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의 시선 벗어던진 축제의 무대
그러다가 유달리 트랜스젠더에 관대한 태국에서 1998년 별도로 ‘미스 티파니 선발대회’라는 행사를 개최했는데, 태국이 미국 측에 두 대회의 통합을 제의했고 결국 2004년 ‘세계 트랜스젠더 미인 선발대회’가 열릴 수 있었다. 국제적 규모의 외양을 갖춘 성대한 이 대회는 태국의 수도인 방콕에서 승용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한 휴양도시 파타야에서 열렸다. 지난해에는 초대가수와 심사위원 자격으로 우리나라의 하리수씨가 이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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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문지였던 도청에서는 부지사를 비롯, 공무원과 민원인까지 가세해 대대적인 환영을 해주었고, 가는 곳마다 축복과 환영의 꽃다발이 뿌려졌다. 세계 어느 곳보다 트랜스젠더에게 개방적인 태국인들, 이들은 트랜스젠더를 제2의 여자라 부르며 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어떤 편견도 갖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촌부리 부지사는 “태국 사회는 트랜스젠더를 인정하고 있으며 그들도 태국의 전통문화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선택한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태국의 트랜스젠더들은 일반 사무직과 쇼핑센터 매니저, PR 매니저, 패션 분야에서도 일반인과 차별없이 일할 수 있다고 한다.
관공서의 지원과 시민의 뜨거운 반응에 이미 인터내셔널 퀸 대회는 화려한 관광상품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대회 참가자들도 현지의 이런 분위기에 힘을 얻었다. 한국 대표로 참가한 김유리씨는 “이런 문화가 우리나라에서도 생겨났으면 좋겠어요.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것 자체가 너무나 즐겁고 여러 나라의 트랜스젠더 친구들을 만나 자신감을 얻었어요”라며 밝게 웃었다.
대회 하루 전, 전야제격인 ‘Talent competition’에서는 그동안 갈고 닦은 재능을 펼쳐 보였는데 과히 환상적이었다. 공식 의상인 흰색 상의와 회색 바지를 벗어버리고 화려한 의상으로 변신한 18명 트랜스젠더들의 불꽃 튀는 경쟁과 현란한 몸동작에 심사위원들과 취재진, 관객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완벽한 메이크업과 무대에서의 매너는 가히 세계 미녀대회의 수준이었다.
이윽고 모두가 기다리던 미스 인터내셔널 퀸대회의 막이 올랐다. 대회장은 더욱 뜨거운 열기 속으로 빠져들고 참가자들의 팽팽한 긴장 속에서 보이지 않는 경쟁은 심화되었다. 비키니 수영복, 이브닝 드레스, 개별 인터뷰의 순으로 이어진 이날 대회에서 단연 돋보이는 참가자는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은 한국의 김유리씨였다. 화려한 용머리로 장식한 그녀는 단아한 미소로 관객의 탄성을 자아내며 수많은 카메라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강력한 1위 후보였던 김유리씨에게 잘 어울리는 의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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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런 대회가 우리나라에서도 개최될 수 있을까? 하리수 열풍을 겪었던 우리나라지만 그것도 단지 유행처럼 지나간 관심이었다. 아직 설 자리가 좁은 트랜스젠더와 성적 소수자들에게 좀더 자리를 만들어주고 차이를 인정해주는 것, 보다 성숙한 의식과 따뜻하고 관대한 시선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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