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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닥터 지바고: 라라의 테마 여러 버젼

鶴山 徐 仁 2005. 9. 22. 22:40

    Morris Jarr: 영화, 닥터 지바고 (Dr. Zhivago) Lala's Theme (Somewhere My Love) <- Main Theme-OST <- Ray Coniff Singers <- Connie Francis <- Andy Williams <- Giovanni Marradi, piano <- Francis Goya, guitar

    내 사랑이여, 이 세상 어딘가엔 우리들의 노래가 있겠죠. 두꺼운 눈이 봄의 희망을 덮가리고 있어도 내 사랑이여, 이 세상 어딘가엔 푸르름과 황금빛으로 피어나는 언덕이 있겠죠. 함께 당신이 피워낼 수 있는 꿈들도.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날 날이 있겠죠. 언젠가 다시 봄은 돌아오겠구요. 그렇게 당신을 다시 만나는 날, 나는 말할 수 있어요. "언제고 봄은 다시 돌아오는 것"이라고. 내 사랑 당신은 그리 머잖아 돌아오리라. 따스한 훈풍처럼... 부드럽게 입맞춰 주는 눈처럼... 그때까지 내 사랑이여, 가끔은 나를 생각해 주세요. 당신이 다시 내 사람이 되는 그날까지 말예요. 하늘이여, 하루 빨리 그 날이 오기를...

Somewhere my love, there will be songs to sing Although the snow covers the hopes of Spring Somewhere a hill blossoms in green and gold And there are dreams, all that your heart can hold Someday we`ll meet again, my love Someday whenever the Spring breaks through You`ll come to me out of the long-ago Warm as the wind, soft as the kiss of snow Till then my sweet, think of me now and then God speed my love, till you are mine again Someday we`ll meet again, my love Someday whenever that Spring breaks through You`ll come to me out of the long-ago Warm as the wind, and as soft as the kiss of snow Till then my sweet, think of me now and then God speed my love, till you are mine again!

    닥터 지바고를 처음 본 것이 중 2 때이다. 그 후로도 몇 번을 더 본줄 모른다. 아예 집에다 비디오로 녹화해 두고서 보곤 했으니깐. 볼 때마다 매번 그 영화의 느낌이 달라진다. 영화 한 편의 느낌이 이렇게 변덕스러울진대, 하물며 세상에서 받는 느낌이야... 중 고등시절에는 그 멋진 설경이 보여주는 러시아의 황량한 아름다움에 반했었고 (실제 촬영은 핀란드의 겨울을 찍은 거라지만) 대학때는 지바고와 라라의 대륙을 종횡하는 평생의 그 러브스토리에 반했었다. 오마 샤리프의 아랍인 특유의 그 이글거리는 눈빛과 줄리 크리스티의 호소하는 듯한 우수에 찬 푸른 눈. 순백의 설원에 투영된 그 두 눈빛의 이미지는 묘한 신비감과 이국적 환상 속으로 나를 이끌어 갔다. 그리고 사회인이 되고 아빠가 되고나서야 비로소 원작자 파스테르나크의 작품의도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사회 초년생으로 신입사원 교육을 받을 때, 지난 대선때 모 정당의 경선후보로 나왔던 이 모씨가 당시 그 회사의 상무로 강의에 들어와서 물었다.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가 뭐냐고. 나는 지체없이 닥터 지바고를 외쳤다. 이 모씨는 그때 닥터 지바고 얘기만 족히 30분은 했던 것 같다. 그와 나는 말하자면, 지바고 매니아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가 80년대 후반에 정계에 진출해서 부산지역의 국회의원 후보로 나왔을 때 아주 인상깊은 선거운동을 했다는 소식을 읽은 적 있다. 극장을 하나 빌려 대학생들을 초청해서 닥터 지바고를 감상하고, 영화가 끝난 후 '시대정신' , '정치철학' 같은 거에 관해서 학생들과 함께 진지하게 토론했다는 거다. 결국 낙선했었지만, 나 보기엔 멋지고 뜻깊은 선거운동이었다.

    닥터 지바고에는 참으로 많은 것이 녹아 들어있다는 생각이다. 詩, 이념, 정치, 사회, 사랑, 철학, 낭만, 예술 등등.... 세월이 흘러 세상과 더불어 나도 끊임없이 변해왔고, 이 영화의 느낌 또한 달라져 왔지만, 그 오랜 세월동안 조강지처 마냥 한결같은 감동을 주었던 것은, 바로 이 주제음악 - '라라의 테마'이다. 노래로 불리우는 'Somewhere my love'는 라라의 테마와 같은 선율의 합창곡인데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Ray Coniff Singers가 불렀던 이 합창곡은 영화의 여러 OST들에 가리워져서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는 영화를 처음 보았던 중학시절 때 부터 참 좋아했던 노래이다. (맞다, 나는 좀 조숙했었다) OST 앨범에도 이 노래는 수록돼지 않아서 그 동안 참 듣고싶은 노래였는데, 결국 웹에서 찾아 들었다.

    영화에서 라라의 테마는 '발랄라이카'라는 만돌린 비슷한 러시아 민속악기로 연주된다. 눈발이 흩날리는 초겨울 벌판.. 공동묘지에 젊은 엄마를 땅에 묻는 어린 지바고. 새끼늑대 처럼 고개 들어 잿빛 황량한 하늘로 시선을 던질 때, 발랄라이카가 울린다. 밤바람에 유리창을 때리는 마른 나뭇가지 소리의 을씨년스러움, 혼자 누어있는 방 한 구석에 놓인 엄마의 유품 - 발랄라이카.. 그 때 발랄라이카가 떨리듯 울린다. 그리고 눈보라 몰아치는 시베리아의 설원을 혼자 거지꼴로 걸어갈 때, 바리키노의 은거지에서 성에 끼어 얼었던 유리창이 봄햇살에 녹을 때, 문밖에 모여든 늑대들의 울부짖음에서 라라와의 사랑의 종말과 죽음을 예감하며 촛불 아래서 언 손으로 유서처럼 남기는 사랑의 詩 - 'To Lala' 를 쓸 때, 그 때마다 발랄라이카는 떨려 울리며, 전율의 트레몰로를 쏟아 놓는다. 마치 지바고의 종잇장처럼 얇은 심장소리로 떨려 울린다. 강철판처럼 꿈쩍도 않는 이 세상을 향해... 소리없이 부르짖는 그의 영혼의 트레몰로처럼 떨려 울린다.

      모든 일에서 극단에까지 가고 싶다. 일에서나, 길에서나, 마음의 혼란에서나. 사소한 일상의 핵심에까지 그것들의 원인과 근원과 뿌리 결국 본질에까지... 운명과 우연의 끈을 항상 잡고서 살며, 생각하며, 느끼고, 사랑하고, 또 발견하고 싶다. 아, 만약 부분적으로라도 나에게 그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여덟 줄의 시를 쓰련다. 정열의 본질에 대해서 오만과 원죄에 대해서 도주나 박해, 사업상의 우연과 척추뼈와 손에 대해서도 그것들의 법칙을 나는 찾아내련다. 그 본질과 이니셜(Initial)을 나는 다시금 반복하련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옆사진)의 詩-

    =-=-=-=-=-=-=-=-=-=-=-=-=-=-=-=-=-=-=-=-=-=-=-=-=-=-=-=-=-=-=-=-=-=-=-= - 퍼온 글: 김성곤(서울대교수·영문학) [동아일보] 1996. 7. 17 - [문학과 영화]「의사 지바고」… 혁명에 찢긴 「시인의삶」 [원작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 감독 데이비드 린] 러시아의 노벨상 수상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의사 지바고」는 러시아 혁명의 격변기를 살다 간 어느 시인의 파란만장한 삶과 사랑과 죽음을 장대한 스케일로 그린 장편소설이다. 1917년 3월에 일어난 러시아혁명은 러시아인들의 모든 것을 뒤바꾸어 놓은 금세기 최대의 사건이었다. 그 시절을 살았던 러시아인들은 모두 피할 길 없는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휩쓸려들어갔으며 그 와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단 하나뿐인 목숨과 사랑을 잃었다. 러시아혁명은 궁극적으로 차르의 절대왕정과 레닌의 공산주의, 백군파와 적군파, 우파와 좌파, 귀족과 평민 그리고 지주와 노동자 사이의 전쟁이었다. 그러나 혁명은 그 두 계층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의 삶과 사랑까지도 파괴했다. 예컨대 이상주의자 대학생 파샤는 혁명 이데올로기를 위해 애인 라라를 포기하며 시인 지바고 역시 혁명의 와중에서 가족과 가정을 포함한 많은 소중한 것들을 잃는다. 혁명은 언제나 보다 더 나은 세상의 창출을 그 목표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서 개인의 사랑과 삶은 언제나 무시되고 고통 당한다. 모든 것을 상실하는 역경과 극한상황 속에서 지바고를 지탱해주는 것은 오직 문학과 예술에 대한 그의 열정이다. 그리고 그에게 시적 영감을 주는 뮤즈는 그가 사랑하는 여인 라라다. 순박한 그의 아내가 현실세계를 상징한다면 정열적인 그의 애인 라라는 자유분방한 예술세계를 표상한다. 그는 라라와 더불어 설원 속에 은거하며 시를 쓰는 행복을 경험하지만 그러한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작가는 결코 사회적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하며 예술 역시 역사적 맥락으로부터 단절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바고는 라라와 헤어진다. 그녀는 시인이 끊임없이 추구하지만 결코 붙잡을 수는 없는 「예술 혼(魂)」의 상징이다. 「의사 지바고」는 1965년 데이비드 린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그해 아카데미 각색상과 촬영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상 감독상 조연상에 추천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오마 샤리프가 지바고 역을, 줄리 크리스티가 라라 역을, 그리고 찰리 채플린의 딸인 제럴딘 채플린이 지바고 부인 역을 맡았으며, 그 외에도 알렉 기네스와 로드 스타이거 등 대형배우들이 출연해 좋은 연기를 펼쳤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나 「인도로 가는 길」을 감독한 데이비드 린의 작품답게 「의사 지바고」역시 대형화면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심지어는 지바고가 사투를 벌이며 걸어가는 눈내리는 대설원조차도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 같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린 감독은 러시아 특유의 대륙성문학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 풍경에의 과도한 의존은, 원작의 잘 짜인 구성과 스토리 전개를 다소산만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린의 「의사 지바고」는 서사시적 구성과 문학적 상징을 적절히 조화시킨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레일이 파손되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지바고의 피난열차는 힘차게 전진하는 혁명군 사령관 파샤의 열차와 대비되어 격변기를 사는 시인 지바고의 좌절감과 무력함을 은유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나중에 모스크바로 돌아가 거리를 헤매던 지바고가 우연히 라라가 탄 차를 발견하고 뒤쫓아가다 심장마비로 쓰러져 죽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 또한 상징적이면서도 감동적이다. 죽을때까지 이상향을 쫓아가는 것이야말로 바로 모든 예술가들의 공통된 태도이기 때문이다. 「의사 지바고」는 「내 사랑 어디에」라는 유명한 주제가로 60년대 음악팬들과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출처 : 고려아연 트래킹(걷기 등산 여행)
글쓴이 : 트래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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