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신앙입국(信仰立國) ③

鶴山 徐 仁 2007. 9. 23. 00:40
 
   
   
  서정후님께 드립니다.
     
신앙입국(信仰立國) ③

조와(弔蛙) : 개구리를 추도함

1927년 7월에 창간하여 온갖 시련을 무릅쓰고 꾸준히 발행되어왔던 『성서조선』지는 1942년 3월호로 폐간 당하게 되었다. ‘조와(弔蛙)’란 제목의 짤막한 한 편의 글로 인하여 일본 경찰로부터 강제폐간 당하게 되고 『성서조선』지에 관계된 여러 사람들이 옥살이까지 하게 되었다. 이른바 ‘성서조선사건’이다. ‘조와’란 말은 ‘개구리의 죽음을 애도함’이란 뜻의 말이다. 이 제목의 짧은 글 속에 무슨 뜻이 담겨 있었기에 성서조선지가 폐간까지 당하게 되었을까?

글의 요지는 다음 같다.
“늦가을 우물가 담(潭) 곁에 기도처를 마련하고 기도하러 다니던 중에 7, 8마리의 개구리들을 볼 수 있었다. 계절이 바뀌어 얼음이 얼기 시작하면서 수개월간 개구리들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봄 비 쏟아지던 어느 날 새벽 얼음이 풀리는 날이 왔다. 오래간만에 개구리들의 안부가 궁금하여 연못 속을 살펴보았더니 아뿔싸 개구리 시체 두어 마리가 연못 속을 떠다니고 있었다.
지난 겨울의 깡추위에 얼어 죽은 시체들이었다. 유달리 추웠던 겨울 날씨 탓이었다.
얼어 죽은 개구리들을 고이 묻어주고 보니 연못 바닥에 아직 살아 있는 개구리 두어 마리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
아! 전멸은 면했나 보다!”

이런 내용의 극히 소박하고 간단한 내용의 글이었다. 그러나 일본 경찰은 이 글 속에 담긴 민족혼을 살피고는 성서조선지를 폐간하고 성서조선지에 관계되는 여러 사람들을 감옥으로 보냈다. 지금 우리가 봄 날씨에 살고 있는 것은 우리 선배들이 그런 겨울 날씨를 견뎌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