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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스펙을 가진 20대 후반의 직장인입니다. 4년제 지방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일본어 기술통역으로 취업했습니다. 제 평범함을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남보다 두 배는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각종 자격증 시험을 치고, 외국어 강좌, 새벽반 강의 등을 빠짐없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 가지 목표를 세우고 이루고 나면 곧 다른 목표가 눈에 들어와 스스로를 다그치게 되는 것입니다. 매번 열심히 하지만 뭘 해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같은 자리에서 맴을 도는 것 같고 친구들은 운을 타고 승승장구하니 속이 탑니다. 겉으로는 당당해 보이지만 속앓이로 병들어가는 근본원인은 무엇일까요? (열심히 살았지만 힘든 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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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씨는 그동안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리고 꽤 많은 것을 성취했으리라 믿습니다. 기본적으로 성실함을 ‘트레이드 마크’로 삼은 분이네요. 그러나 많은 즐거움을 희생해가면서 노력 했는데 손에 쥔 것이 없는 것 같아 허기가 지죠? 마치 곳간에다가 꽤 많은 것을 퍼다가 나른 것 같은데 막상 안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황당한 상황 말입니다.
그건 L씨의 마음가짐 때문입니다. L씨의 눈에는 언제나 남이 가진 떡만 보입니다. 그것이 더 좋아 보이는 순간 자기 것은 별 것이 아닌 것이 됩니다. 손은 두 개뿐이니 새것에 손을 뻗기 위해서 갖고 있는 것들은 미련 없이 버립니다. 그 후 애써 남이 갖고 있는 것과 비슷한 것을 쥐게 되는데, 손 안에 넣자마자 눈은 어느새 다른 옆 사람의 떡으로 가버립니다.
남과 비교를 하는 것은 내가 뒤떨어지지 않도록 분발을 하도록 하고, 틀린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피드백을 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그러나 L씨와 같이 ‘비교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끊임없이 남과 비교해 새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고 또다시 새로운 대상과 비교하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원래 내 삶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잊어버립니다. 인생을 왜 사는지, 어떤 사람이 되기 위해 살아가는지, 그 종착점을 놓친 채 그때그때 눈에 보이는 좋은 것을 좇기만 할 뿐이니 힘만 들고 남는 것은 없는 것 같죠.
p.s. 자기 삶의 목표를 분명히 하세요. 목표를 향해 남과 비교하는 채널을 꺼버리고 자기 길로만 묵묵하게 일로 매진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꾸 뒤를 돌아보고 싶은 불안한 마음이 들겠지만 꾹 참으세요. 혹시 완전히 다른 길을 든 게 아닌가 싶은 불안감을 억누를 때 그저 행운으로만 보이던 친구들의 성취가 당신에게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예전에 놓아 버렸던 많은 것들이 당신 창고구석에 차곡차곡 쌓여있습니다. 그것들이 은근히 원동력이 되어줄 겁니다. 진정한 만족감은 타인과 비교에서 오지 않습니다. 만족은 자기만족이 최고로 맛있답니다. 사람은 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법이니까요.(건국대의대 신경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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