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3.11.14. 13:16업데이트 2023.11.14. 14:05
박민 KBS 사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 신임 KBS 사장이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사장과 임원 임금의 30%를 삭감하고 직원들의 명예퇴직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2020년 이른바 ‘검언유착’ 오보 등 4가지 보도 사례를 선정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박 사장은 취임 이틀째 날인 14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해 사과하고 보도의 공정성을 살리고, 대규모 경영 혁신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박 사장은 이날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 여러분께 그동안 KBS가 잘못한 점을 사과드리고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공영 방송으로서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것에 유감을 표하며 국민 여러분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날 보도 공정성과 관련, 2020년 KBS가 당시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기자 사이의 ‘검언유착’ 오보를 낸 사례 등을 언급하며 “KBS 뉴스는 지난 몇 년간 불공정 편파 보도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며 “TV나 라디오 진행에서 일부 진행자가 일방적으로 한쪽 진영 편을 들거나 패널 선정이 편향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KBS ‘9시 뉴스’의 ‘검언유착’ 사건 보도를 포함해 고(故) 장자연씨 사망 사건 관련 윤지오씨를 출연시켜 허위 주장을 펼치도록 한 것, 2021년 4.7 재보궐 지방선거 직전 이른바 ‘오세훈 시장 생태탕’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것, 작년 대통령 선거 직전엔 김만배 녹취를 보도한 것 등 주요 4가지 보도에 대해 사과했다. 박 사장은 이들 4가지 보도를 선정한 배경에 대해 “KBS 내부에 들어와서 KBS 구성원 조차도 기억하고, 각종 경영평가나 외부에서도 지적을 받는 보도들”이라며 “앞으로 이런 보도와 불공정 편파방송 보도가 이뤄지지 않도록 공개하고 백서를 발간해서 KBS 보도의 지침으로 삼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민 KBS 신임 사장과 임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향후 보도 공정성 위반에 대한 강도 높은 대응도 예고했다. 박 사장은 “지난 몇 년 동안 공정성 비판이 거듭됐지만, 형식적 사과나 징계에 그쳤을 뿐 과오가 되풀이됐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라며 “저는 앞으로 이런 사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불공정 편파보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자나 PD는 즉각 업무에서 배제하고 최대한 엄정하게 징계 하겠다”고 했다. 속보 경쟁을 지양하고, 정정보도는 뉴스 첫머리에 보도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경영 혁신에 대해서는 “국민의 신뢰 상실로 수신료 분리징수를 하게 됐다”며 “기존 경영방식으론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없는 만큼 저 자신과 임원들은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임금 30%를 삭감하겠다”고 했다. 또, “명예퇴직을 확대 실시해서 역삼각형의 비효율적 인력 구조를 개선하겠다. 그럼에도 인력 운용의 효율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구조 조정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편, 전날인 13일 KBS ‘9시 뉴스′ 앵커가 교체되고 몇몇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취임 당일 바뀐 것에 대해선 “사장으로서 특정 프로그램의 개편이나 방향에 대해선 언급할 수도 없고, 언급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주로 보도본부나 제작본부, 편성본부에 ‘지금 방송중인 프로그램들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서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정체성을 상실했거나 어떻게 할지에 대해 적당한 대책을 만들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고 했다.
박민 KBS 신임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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