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없는 나라로 가는 백만장자… '웩시트(부자wealthy+이탈exit)' 역대 최대
올해 14만2000명 이주 전망
입력 2025.06.27. 00:52업데이트 2025.06.27. 10:02

세계 최대 철강회사인 아르셀로미탈의 최대주주인 락슈미 미탈 회장은 올해 내에 영국을 떠나, 이탈리아나 스위스, 아랍에미리트로 거주지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해외로 이주하는 부자가 올해 14만2000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른바 ‘웩시트(Wexit)’의 시대다. 웩시트는 부유층(Wealthy)과 이탈(Exit)을 합친 신조어다. 부자들이 세금 혜택이나 새로운 기회, 자유, 안정성 등을 찾아 이삿짐을 싸고 있다는 것이다.
24일 영국 컨설팅 회사 핸리앤드파트너스가 발표한 ‘2025년 백만장자 이주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영국에서만 백만장자 1만6500명이 다른 나라로 떠난다. 보고서는 백만장자를 투자 가능 자산 100만달러(약 13억6000만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으로 정의했다. 줄곧 백만장자 유출국 1위였던 중국은 7800명으로 2위, 인도가 3500명으로 3위였다. 한국이 2400명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이는 작년보다 2배 늘어난 수치다.
백만장자들이 새로 자리 잡는 곳은 아랍에미리트(UAE·9800명)와 미국(7500명), 이탈리아(3600명), 스위스(3000명), 사우디아라비아(2400명) 순이었다. 보고서는 “백만장자는 그 지역·국가의 주거 환경이나 경제, 안보 상황이 나빠질 때 가장 먼저 떠나는 특성이 있다”고 했다. 소득세·양도세·상속세가 없는 UAE의 두바이는 세계 부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도시로 꼽힌다. 미국도 순유입국 2위에 올랐는데, ‘트럼프 때문에 미국인들이 유럽을 간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부자들 세계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기술 강국’ 미국에서 사업 기회를 찾으려는 자산가, 브라질·콜롬비아 등 치안이 불안정한 고국을 떠나려는 중남미 자산가가 주로 미국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양진경
한때 세계 금융 중심지였던 영국은 ‘세계에서 백만장자가 가장 많이 떠나는 나라’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영국은 자국 거주 외국인이 해외에서 버는 돈은 세금을 매기지 않았는데, 올 4월 혜택을 없애자 외국인 거부(巨富)가 줄줄이 떠나고 있다. 런던에 살던 골드만삭스의 리처드 그노도 부회장과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애스턴빌라 구단주인 나세프 사위리스는 올해 이탈리아로 거주지를 옮겼다. 부동산 거부 아시프 아지즈는 UAE 아부다비로 이사했고, 세계 최대 철강 회사 아르셀로미탈의 최대 주주인 락슈미 미탈 회장도 이주를 검토하고 있다. 보고서는 영국을 떠나는 백만장자들의 자산 규모가 총 918억달러(약 124조6000억원)라고 추정했다.
중국·인도의 자산가들은 미국·캐나다·일본·싱가포르·호주 등 생활 여건이 좋은 선진국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많다. 한국은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유출자가 늘 것으로 예측됐는데, 높은 상속세를 피하거나 자녀들에게 나은 교육 기회를 주려는 이주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핸리앤드파트너스는 “정치·경제적 혼란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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