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9년. 유화. 491 × 716 cm. 루브르미술관 소장. 파리
1816년 여름 프랑스의 한 일간지 사회면에 아주 끔찍한 사건사고 소식이 하나
실렸다. 메두사호의 난파와 극적으로 살아남은 생존자에 대한 소식이다. 메두사호는 세네갈 식민지 개척을 위해 닻을 올린 프랑스의 군함으로.
군인들과 선원 그리고 세네갈 정착을 위한 승객들이 타고 있었다.
당시 메두사호는 퇴임한 이래 20여년이 넘도록 키 한 번 잡지 않았던 퇴역 해군 장군의 지휘 아래 있었으며. 결국 항해
도중 아프리카 해안에서 모래 언덕을 피하지 못하고 그만 좌초되고 만다.
메두사호에 배치된 구조용 보트를 타고 선장과 장교들은 탈출을 한다. 하지만. 보트에 오르지 못한 150여명의
승객들은 급조된 뗏목에 몸을 싣고 구조선이 오기를 기다리며 바다를 떠돌게 되었는데. 뗏목에서 일어나게 될 살인과 식인의 이야기는 등짝을 오싹하게
만드는 여느 괴담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렇게 표류한지가 어언 13일이 지나서야 지나던 범선에 의해 구조가 된 뗏목에서 살아남은 자는 겨우 10명 남짓이었다고
한다.
메두사호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제리코는 충격적인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으며 사실 확인과 상황 파악을 위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증언을 듣고. 시체 보관소를 방문하여 눈으로 시체를 확인하기까지 한다. 작품을 위하여 많은 양의 스케치는 물론. 뗏목을 모형으로
짜보고. 인물상을 만들어 직접 배치하는 등 다양한 모색도 병행한다.
엄청난 재앙과 피비린내 나는 생존의 여정 중에서 제리코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순간은 부질없는 희망 속에서 마지막 남은
안간힘으로 외치는 구호의 손짓이다.
화면 하단에는 목마름과 배고픔에 이미 지쳐 쓰러진 사람들의 모습이 있고. 이와 반대로. 화면 상단에서는 한 곳을 향해 몸을
돌린 채 극도의 긴장된 손짓을 하고 있는 사람들로 짜여 있다.
화면의 구성은 뗏목의 돛대를 중심으로 하는 하나의 삼각형 구도와. 남자의 길게 뻗은 팔과 헝겊의 끝자락이 꼭짓점을 이루는
또 다른 삼각형이 전체 구도를 주도하는 2중 삼각형 구도이다.
일반적으로 삼각형 구도는 상승감을 주면서도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구도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러하지를 못하다. 삼각형 구도
속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사선들이 안정감을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면을 이끄는 시선의 동선은 희망을 향해 애써 뻗친 남자의 손끝에 다다르지만. 어둡고 무겁게 버티고 서있는 돛대는 시선을
분산시키며 불안감과 비인간적인 현실을 각성시키게 만든다.
그 위로. 검은 악령처럼 먹구름은 온통 하늘을 뒤덮고. 파도는 거칠게 일어나고.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몸부림은 지나치게
과장된 근육의 선과 뚜렷한 음영의 대비에 의해 더 한층 고조되어 있다.
극적이며 동적인 구성과 자유분방한 필채로 표현된 이 작품은 낭만주의를 대표할 만한 작품이다. 그것과 더불어 실제 사건을
다룬다는 점을 주목할 때. 극도로 사실적인 작품이며 더 한층 나아가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상기시키는 작품이다.
그림과 그림 속 이야기를 통해 주제를 한번 논해 보자. 타이타닉호의 침몰을 과학물질문명에 대한 맹신의 붕괴로 읽을 수
있다면. 메두사호의 난파에서 보이는 피비린내 나는 생존의 약육강식은 제국주의 시대에 표류하는 인류애의 모습은 아닐까! 경남신문 |
출처 : 블로그 > .. | 글쓴이 : 너와집나그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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