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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 설치 후엔 반대하는 사람이 싹 사라지는 이유

鶴山 徐 仁 2023. 7. 2. 13:21

조선경제 WEEKLY BIZ

케이블카, 설치 후엔 반대하는 사람이 싹 사라지는 이유

[WEEKLY BIZ] 편집자 레터

손진석 기자

입력 2023.06.30. 03:00업데이트 2023.07.02. 07:31


독일 코블렌츠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고풍스러운 시내와 함께 모젤강과 라인강이 합류하는 장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세계문화유산닷컴

인구 11만명의 독일 서부 도시 코블렌츠는 기원전 8년 로마군이 기지를 세웠을 때를 도시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1992년에 2000주년 기념식을 열었죠.

로마군이 이곳을 점찍은 이유는 지리적 요충이기 때문입니다. 모젤강과 라인강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코블렌츠라는 지명은 합류를 의미하는 라틴어(Confluentes)에서 유래했습니다. 도심 건너편 라인강 언덕에 있는 에렌브라이트슈타인 요새에서 내려다보면 고풍스러운 시내와 함께 강이 합류하는 장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유럽 특파원 시절 이곳에 들렀을 때 감탄을 연발한 기억이 삼삼합니다.

코블렌츠는 2011년에 열린 연방원예박람회를 유치했습니다. 6개월간 350만명이 찾아온 대형 이벤트였죠. 박람회를 앞두고 행사장인 요새로 올라가는 교통수단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논란이었습니다. 격론 끝에 라인강 위로 길이 890m 케이블카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환경 운동가의 목소리가 큰 나라답게 반대하는 이가 꽤 있었죠. 하지만 버스 통행을 위해 도로를 넓히기보다는 케이블카가 산림을 덜 훼손한다는 상식적 논리가 지지를 받았습니다.

코블렌츠 케이블카.

개통 직후부터 케이블카는 관광객 유치의 1등 공신이 되며 코블렌츠의 ‘경제 심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케이블카는 휠체어·유모차를 태우기 좋은 곤돌라형으로 제작했는데요. 장애인•노약자까지 편리하게 멋진 경치를 즐길 수 있게 된 공익적 가치는 계산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원래 코블렌츠 케이블카는 반대하는 이들의 눈치를 살펴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케이블카의 매력에 푹 빠진 시민들이 존치를 위한 10만명 서명까지 벌인 끝에 적어도 2026년까지는 계속 운행하기로 했습니다.

코블렌츠에서 보듯 케이블카를 둘러싼 일종의 패턴이 있습니다. 설치 전에는 반대하는 이가 적지 않습니다. 진통 끝에 설치하고 나서 갖가지 편익을 체감하고 나면 반대 목소리는 쑥 잦아듭니다.

그래픽=김성규