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다양한 도우미

"보수란 '개인의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

鶴山 徐 仁 2025. 10. 19. 11:28

"보수란 '개인의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

입력 2025.10.14. 20:00업데이트 2025.10.16. 17:14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미 ‘보수의 두뇌’ 헤리티지 재단 퓰너

“보수란 도덕적 해이 걱정하는 사람”

자유는 경쟁과 성장으로 이어진다

 

미국 보수의 큰 별이었던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인 에드윈 퓰너 회장(1941~2025)에게 “보수란 무엇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의 대답은 간결했다.

“개인의 자유.”

보수의 이념적 출발점이다. 정부가 시민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해서 작동하는 사회보다 개개인이 알아서 움직이는 사회가 더 건강하고 생산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집단지성이 어느 정치 권력자 한 명 또는 일개 정치 집단보다 낫다는 생각이 보수의 시작과 끝인 셈이다. 자유가 있어야 경쟁이 있고, 경쟁이 있어야 발전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고 그는 말했다.

퓰너 회장은 기자에게 멘토이자 스승이었다. 2000년쯤 처음 만났다. 이후 25년 동안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온갖 지혜를 들을 수 있었다. 그로부터 들은 많은 이야기를 그의 자서전 ‘길을 이끌다(Leading The Way)’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에드윈 퓰너 회장 자서전 Leading the way

그에게 이어서 물었다. “개인의 자유만으로 사회가 어떻게 작동합니까.”

“개인이 마음 놓고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국가 시스템을 상상해보라.” 구성원 개개인이 성공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국가가 발전한다고 했다. 당연히 최소한의 정부 시스템은 작동해야 하지만, 정부의 간섭이 많을수록 정부 지원에 의지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모럴 해저드(Moral Hazard·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보수는 사회의 모럴 해저드를 걱정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경쟁에서 성공한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착취하는 시스템으로 흐를 가능성은 없습니까?”

기자의 질문에 그가 답했다.

“치열한 경쟁에서 낙오되는 사람들은 ‘사회 안전망(Social Safety Net)’을 통해 구제해 다시 경쟁 시스템에 뛰어들게 하면 되는 겁니다. 이런 선순환적 시스템을 만드는 게 보수의 기본이고요. 경쟁은 사람을 피곤하게 하겠지만, 경쟁이 없으면 발전도 없으니까.”

“승자 독식이 성장을 가로막는 경우도 발생하지 않습니까?”

그의 답이다. “기업이 정치 권력과 유착해 공정 경쟁 시스템을 훼손하지 않는 이상 내버려 둬야 합니다. 자유로운 공화 정부에서는 (세금 부과 등) 자연적으로 치유되기 때문이죠.”


그는 “특히 창의적이고 엄청난 노력의 결과로 승자가 된 기업을 단지 업계 1등이라는 이유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정부가 개입해 공정하지 않은 경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퓰너 회장은 노벨경제학상(1974년 군나르 뮈르달과 공동 수상)을 받은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교수의 ‘노예의 길(The Road to Serfdom)‘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하이에크는 이 책에서 “계획 경제는 사회주의로 흐르고, 경제를 통제하려는 사람은 경제의 붕괴를 초래하는 죄악을 저지를 것”이라고 썼다.

하이에크는 개인주의와 고전적 자유주의(classical liberalism)를 추구했다. 고전적 자유주의는 법 테두리 안에서 경제적 자유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사상이다.

퓰너 회장은 “개인의 자유와 최소한으로 절제되고 제한된 정부 권력과 자유시장 경제 체제가 균형을 맞출 때 그 사회가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이 독립적이고, 자주적이고, 정부 권력에 대해 건전한 의문을 갖고, 지방 자치단체가 책임을 지는 사회가 건강하다는 것이다.

퓰너 회장은 1964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배리 골드워터 전 상원의원의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골드워터의 책 ‘보수의 양심 (The Conscience of Conservative)’을 읽고 또 읽었다고 한다. 골드워터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게 정치인의 의무”라는 철학을 견지해왔다. 그는 보수 정치인의 기준점을 이렇게 말했다. “경험에서 우러나는 지혜와 오늘의 문제에 대한 과거의 진실을 밝히는 일”을 하려는 이가 진정한 보수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특히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확보하게 하고, 동시에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정치의 목적’이라고 했다.

풀러가 헤리티지를 창립할 때 세웠던 주요 가치관과도 맥이 닿는다. 헤리티지가 추구하는 가치는 ‘제한적 정부’(limited government), ‘자유로운 기업’(free enterprise), ‘개인의 자유’(individual freedom), ‘전통적 미국 가치’(traditional American value), ‘강력한 국방력’(strong defense) 등이었다. ‘전통적 미국 가치’를 ‘한국의 고유한 가치’로 치환한다면, 한국의 보수 정치인이나 유권자들도 눈여겨볼 수 있는 대목이다.

헤리티지 보고서는 미국의 보수가 바닥을 치고 있을 때, 강력한 정책 제안서를 통해 보수적 가치는 물론 그 실행 과정까지 제시했다. 다음 회차에서는 헤리티지 재단 보고서 중에서 가장 강력한 전파력을 가졌던 바로 그 보고서(‘Mandate for Leadership : Policy Management in a Conservative Administration’ - 리더십에 대한 사명 : 보수 정부의 정책 제안서)를 집중적으로 소개해 드릴 예정이다.

#헤리티지보고서 연구  프리미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