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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5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최종 변론에서 “비상계엄 선포는 이 나라가 지금 망국적 위기 상황에 처해 있음을 선언하는 것이고,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였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은) 개인을 위한 선택은 결코 아니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비상계엄은 대통령으로서 정당한 결단이었으며, 더불어민주당이 중심이 된 국회 소추위원단의 주장처럼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한 내란 계엄이 아니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직무 복귀할 경우 “앞으로 국민을 하나로 묶고 국가 전체의 시너지를 올리는 국민 통합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3분쯤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11차 변론에 출석했다. 이전 변론 때처럼 짙은 남색 정장에 붉은 넥타이 차림이었다. 평소처럼 옆으로 빗어 넘긴 머리 모양이었지만, 앞머리가 다소 흐트러져 있었다.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관들이 입정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자리에 앉았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발언 차례를 안내하자, 윤 대통령은 오른쪽 팔에 검은색 파일철을 끼고 단상에 섰다. 발언을 시작한 윤 대통령은 두 손을 단상 위에 올려두고 최종 변론 원고와 재판관들을 번갈아 바라보며 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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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은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며 최종 변론의 상당 부분을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결단한 이유는 이 나라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 그것이었다”며 “주권자인 국민께 이러한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리고, 국민께서 매서운 감시와 비판으로 이들을 멈춰달라고 호소하고자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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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지난 총선에서 압도적 과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대해서도 “거대 야당의 국회 독재가 망국적”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은 민노총을 옹호하기 바쁘고, 국정원 대공수사권 박탈에 이어 국가보안법 폐지까지 주장하고 있다. 경찰의 대공수사에 쓰이는 특활비마저 전액 삭감해서 0원으로 만들었다”며 “중국은 사진 한 장만 잘못 찍어도 우리 국민을 마음대로 구금하는 강력한 ‘반간첩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거대 야당은 산업 스파이를 막기 위한 간첩죄 법률 개정조차 가로막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거대 야당은 핵심 국방 예산을 삭감하여 우리 군을 무력화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이) 전체 예산 가운데 겨우 0.65%를 깎았을 뿐이라고 주장하는데, 마치 사람의 두 눈을 빼놓고 몸 전체에서 겨우 눈알 두 개 뺐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앞세워 행정부의 기능 행사를 사실상 마비시켰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런 상황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을 정도의 ‘국가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서서히 끓는 솥 안의 개구리처럼 눈앞의 현실을 깨닫지 못한 채, 벼랑 끝으로 가고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이 보였다”면서 “그동안의 위기가 돌발 현안 수준의 위기였다면 지금은 국가 존립의 위기, 총체적 시스템의 위기라는 점에서 그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은 제가 취임하기도 전부터 대통령 선제 탄핵을 주장했고, 줄탄핵, 입법 폭주, 예산 폭거로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켜 왔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정부 기능을 마비시키는 데 그 권한을 악용한다면, 이는 헌정 질서를 붕괴시키는 국헌 문란에 다름 아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수사한 검사 등을 줄탄핵한 것과 관련해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고, 야당 대표의 범죄를 심판할 판사들까지 압박하기 위한 ‘방탄 탄핵’”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은 ‘선동 탄핵’ ‘방탄 탄핵’ ‘이적 탄핵’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최종 변론에 앞서 법률 대리인단도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집중 설명했다. 김계리 변호사는 “반국가 세력의 사회 장악, 사법 업무 마비, 입법 폭거라는 일당 독재 파쇼 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현 상황을 알리기 위한 대국민 계엄을 선포한 것”이라며 “저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계몽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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