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W I S S ..................Z U R I C
H
알렉산드라의 아침
Z u r i
c h
아침을 좋아하는 이가
있다.
검푸른 바다를 건너와 황금빛 비단옷자락을 사스락거리며
이내 곁에 와 섰는 자.
흑단같은 머릿결에
조용히 입맞춤하여
자신의 방문을 알리는 자.
이제 창문을 열라 한다.
그리고 이제 막 해산한 여인네의
가슴처럼 풍성하고
보드라운 아침의 전령인 자신에게 오라 한다.
그런 아침의 품속을 거닐다
돌아왔습니다.
너른 잔디밭을 뛰고 뒹글고 띄엄띄엄 동무하듯 서있는 나무에
수줍은 인삿말 건네며 아침 산책을 마치고
돌아옵니다.
하얀새님 < 아침을 좋아하는 이> 中에서
양털처럼
아주 부드러운 잠에서
날 깨우는 관능적인
장난질.
알프스 산맥쪽을 향하여 난
하얀 망사커텐이 처진
하얀창을 소리없이
넘어들어와,
머리맡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은 스위스 요정.
머리카락을 부드러운 손길로 따스하게 덥히며
건드리고,
눈을 매만지기도 하고,
코를 간지럽히기도 하는,
너무도 아름답고,순결하며,눈부신
그녀는
알렉산드라의 아침햇살.
窓을 열고
가슴을 한껏 열어
아침을 힘껏 끌어
안으니,
물씬 풍기는 향기.
겐,
알프스의 신선한 눈냄새.
보라빛 봄꽃
냄새.
좋은 치즈와 함께 굽혀지는 빵냄새.
마음의 모든 올들이 실타래에서
풀려나듯,
솟아나는
소유욕과 식욕.
쯔빙글리의 새로운 종교 이념이 받아 들여진
곳이며,
다다이즘의 시작이며,
영세 중립국의 가장 큰 도시인 취리히.
라마트 강변의
산책에서
레닌의 혁명의 꿈이 시작되고,
솔제니친이 조국을 떠나 머무르던 망명지.
국제 금융의 중심지 파라데
광장.
맑고 맑아서
가슴을 부레로 만드는
취리히의 첫 아침.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