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아시아 중동圈

베트남 하롱베이, 한 폭의 산수화를 만나다

鶴山 徐 仁 2008. 3. 31. 00:52
[일간스포츠 박상언]


캄보디아와 베트남은 최근 동남아시아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오랫동안 '은둔 생활'을 한 까닭에 아직 인근의 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 등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인프라만 제대로 구축된다면 머지않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관광대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두 나라의 관광자원은 문화와 자연으로 구분돼 눈길을 끈다.

캄보디아는 1000여 년 전 조상이 피와 땀으로 일궈놓은 유산을 바탕으로 관광대국을 꿈구고 있는 반면 베트남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앞세워 지구촌 가족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등록된 베트남의 하롱베이가 대표적 관광상품으로 꼽힌다.



▲은둔 접고 세상 밖으로 나선 캄보디아

캄보디아는 기원후 1~6세기 푸난왕조와 첸라왕조가 메콩삼각주와 동양 최대의 호수인 툰레삽 유역을 지배하면서 세계 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캄보디아는 앙코르왕국이 활동한 9세기 초반부터 13세기까지 인도차이나반도 대부분에 영향력을 비치면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현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소도시 시엠립에 도읍을 정한 앙코르왕국은 반경 600㎞ 내에 100개가 넘는 사원을 건설했을 만큼 찬란한 문화를 일궜다. 이 때문에 캄보디아 여행에서는 프놈펜보다 시엠립을 먼저 찾는다. 관광에서 만큼은 시엠립이 캄보디아의 수도인 셈이다.

대표적 유산은 앙코르와트와 앙코르톰앙코르유적이다. 시엠립 북쪽 6㎞에 자리한 앙코르와트는 12세기 초 수리아바르만 2세가 30년 만에 완성한 사원으로 1861년 프랑스의 박물학자에 의해 발견됐다.

대부분의 사원이 동쪽을 향해있는 반면 서쪽을 바라보고 있어 발견 초기에는 '죽음의 사원'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태양과 달의 움직임을 반영하는 등 우주의 변화를 표현한 사원임이 밝혀졌다.

중앙탑을 중심으로 동서 1500m, 남북 1300m의 직사각형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담 밖에는 폭 100m의 해자로 둘러싸여 사원 전체가 마치 물 위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입구에서 사원 내까지 355m의 긴 보도와 중앙 탑까지 세 겹으로 둘러싸인 회랑은 해자와 더불어 사원이라기 보다 하나의 왕성을 연상시킨다.

내부는 바라문교의 전설인 라마야나·마하바라타·마나수라·신들과 악마의 전쟁, 그리고 건립자인 수리아바르만 2세의 출정에 관한 이야기들이 회랑별로 나뉘어져 있다. 이중 세 번째 회랑은 이 사원의 주신인 비슈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신화·역사를 정교하면서도 균형잡힌 조각으로 형상화해 앙코르 문화를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해준다.

수많은 침입과 약탈로 인해 적지않은 유물이 파괴되고 도난당했지만 건축물 자체에서 풍기는 웅장함과 신비함, 조각 작품의 섬세함은 700년을 훨씬 넘는 세월 속에서도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툰레삽호 북쪽에 자리한 앙코르톰은 13세기 초 자야바르만 7세가 사원과 왕궁을 중심으로 144㎢ 외곽에 성벽을 세우고, 폭 100m의 해자로 둘러쌌다. 따라서 앙코르톰은 사원이 아니라 해자로 둘러싸인 지역을 의미한다.

앙코르톰에서 빼놓지 말고 찾아야 할 곳은 중앙에 자리한 바이욘사원이다. 어디서나 볼 수 있도록 모두 200개의 얼굴로 구성된 54개의 탑들로 형성됐는데, 이들의 온화한 표정이 보기만 해도 마음을 가라앉혀 '바이욘의 미소'로 불린다.



▲용의 전설 간직한 하롱베이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를 중심으로 하는 관광은 캄보디아와 달리 자연유산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하노이에서 한나절이면 도착하는 중국과의 국경 근처 하롱베이는 국내 모 항공사의 광고, 영화 '인도차이나' 등을 통해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1994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롱베이의 하롱은 하룡(下龍)의 베트남 발음으로 바다를 건너온 침략자를 응징하기 위해 용이 내려와 입에서 보석과 구슬을 내뿜자 이들이 바다로 떨어지면서 갖가지 형상의 섬으로 변해 적을 물리쳤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석회암의 구릉지대가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에 깎이면서 만들어낸 3000여 개의 섬이 빚어내는 풍경은 숨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바다가 섬들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섬이 바다를 가로막아 호수를 일궈낸 듯한 느낌이다. 선상 크루즈를 통해 섬을 속속들이 살펴보는데, 끝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섬은 푸른 바닷와 어우러지며 태양의 위치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석회암 지대인 까닭에 종유동굴을 품은 섬들도 적지 않다. 가장 웅장한 곳은 항한으로 길이가 2㎞나 되고, 항다우고는 1288년 천흥다오 장군이 몽고군과의 밧당강 전투에서 사용하던 나무 말뚝을 저장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 그밖의 가볼 만한 곳

■캄보디아

▲바이욘사원-앙코르톰 정중앙에 위치한 사원으로 어느 방향에서도 볼 수 있도록 200여 개의 얼굴로 만든 54개의 탑으로 이뤄져 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을 가라앉히는 미소로 인해 '바이욘의 미소'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바쿠론사원-지상에서 43m 높이에 있는 사원은 앙코르톰 왕성 안에 있지만 성벽을 쌓기 전에 세워졌다. 회랑이 집중화하는 첫 모델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노예들의 반란을 진압한 장군이 왕에게 충성을 서약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코끼리테라스-앙코르톰 내에서 각종 행사 장소로 이용됐던 곳이다. 테라스 앞면에는 세 개의 머리를 가진 코끼리상, 뒷면에는 다섯 개의 머리를 가진 말이 조각돼 있다.

▲타프롬사원-자야바르만 7세가 그의 어머니를 위해 건립한 사원이다. 다른 사원과 달리 곧게 사원의 벽과 기둥을 휘감으면서 뒤엉킨 나무 뿌리가 울창해 마치 지옥의 사원을 연상케한다.

▲톤레삽호수-캄보디아 면적의 15%를 차지하는 동양 최대 호수다. 다양한 식물 및 어류를 통해 캄보디아인에게 60% 이상의 단백질을 제공한다. 호수는 건기인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메콩강으로 물을 흘려보내지만 나머지 우기에는 역으로 메콩강에서 물이 역류해 호수 면적을 3배까지 늘린다. 캄보디아는 호수 주변에 사는 수상족들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베트남

▲호치민박물관-1990년 호치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개관했다. 호치민 생가 모형·애용품·편지 외에 혁명과 관련된 유품이 전시되고 있다.

▲호아키엠호수-하노이 시내 중심가에 있는 작은 호수로 '되돌려준 칼의 호수'로 유명하다. 전설에 의하면 명나라 군사를 물리친 레 타이 투 왕이 잃어버린 칼을 찾기 위해 작은 배를 타고 호수로 나갔는데 거대한 황금거북이 나타나 왕에게 칼을 건네주고 돌아갔다고 한다. 후수에는 아직도 많은 거북이가 살고 있다.

▲티톱섬-하롱만에 있는 섬 중 하나이다. 정상은 해발 30m로 계단을 통해 오르면 하롱만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에 닿는다. 미니 모래해변도 있어 간단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수상인형극-1000년 전 역사를 자랑하는 독특한 예술이다. 당시 델타 홍강 지역 농부들이 자연재료를 이용해 수확을 끝낸 후 연못이나 논둑에서 즉흥쇼로 이뤄지던 것이 발전해 오늘에 이르렀다.

◇호도투어(www.82ok.com)는 캄보디아 앙코르유적지와 베트남 하롱베이 등을 돌아보는 4박 6일 일정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인천공항을 출발해 캄보디아 시엠립에 도착해 앙코르와트·앙코르돔·톤레삽호 등을 돌아본 후 베트남 하노이로 이동, 하롱베이와 호치민박물관 등 하노이 시내를 관광하는 것으로 짜여져 있다.

상품 가격은 왕복항공권·교통비·현지입장권·1억원 여행자보험 등을 포함해 94만 9000원부터이다. 02-6900-9116.

박상언 기자 [se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