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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난 여전히 꿈꾸는 청년”

鶴山 徐 仁 2025. 4. 24. 16:55

경제

 

91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난 여전히 꿈꾸는 청년”

 

동아일보  업데이트 2025-04-24 16:162025년 4월 24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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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23일 강남 교보문고에서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출간 기념 강연 이후 이어진 기자 환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동원그룹 제공

 

꿈을 꾸는 동안에는 누구나 영원히 청년으로 남는다. 나는 아직도 엉뚱한 꿈을 많이 꾼다.”

동원그룹·한국투자금융지주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91)은 24일 서울 서초구 교보타워에서 경영 에세이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출간 기념 강연회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청년이란 한때가 아니라 꿈을 꿀 때’라는 말이 있다”며 “지금도 ‘어류가 저주파를 싫어하니 이를 활용한 양어장을 만들 수 있을까’ 같은 상상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원양어선에 몸을 실었던 23세에도, 두 아들에게 각각 동원산업과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맡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금도 그는 꿈을 꾸고 도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그는 91세의 나이에도 40여 분간 곧은 자세로 서서 사업 실패 경험, 생사의 고비를 넘나든 경험 등 인생 스토리를 50여 명의 참석자들에게 들려줬다. 딸인 김은자 동원와인플러스 부회장도 객석에서 아버지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1958년 수산대를 갓 졸업한 23세 청년 김재철은 원양어선 무급 실습 항해사로 국내 1호 원양어선인 지남호에 올랐다. 베테랑 선원만 태운다며 거절당했지만, 월급을 안 줘도 좋고 죽어도 좋다는 각서까지 쓰겠다며 우겨 배에 탔다. 간신히 배에 올랐지만 정원 외 탑승 인원이었기 때문에 그는 야전 침대에서 지냈다. 그렇게 시작한 원양어선 생활 3년 만에 그는 선장이 됐다. ‘캡틴 킴’으로 불리며 활약하던 그에게 한 일본인 기업가가 “월급쟁이 생활만 할 거냐”며 “배를 빌려줄테니 고기 잡아서 갚으라”고 독립할 것을 권유했다. 이후 그는 1969년 동원산업을 설립하고, 1982년 한신증권을 인수하며 한투지주의 초석을 다졌다.

책의 주제는 ‘도전’이다. 한국 젊은이들에게 도전을 권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했다. 그는 “명예박사 학위 9개, 금탑산업훈장과 국민훈장 무궁화장 등을 받았고 이것이 도전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그는 동원그룹이 도전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차전지 배터리, 자동화 항만인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DGT, 부산항 신항 7부두), 육상 연어 양식 등을 도전의 대표 사례로 꼽았다.

동원그룹은 강원 양양에 연어 육상 양식장을 짓는 사업을 추진 중으로, 현재 국비 지원 여부가 달린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심해수를 활용해 땅에서 연어 양식을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며 “파트너인 노르웨이의 새먼에벌루션은 사업 추진이 예상보다 지연되자 전기료가 싸고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캐나다로 가자고 했지만 타국에서 하는 건 의미가 없어서 거절했다”고 밝혔다.

동원그룹은 2020년부터 인공지능(AI) 투자를 확대해왔다. 그는 “남들보다 조금 빨리 AI 시대를 예견한 것은 책과 신문 때문”이라며 “지금도 하루에 다섯 개의 신문을 본다”고 했다.
리더의 권위는 솔선수범과 희생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아들(김남구 한투지주 회장,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에게 준 가장 큰 유산은 배려와 존중, 솔선수범하는 자세와 희생”이라며 “큰 아들(김남구)을 어선에 태우고, 둘째(김남정)를 영업사원으로 일하게 하며 현장을 가르쳤다”고 했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 그는 “대통령 선거나 정치적인 견해는 따로 없다”면서 “다만 기업이 성장하고 자율적인 시장 경쟁을 통해 모두가 잘 사는 환경을 조성하는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