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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한국도 투자 부적합 국가 돼가"… 레버리지 상품·정책 실패 직격

鶴山 徐 仁 2026. 8. 4. 18:40

조선경제 > 증권·금융

블룸버그 "한국도 투자 부적합 국가 돼가"… 레버리지 상품·정책 실패 직격

"AI 호황 믿어도 코스피는 멀리할 수 있어…젊은 투자자 보호했는지 자성해야"

이준우 기자

입력 2026.08.04. 11:34업데이트 2026.08.04. 11:36


극심한 변동성과 미숙한 정책 대응으로 한국 증시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투자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의 수혜와 낮은 밸류에이션만으로는 코스피의 반등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일러스트=이철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슐리 렌은 3일(현지 시각) ‘한국 역시 투자 부적합 국가가 되고 있다(South Korea Is Becoming Uninvestable, Too)’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올해 세계에서 가장 뜨거우면서도 변동성이 가장 큰 주식시장을 보유한 나라”라며 “코스피가 불과 27거래일 만에 거의 40% 하락한 것은 2015년 중국 증시 폭락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 기업이고,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5.5배로 10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단순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반등을 예상하기 전에 최근의 매도세와 코스피를 끌어올리려는 정부의 서투른 시도가 새로운 투자자 집단에 트라우마를 안기고 시장에 오명을 씌웠는지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글로벌 AI 산업의 호황을 믿으면서도 코스피에서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문제로는 극심한 변동성을 꼽았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하루 5% 이상 움직인 날은 33일로, 일본 닛케이225(4일)와 홍콩 항셍지수(0일)를 크게 웃돌았다. 렌은 “변동성은 치명적”이라며 “분산 투자를 중시하는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은 코스피가 계속 요동칠 경우 한국 주식 투자 비중을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동성을 증폭시킨 주요 원인으로는 지난 5월 말 출시가 승인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지목했다. 레버리지 상품 운용사는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매일 보유 자산을 조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가가 오르면 더 사고 하락하면 더 파는 거래가 발생해 주가 움직임을 키운다는 것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폭락으로 개인투자자 피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2026년 7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이 상품의 폐지를 요구하는 근조화환 30여 개가 대량 배달돼 줄지어 놓였다. /김지호 기자

 

골드만삭스 추산에 따르면 코스피가 고점을 기록한 지난 6월 SK하이닉스 주가가 5% 움직일 경우, 레버리지 상품의 리밸런싱 물량이 SK하이닉스 일평균 거래량의 40%에 달할 수 있었다. 정부가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상품 접근을 제한하기로 했지만 렌은 “한국 정부는 상품 운용 자체를 완전히 중단하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극단적인 변동이 나타나는 날에는 관련 상품의 거래가 여전히 SK하이닉스 거래량의 17%를 차지할 수 있다며 “코스피는 앞으로도 계속 급격하게 요동칠 것”이라고 했다.

정책 실패의 피해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집중됐다고 평가했다. 렌은 개인들이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경계해 왔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증시 개혁 구호를 믿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우며 코스피를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장 인기 있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은 6월 고점에서 최대 84% 하락했고, 약 36만개 증권 계좌가 강제 청산됐다. 이 가운데 62%는 35세 이하 투자자가 보유한 계좌였다.

렌은 “한국인들이 분노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며 “한국 정부는 글로벌 AI 투자가 고점에 가까웠을 때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들의 과도한 위험 감수를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폭락으로 국내 증시가 ‘가치의 함정’이라는 한국인들의 오랜 인식이 굳어질 수 있다며 “한국인들은 원하는 어느 시장에든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과거에는 나스닥을 선호했고, 이제 코스피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목표 비중 상향도 문제로 거론했다. 렌은 국민연금이 코스피 보유 주식을 팔지 않기 위해 기존 운용 규칙을 굽혔다며 “이러한 조치는 시장 폭락 때 주식을 사고 상승 때 매도해 증시 과열을 식히는 연기금의 본래 균형 조정 기능을 무력화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은 과거 운용 지침에 따라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코스피가 광란에 빠지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렌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정부의 정책 실패와 투자자에 대한 무시를 이유로 중국을 투자 부적합 국가라고 평가해 왔다”며 “불행히도 한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 처음 투자에 나선 젊은 투자자들은 제대로 보호받고 있는가”라며 “이제 정부가 스스로를 돌아볼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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