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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악 마당

[스크랩] 아리랑 "의 참뜻

鶴山 徐 仁 2005. 12. 20. 13:33
 

아리랑 "의 참뜻을 아는가?



요즘 들어 나는 젊은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아리랑이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이에 대한 대답은 거의 모두가 “모른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말 사전을 찾아보아도

아리랑의 뜻풀이가 없다.

그냥 민요 아리랑의 후렴이라는 풀이가 고작이다.


아리랑의 뜻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아리랑을 애창하는 족속이 우리 민족이라니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든다.


뜻도 모르고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두 가지 각도에서 설명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첫째는 그 노래와 가락이 오랜 내력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민족정서 그 자체를 응축한 것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노랫말의 뜻도 모르면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어떤 초현실적인 성향 또는 기초를 다지지 못하는

민족의 성향을 나타낸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기초를 제대로 다지지 못함으로써

일어나는 폐해가 지금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되기도 한다.


실 기초를 착실하게 다지지 않은 것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종당에는 허물어지게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문화나 정신의 측면에서도

자기의 주체와 위상을 올바로 다지지 못하면

마침내 자기상실의 혼란만 있을 뿐이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리랑의 뜻도 제대로 모르고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는 것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겨레의 말, 겨레의 얼, 겨레의 노래가 무엇이고

그것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세계화’를 지향한다고 해서 우리가 일등백성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처럼 큰 착각도 없을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진정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있어야 할 때이다.

우리의 두 다리로 대지를 굳게 밟고 선 자세로

세계를 바로 보고 우리의 제 생각을 올곧게 펼치는 것이

곧 참 세계화로 가는 길이다.


나는 나 자신을 모르는 게 너무나 부끄럽고 안타까워

아리랑이 무슨 뜻인지 염치 불구하고 묻고 다녔다.

그리고 아리랑에 관한 많은 자료를 찾아 나름대로 해답을

얻기에 이르렀다.


나는 아리랑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정신이 담긴

가장 오래된 말 가운데 하나라고 믿는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의 원초적 심성에 아리랑이 그토록

깊숙이 자리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옛말에 ‘아리’는 ‘크다’, ‘오래다’, ‘넓다’는 뜻을

지니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라’는 ‘강(江)’을 뜻하는 뿌리말이라고 한다.


장백산의 옛이름이 ‘아리상견’ 즉 아리산임에 비추어

이 경우의 ‘아리’는 ‘높고 크다’는 뜻임이 분명하다.


우리 겨레는 예부터 높은 산에 올라 하늘에 제사지내고

큰 강을 중심으로 농경민족으로서의 터전을 닦아온 것이

사실이다.


단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에 보면 상고시대 우리겨레가

분포한 지역을 ‘아리라’라고 일컬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옛 조선이 최초로 자리 잡은 ‘아리라’는

백두산을 중심으로 한 송화강 유역이었는데

송화강의 옛이름이 바로 ‘아리라’였다.


이 ‘아리라’라는 이름은 우리 겨레가 남하하면서

큰 강에 이를 때마다 붙여진 흔적을 남겼다.


압록강, 대동강, 한강, 낙동강의 옛 이름이 모두

‘아리라’였음은 그것을 말해 준다.


이두문자로 아리수(阿利水)라고 이름 붙여진 것도

‘아리라’에서 연유된 것임은 물론이다.


광개토대왕의 비문에 적혀 있는 ‘아리수’는

오늘날의 한강을 말하는 것이고,

‘신라지리지(新羅地理誌)’의 ‘아시량(阿尸良)’은

낙동강의 옛이름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라’의 옛말은 ‘라라’인데

이것도 ‘아리라’와 연관된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렇게 보면 ‘아리라’에서 연유한 ‘아리랑’은

우리 겨레의 역사와 문화의 큰 줄기임을 알 수 있다.


우리 겨레는 큰 강을 중심으로 농경사회를 이루면서

‘라라(나라)’를 세웠고 ‘아리라’를 못 잊어 부르면서

남하해 왔던 것이다.


이런 역사적 맥락에서 ‘아리랑’은

정녕 이 겨레의 생명력 그 자체와 직결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 이규행(언론인, 사단법인 국학연구소 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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