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 R A N C E....................P A R I
S
소르본느와 파리 예술학교
La
Sorbonne
1253년 로베르 드 소르본 신부에
의해
16명의 학생들로 시작한
프랑스 최고의 대학 소르본느.
어떤 구획이나 담장도 없이,
또는
대문조차도 없이
생 미셸거리에 놓여져 있어도
의연해 보이는 소르본느.
파리의 지도를 펴놓고 세느강 시떼섬 남쪽을 돌아보기로 했었다. 소르본느 대학과 판테온,
룩상부르 정원과 파리 예술학교. 지금껏 돌아본 파리는 낭만적이나 비교적 정적인 분위기였으나, 소르본느 대학과 예술학교가 있는 이
세느강 남쪽의 산책은 요란함과 번잡함과 젊음의 열기나 축제 분위기 ? 아니면 화려한 위락시설들과 다양한 놀이문화를
만날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생 미셸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한적한 주택가를 지나고 곳곳에 자리잡은 작은 잔디밭 정원을
지나고, 소르본느 대학 후면으로 부터 정면으로 돌아서 걸어가도, 고전적인 대학 건축물들과 나무들과 돗수 높은 안경을 끼고
걸어가며 책을 읽는 학생들과 파리의 봄햇살과 고요한 정적뿐... 대학가라는 선입견으로 기대했던 그 어떤 풍경도 만날 수가
없다.
판테온앞을 지나 룩상부르 정원으로 다가가도 마찬가지일뿐이다. 생 미셸거리에서 다국적인 거리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이것은 내 머릿속에 잠재되어 있는 대학가의 풍경이 아니다. 어리석게도 내가 원하는 대학가를 만나기 위하여 골목들을
누볐다
자연생물학 전문서적점, 인류역사 전문서적점, 의학 전문서적점, 인문계열 전문서적점,공학
전문서적점.등등등.. 다양한 지도와 지구본 전문점, 의료실험기기전문점, 천문기기 전문점등등등.. 있기를 기대한 것은
없고, 생각지도 않았던 전문서점들과 학습에 필요한 전문용품점들이 골목을 다 메웠다. 실험과 연구에 필요한 그 모든것들이 다
있었다.
그러나, 미용실들과 호프집과 술집들. 당구장과 오락실과 노래방들. 의상실과 악세사리점과
커피숖들.
우리 대학가를 메우고 있는 풍경들이 없다
...무슨 대학가가 이래?
우리나라 대학가앞에서는
제대로 된 서점이나 화방을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데, 여기는 종류도 다양한 서점들만 있다.
소르본느 대학가에
와서 뭔가 푸짐하게 먹어보자며 아침도 굶고 나왔는데, 먹을곳이 없다. 한참이나 헤멘 끝에 생 미셸거리와 룩상부르 정원이 만나는
모서리. 소박한 작은 빵가게에서 겨우 도너츠하나와 커피 한잔을,
실패한 대학가 산책.
그러나 기대를 버리지는
않았다. 파리 예술학교 근처로 가면 기대하는 풍경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들어선 파리 예술학교. 수도원
같았다. 조용한 정적속에서 창너머로 조각하고, 그림그리고 T자와 삼각자를 움직이는 어깨들만 보인다. 간간히 물감이 잔뜩 묻은
앞치마를 두른 채 복도에서 커피를 마시며 나즉한 목소리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학생들만..
후정이나 중정에는 조각 작품들이
작은 미술관을 이루고, 학교는 수도원이나 사원같은 적막감에 싸여있었다. 창너머로 새로운 창작에 몰두해 있는 학생들의 분위기에
젖어 숨 죽이고 예술 학교를 빠져 나와 다시 대학가 풍경을 찾으려 했다.
그 골목들, 전부 화방들과
설계용품점들.서점들,고서적 전문점,갤러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 조용함속에서, 창조력을 만들어 내는
엄청난 자유로움. 방종이 없는 큰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대학가 풍경과 파리의 대학가 풍경.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개인적으로는, 우리의 대학 교육,.그 환경, 아니 어쩌면 전 과정의 교육 환경과
정책이 뭔가 분명히 잘못 되었다고 느끼면서 돌아나온 세느강 남쪽 풍경.
孟母三遷之敎(맹모삼천지교)
...
진한 유화 물감냄새의
아카데미 프랑세스,
생 떽쥐베리가 건축학부를 다닌 그
길들,
畵廊들이 있는 좁은 골목길을 돌고 도니
세느강이 보이고,
강 건너 루브르,
노오란
개나리 군집같은 형상으로
퐁데아츠 뒤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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