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반 삼촌의 집을 떠나 야곱은 고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야곱은 지난 이십년의 세월을 곱씹어 보았다. 그 옛날 형 에사오의 살기(殺氣)를 피해 고향을 허겁지겁 도망쳐 나오던 일, 그리고 라헬과 레아와의 결혼, 삼촌 라반에게 겪은 사기와 실망 등 이십년의 세월이 눈앞을 스쳐갔다. 고향을 떠나올 때 청년이던 야곱은 이제 중년이 되어 어엿한 가장이 되었다. 지난 이십년의 세월이 마치 곡예를 하는 것같이 느껴졌다. 고향이 가까워 질수록 이십년 동안 묵은 공포가 야곱을 엄습했다. 그 공포는 다름 아닌 형 에사오였다. “형 에사오가 아직도 나를 미워하고 저주하고 있을지도 몰라. 혹시라도 형의 노여움이 가시지 않았으면 나는 죽을지도 모른다….” 사실 고향을 떠날 때 어머니 리브가는 야곱에게 말했었다. “야곱아, 네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