서도 '정치가다운 능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오바마의 메시지는 결국 국제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 더 많은 국가들이 책임과 부담을 나누자는 것이다.

  • 그런 의미에서 오바마식 외교에서

  • 미국의 동맹국들은 이전보다 더 복잡하고 무거운 짐을 나눠지게 될 것이다.

  • 힐러리의 첫 임무는 어쩌면 아시아 국가들이 자원봉사자의 심정으로

  • 그 짐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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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인선 기획취재부 차장대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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