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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하르다르에 도착한 후 가장 놀랐던 것은 바로 자전거 행렬이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피부색은 까맣지만 문득 중국에 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아디스 아바바의 경우 수도이긴 하지만 도로 포장 상태가 썩 좋지 않고, 평균 해발 고도가 2,300m 정도의 고지대라서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나 바하르다르의 경우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이 길을 자전거가 누비고 있었다. 게다가 자전거를 팔고 또 자전거를 수리하는 장소도 눈에 많이 띄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봉사단원이나 일본국제청년협력대(JICA) 단원도 출퇴근을 전부 자전거로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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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자전거는 전량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었고, 새 자전거 한 대는 현지 돈으로 1,000birr(1USD≒8.67birr) 정도였다. 기계 정비공이 한 달 풀타임으로 일할 경우 800birr 정도를 월급으로 받는다고 하는데, 현지 물가를 고려했을 때 자전거 한 대에 1,000birr면 그리 싼 편은 아니다. 모든 자전거에는 중국처럼 번호판이 부착되어 있었다.
중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삼륜차를 만난 후 바하르다르는 아프리카에 있는 어떤 도시라기보다는 중국의 축소판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하르다르에 딱 두 개가 있는 재래시장에는 질 낮은 중국산 제품이 즐비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많기 때문에 중국인이 엄청 많이 유입되고 있었다. 사람이 가면 문화도 따라가는 법. 현재 아프리카 대륙 전체가 그렇지만 바하르다르에서도 역시 중국이 아시아 문화를 대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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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